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과 검사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유
각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피고인 , 주식회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사고현장의 현장소장 겸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지위에 있던 피고인 이 근로자들이 굴착작업을 함에 있어 시공계획서 등에 명시된 시공순서 및 방법에 따르지 아니한 채 당일 굴착하고자 하였던 깊이인 4.7m를 미리 파놓은 다음 높이 2.3m에 불과한 흙막이 세트 2개를 차례로 연결하여 조립하는 방법으로 흙막이 지보공을 설치하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시정하는 등의 안전작업지시를 하지 아니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흙막이 1세트만을 하단에 설치한 상태에서 아래로 내려가 흙막이 1세트를 추가로 연결하기 위한 작업을 하던 중 흙막이 지보공 상부 및 측면의 약 1㎥ 가량의 흙이 피해자의 머리 위로 무너져 내려 매몰되게 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질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고 인정한 후, 피고인 은 구 산업안전보건법(2007. 5. 25. 법률 제84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3조 제2항 소정의 안전조치 의무의 이행을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것과 같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이 정한 조치의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된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하고,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4802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도5782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도101 판결 등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인 주식회사, 주식회사 , 주식회사, 유한회사 , 주식회사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였다는 이유로,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것과 같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의 사업주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 주식회사에 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원심은 종업원인 피고인 이 피고인 주식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2항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그 법인인 피고인 주식회사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형벌의 자기책임원칙에 비추어 보면, 위반행위가 발생한 그 업무와 관련하여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때에 한하여 위 양벌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며,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 취지, 처벌조항 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그 위반행위에 관하여 양벌규정을 마련한 취지 등은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로 인하여 실제 야기된 피해 또는 결과의 정도,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 또는 구체적인 지휘감독 관계,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824 판결,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783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양벌규정에 기하여 피고인 주식회사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서는 피고인 주식회사의 직원수 등 그 규모와 직원들에 대한 지휘감독 관계, 평소 피고인 주식회사가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거나 시설을 설치하도록 관리, 감독하였는지 여부, 피고인 주식회사가 피고인 의 위반행위를 예상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거나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었는지, 그러한 필요가 있다면 피고인 주식회사가 그와 같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였는지 여부 등을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 의 행위가 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 주식회사의 주의의무 내용이나 그 위반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피지 아니하고 위 양벌규정에 따라 피고인 주식회사를 처벌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양벌규정의 사업주 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되, 피고인 과 검사의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능환(주심) 안대희 이인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