사건정보
버스기사인 근로자가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지루성피부염”이 발병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2004.09.20, 대법 2004두8576)
[요 지]
원고는 30년 가까이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10년이 넘게 버스기사로 종사하여 이러한 업무의 내용과 근무방식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으리라고 짐작되는 점, 다른 버스회사나 유사한 다른 직종에 비하여 특별히 그 업무내용이 과중하다고 볼 수 없는 점, 특히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무렵을 전후하여 또는 발병 전 6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종전에 비하여 원고의 업무가 특히 과중하였다거나 원고가 업무적으로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는 보이지 않는 점, 무엇보다도 과로나 스트레스가 지루성피부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을 모아보면, 이 사건 상병이 원고의 과로나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발병하였다거나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는 보이지 않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 사 건 / 2004.9.20 선고, 대법 2004두8576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상고인) / 윤○○
* 피고(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4.7.8. 선고 2003누790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버스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중, 2000. 9.경부터 머리가 가렵더니 2001. 5.경부터는 목에 붉은 반점까지 생기자 2001. 5.11. ○○중문의과대학교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지루성피부염’(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이라는 진단을 받고, 2001.10.30.경 피고에게 요양 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01.12.5.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와 인과관계가 없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유로 원고의 요양신청을 불승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상병은 소외 회사가 변칙적인 근무제도를 실시함으로써 원고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내의 복잡한 교통상황과 각종 사고 위험 속에서 배차시간에 쫓기는 등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축적되어 발병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인정 사실
다음 사실들은 갑 제3, 4, 6 내지 8, 15, 16, 을 제2호증의 1 내지 3, 을 제3호증의 2, 3, 을 제4호증의 1 내지 6, 을 제5, 6, 7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71의 각 기재, 갑 제5, 9, 10, 12, 13호증, 을 제3호증의 1의 각 일부 기재, 제1심증인 김○○의 일부증언, 이 법원의 ○○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근무상황 및 근무태도
원고는 1978년경 화물트럭을 운전하기 시작하여, 1979년부터 1992년경까지는 택시 및 자가용 운전기사로, 1993년경부터는 버스기사로 각 근무하여 오다가, 2000.1.3.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2001.10.14.까지 버스기사로 근무하였고, 그 이후 현재까지는 휴직상태에 있다.
소외 회사의 근무형태는 오전근무조(04:05~06:45경부터 12:30~15:40경까지)와 오후근무조(12:40~15:50경부터 22:30~01:00경까지)로 나뉘어 1일 2교대로 근무하되, 오전근무조는 오전 근무를 마치고 곧바로 오후 근무까지 마친 다음에, 오후근무조는 오후 근무를 마치고 잠을 잔 후 곧바로 그 다음날의 오전 근무까지 마친 다음에 각 24시간 가량을 쉬며, 1주일 단위로 오전근무조와 오후근무조를 교대하는 형태인데, 1985년경부터 노동조합과 버스기사들의 건의로 시행되어 왔고, 서울 시내에서 이러한 근무형태를 취하고 있는 버스회사는 전체의 40% 가량 되고, 나머지는 1주일을 단위로 오전근무조는 오전 근무만, 오후근무조는 오후 근무만을 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원고의 운행노선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을 출발하여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있는 성균관대학교 정문 앞을 돌아 다시 위 장지동으로 돌아오는 3시간 가량이 걸리는 구간으로 매 근무조마다 이를 3회 운행함으로써 1일 평균 9시간 가량을 근무하고, 1주일에 하루는 휴무일로 쉬게 되어 한 달에 보통 26일 가량을 근무하게 됨으로써 만근을 하는 때에는 한 달에 234시간 가량을 근무하게 된다.
그러나 원고는 서울 시내의 복잡한 교통사정으로 보통 1회 운행시간을 지킬 수 없는 경우가 많아 30분으로 정해진 점심시간이나 1회 운행 후의 20분으로 정해진 휴식시간조차 제대로 확보할 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배차간격과 사고의 위험성 등으로 육체적ㆍ심리적으로 과로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왔다.
한편, 원고는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2001.10.31.까지 22개월 동안에 만근한 경우는 8개월뿐으로 모두 69일을 결근하였고 16일을 휴가로 사용하였으며, 연장근로를 한 날은 없어, 2001년 2월에 1일 평균 8시간 51분, 3월에 1일 평균 8시간 47분, 4월에 1일 평균 8시간 38분, 5월에 1일 평균 8시간 29분 근무하여 통상의 1일 근로시간이 9시간에 미치지 못하여, 다른 기사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근무시간이 적었다.
지루성피부염에 대한 의학적 소견
지루성피부염은 피부의 만성 염증성 반응으로 두피, 안면(눈썹, 눈꺼풀, 입술, 귀, 코 주위), 앞가슴, 겨드랑이, 사타구니, 배 등의 부위에 잘 발병하는 피부 질환으로서, 그 원인은 아직까지 분명하게 알려져 있지 않으나, 진균의 일종인 피티로스포름(Pytirosporum)이 가장 가능성이 있는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고, 이러한 질병에 대한 소인을 가진 사람에게서 많이 발생되고 있다.
과로와 스트레스, 수면부족, 신체리듬의 변화가 지루성피부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나, 지루성피부염의 소인을 지닌 사람에게 그러한 환경적 요인이 추가됨으로써 발병한다고 볼 수 있으며, 과로나 스트레스가 기존의 지루성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ㆍ질병ㆍ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바, 그 입증의 방법 및 정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ㆍ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한 다른 근로자의 동종 질병에의 이환 여부 등의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 입증되면 족하지만, 이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ㆍ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고 업무수행과정에서 과로를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여 현대 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밝혀지지 아니한 질병에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
원고와 같은 버스운전기사는 교통체증에 시달리며 좁은 의자에 앉아 오랫동안 운전을 해야 하는 등 근무조건이 비교적 좋지 않고, 항상 사고의 위험성 등으로 근무시간 동안 긴장을 풀 수 없는 등 육체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점은 인정되나, 원고가 30년 가까이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10년이 넘게 버스기사로 종사하여 이러한 업무의 내용과 근무방식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으리라고 짐작되는 점, 소외 회사에 근무하는 버스기사들의 근무형태가 전체적인 근무시간과 휴식시간을 견주어 볼 때에 다른 버스회사나 유사한 다른 직종에 비하여 특별히 그 업무내용이 과중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또한 원고는 같은 회사의 다른 기사들에 비하여 결근이나 휴가 등으로 만근을 하지 아니한 달이 많아 상대적으로 더 과로하였다거나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았다고는 볼 수 없는 점, 특히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무렵을 전후하여 또는 발병 전 6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종전에 비하여 원고의 업무가 특히 과중하였다거나 원고가 업무적으로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는 보이지 않는 점, 무엇보다도 과로나 스트레스가 지루성피부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을 모아보면, 이 사건 상병이 원고의 과로나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발병하였다거나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는 보이지 않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는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박국수(재판장), 최승록, 박순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