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도6303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B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A의 상고 및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피고인 A, B 주식회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A이 피고인 B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인 H로부터 자신의 해외출장기간 중 현장의 안전을 총 책임지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서면에 의하여 지정을 받았고 이러한 업무대행에 대하여 피고인 B 주식회사의 승낙을 얻은 사실, 피고인 A이 관리감독자로 지정된 I 및 작업지휘자로 지정된 J로 하여금 다른 여러 곳의 작업 현장도 함께 관리감독 내지 작업지휘하게 함으로써 이 사건 작업 현장에 부재하게 하여 관리감독자 및 작업지휘자가 작업 중 근로자들의 안전대 및 안전모 등 보호구 착용상황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사실, 이 사건 작업 현장에서 굴착한 토사를 지상으로 운반하는 중량물취급작업과 관련하여 시공계획서 및 시방서에 토사운반 작업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별도의 작업계획서는 작성되지 않은 사실, 중량물취급작업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관계로 현장소장 H이 현장 안전을 관리할 당시에는 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위 작업을 하는 공정에서 인접한 곳의 작업을 중단시켜 왔는데, 피고인 A이 현장 안전을 관리한 기간 동안에는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중량물취급작업과 동시에 흙막이 가시설(버팀목)에 대한 수평보강작업을 진행시킨 사실을 인정한 다음, 판시 사정 등을 보태어 중량물취급작업 기계가 수평보강작업 대상물을 충격한 데 따라 발생한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피고인 A의 업무상 주의의무의 위반과 구 산업안전보건법(2009. 2. 6. 법률 제94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고 한다) 제23조 제2항, 제3항이 정한 조치의무의 위반을 인정할 수 있고 위 피고인에게 조치의무를 이행할 기대가능성이 없어 책임이 조각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피고인 A과 그 사업주인 피고인 B 주식회사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거나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제3항이 정한 조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된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하고,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도101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도5782 판결,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4802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D 주식회사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였다는 이유로, 위 피고인과 피고인 C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의 사업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2.

피고인 B 주식회사에 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원심은 사용인인 피고인 A이 피고인 B 주식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2항, 제3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그 법인인 피고인 B 주식회사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형벌의 자기책임원칙에 비추어 보면, 위반행위가 발생한 그 업무와 관련하여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때에 한하여 위 양벌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며,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 취지, 처벌조항 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그 위반행위에 관하여 양벌규정을 마련한 취지 등은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로 인하여 실제 야기된 피해 또는 결과의 정도,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 또는 구체적인 지휘감독 관계,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7834 판결,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82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 양벌규정에 기하여 피고인 B 주식회사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서는 위 피고인의 직원 수 등 그 규모와 직원들에 대한 지휘감독 관계, 평소 위 피고인이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거나 시설을 설치하도록 관리, 감독하였는지 여부, 위 피고인이 피고인 A의 위반행위를 예상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거나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었는지, 그러한 필요가 있다면 그와 같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였는지 여부 등을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 A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제3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 B 주식회사의 주의의무 내용이나 그 위반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피지 아니하고 위 양벌규정에 따라 피고인 B 주식회사를 처벌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위 양벌규정상 사업주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B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A의 상고 및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차한성(주심) 박시환 신영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