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척수염”을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병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2005.08.19 대법 2005두4922)
[요 지]
원고는 노동조합업무 전임자로서 업무가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 특별히 과중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이 사건 상병은 “흉부5-8 부위 척수염”으로 원고가 요양승인을 받은 “제4-5 요추간판 수핵탈출증”과는 발생부위도 다르고, 발생원인에 있어 특별한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의학적으로 아직 이 사건 질병의 발병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는 못한 상태인 점 등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의 누적으로 이 사건 상병을 입은 것이라고 추단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는 없다.
* 사건 / 대법원 2005.8.19 2005두4922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상고인) / 이○○
* 피고(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판결선고 / 2005.8.19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5.4.29 선고 2003누723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원고 1986. 1. 21. 자동차 부분품 제조업체인 소외 ○○공업주식회사(이하 ‘소외회사’라 한다)에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3. 12. 1.부터 1999. 11. 30.까지 소외회사의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 위원장으로 재직하였는데, 1999. 12. 27. 아산재단 서울중앙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흉부5-8 부위 척수염”(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판명되었다.
이에 원고는 2000. 8. 30.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0. 10. 7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 전임 근무하였기 때문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 볼 수 없고 또한 이 사건 상병인 “척수염”은 자가면역 기전이나 바이러스에 의하여 발생되며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질환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 갑 1, 갑 2, 을 1,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가 사용자의 승낙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전임자로서 근로계약상 본래 담당할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다가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으므로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부적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노동조합의 전임자로 근로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 관계가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인정사실
원고의 노조업무 수행
원고는 1986. 1. 21. 소외 회사에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하여, 생산부 생산1팀에서 주조 제형작업(용해된 알미늄의 용탕을 금형에 넣는 일)을 하다가, 1993. 12. 1.부터 1999. 11. 30.까지 단체협약에 의한 소외 회사의 승낙하에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전임근무를 하였다.
1999년 당시 소외 회사의 전직원은 242명이고, 그 중 노동조합 가입자는 174명이었는데, 노동조합 전임자로는 위원장과 사무국장 도합 2명이 있었고, 비전임자로는 부위원장, 운영위원 등 도합 15명이 있었다.
원고는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 조합원들의 고충과 의견을 듣기 위하여 현장 순회를 하고, 조합원들의 분반토론회(보통 임단협 협상안건 수렴을 위해 협상 전후로 월 1~2회 실시), 조합원 수련회(년 1회 1박 2일)를 조직하여 실시하였고, 임금인상안과 단체협약초안 등을 마련하여 소외 회사와 단체교섭을 하였으며, 조합원들의 애경사에 참석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그밖에도 매년 생산직 사원들의 야유회나 체육대회 등도 소외 회사로부터 위임을 받아 원고가 준비하고 진행하였다.
원고는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08:50경 출근하여 17:30경 퇴근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1주일에 2~3회는 20:30경 야간근무자들이 출근하는 것을 보고 퇴근하였고(토요일에는 12:40경 퇴근), 퇴근후에는 애경사에 참석하거나 조합원들을 만나 조합원들의 의견과 불만을 듣는 자리를 갖기도 하였다. 한편, 원고는 단체교섭을 준비하는 2~6월은 월 2~3회 정도 공휴일에도 근무를 하였다.
1997년에는 소외 회사의 일부 생산직 직원이 자동시스템 기계만 작동시키고는 불량이 나오는지 여부를 지켜보지 아니한 채 포커 등 도박을 벌이는 일이 발생하였고, 원고는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소외 회사의 간부사원들과 함께 이를 근절하기 위하여 단속하고, 1998. 1. 15.경 노사동수로 구성된 징계위원회에서 도박을 한 사원 5명에 대하여 정직 2월의 징계처분을 내린 바 있다.
원고는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열성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여 1997년까지는 노사간의 의견차이를 극복하고 큰 갈등과 대립없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1998년에는 IMF 구제금융사태의 여파로 소외 회사에 대한 거래처의 주문량이 감소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자, 소외 회사는 노동조합에게 “상여금의 반납, 희망퇴직을 통한 인원정리, 휴업의 실시,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의 축소, 공휴일 축소” 등을 요청하였고, 당시 상황하에서 원고는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는데, 소외 회사와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파업 등 단체행동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합원들을 설득하여 그 결과, 조합원 3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퇴사하고, 휴일 등을 축소하였으며, 임금을 동결하는 것으로 교섭을 마무리 지었다.
원고는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 1999. 4. 16.부터 같은 해 6. 8.까지 사이에 임금 및 단체협약에 관하여 소외 회사와 8차례의 단체교섭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소외 회사가 또다시 임금동결을 주장하자 파업 등 단체행동을 하였으며, 그 결과 기본급을 근속기간별로 월 39,000원~45,000원 인상하는 것으로 소외 회사와 사이에 잠정합의를 하였다.
그러나, 위 임금인상에 관한 잠정합의안은 노동조합의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되었고(그 전에는 노동조합 위원장이 회사대표와 사이에 체결한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된 전례가 없었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노동조합의 간부회의, 대의원회의 등을 수차례 진행하였으며, 결국에는 1999. 6. 14. 위원장 신임투표를 통하여 재신임을 받았다.
한편, 소외 회사에서는 기존 경영진이 1999년도에 물러나고 2세 체제로 전환되었고, 노무담당 직원도 1999년 초에 새로 입사한 사람으로 바뀌었는데, 새로운 경영진과 노무담당자가 노동조합의 역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바람에 노동조합 위원장인 원고가 업무를 수행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었다.
원고의 건강상태, 생활습관 등
원고의 소외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인 1992. 11. 10. 업무상 재해를 입어 “제4-5 요추간판 수핵탈출증”으로 1993. 8. 22.까지 산재요양을 받았고, 위 “요추간판 수핵탈출증”이 완치되지 않고 허리의 통증과 오른쪽 다리에 심한 운동장애가 발생하여 1999. 12. 11. 재요양승인을 받은 바 있다.
원고는 일주일에 3일 가량 소주 1병 정도씩을 마셨고, 하루 1~2갑 정도의 담배를 피웠다.
한편, 원고의 경우 이 사건 상병인 “척수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유전적 요인(가족력 등)이 있다는 점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의학적 소견
척수염이란 중추신경계 중에서 척수 부위에 발생한 염증 상태를 말한다.
척수염의 유발요인으로는 바이러스감염에 의한 경우, 세균성, 진균성 기생충 등에 의하여 2차적으로 발병하는 경우, 뇌막이나 척수에 발생한 육아종성 질환인 경우외에 전염력이 없는 염증에 의한 경우로서 감염후 또는 백신후 발병하는 척수염, 다발성경화증 등이 있다.
제4-5 요추간판 수핵탈출증으로 기인한 스트레스로 척수염이 발생하기는 어렵고, 다만 과로와 스트레스 등은 인체의 자가면역기능을 저하시켜 면역기능과 관련된 척수염(다발성 경화증, 감염성후성 척수염, 백신후 척수염)에서 척수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는 있다.
[인정근거 : 을 8~10, 을 11~1,2, 을 13~17, 증인 신○섭, 사실조회(○○공업주식회사, ○○공업노동조합, 임신경외과의원, 아산재단 서울중앙병원장, 대한의사협회장),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노동조합업무 전임자라는 이유만으로 산재보험급여 대상자에서 제외되는지 여부
노동조합 위원장 등 노동조합업무 전임자가 근로계약상 본래 담당할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게 된 것이 사용자인 회사의 승낙에 의한 것이라면, 이러한 전임자가 담당하는 노동조합업무는, 그 업무의 성질상 사용자의 사업과는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이나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 또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 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활동 등이 아닌 이상, 원래 회사의 노무관리업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서 사용자가 본래의 업무 대신에 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를 바로 회사의 업무로 볼 수 있고, 따라서 그 전임자가 노동조합 업무를 수행하거나 이에 수반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노동조합업무 전임자가 그 업무수행중의 육체적.정신적 과로로 인하여 질병이 발병하였음을 들어 요양비 지급을 구하는 경우, 피고로서는 그가 노동조합업무 전임자라는 신분상의 이유만을 들어 바로 부지급 처분을 하여서는 아니되고, 그 질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 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그 지급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사유 중 원고가 노동조합의 전임자임을 이유로 하는 부분은 적법한 처분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질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 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대,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① 원고는 노동조합업무 전임자로서 근로자계약상 본래 담당할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만을 전임하였던 점, ② 원고는 노동조합업무 전임자로서 위와 같은 업무가 통상적인 업무범위를 벗어나 특별히 과중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원고가 위와 같은 노동조합업무 수행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것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과중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④ 이 사건 상병은 “흉부5-8 부위 척수염”으로 원고가 요양승인을 받은 “제4-5 요추간판 수핵탈출증”과는 발생부위도 다르고, 발생원인에 있어 특별한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의학적으로 아직 이 사건 질병의 발병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는 못한 상태인 점 등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의 누적으로 이 사건 상병을 입은 것이라고 추단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대법관 송진현(재판장), 이일주, 김재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