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C은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로부터 여수시 G 지상 H 건축물 신축공사 중 일부(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도급 받았다.
원고의 배우자인 망인은 C으로부터 일당을 받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건축자재 운반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016. 11. 19.에는 C이 평소 각종 건축자재를 보관해 두는 여수시 E(이하 ‘이 사건 야적장’이라 한다)에서 건축자재 정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망인은 2016. 11. 19. 이 사건 야적장에서 카고 크레인을 이용하여 건축자재를 정리하던 중 카고 크레인이 전복되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두개골 함몰 등의 상해를 입었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병원으로 이송되어 같은 달 25. 사망하였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가.「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9조 제1항 본문이 “건설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하여 시행되는 경우에는 그 원수급인을 이 법을 적용받는 사업 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 야적장에 보관 중인 건축자재는 이 사건 공사뿐만 아니라 다른 공사에도 사용되었고, D은 이 사건 야적장에서의 업무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 야적장에서 근무한 근로자의 임금을 C이 부담하였으므로, 망인에 관하여 C이 아닌 원수급인인 D을 사업주로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이하 ’산재보험관계‘라 한다)가 성립할 수 없다.
이 사건 야적장은 C이 영위한 건설업의 최종 사업목적을 위하여 유기적으로 결합된 사업장으로서 C이 영위한 건설업에 부수된 사업장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런데 C이 영위한 건설업과 C이 수행하던 각 공사현장은 별개의 사업장이라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야적장을 포함하여 C이 영위한 건설업의 상시근로자 수는 1명 미만이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6조 단서,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17. 12. 26. 대통령령 제285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이 사건에는 산재보험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C이 영위하던 건설업에는 본사와 같은 경영조직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별개의 독립된 사업장인 각 건설현장을 제외하고는 이 사건 야적장에서만 작업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야적장에는 상시적으로 출근하는 근로자가 없었고, 특정 건설현장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자체적인 건축자재 정리 작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건축자재들이 나대지에 적재되어 있을 뿐 별다른 물적 시설도 존재하지 않았다. 산재보험관계의 적용단위가 되는 산재보험법 제6조의 ‘사업 또는 사업장’은 일정한 장소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단일하게 조직되어 계속적으로 행하는 경제적 활동단위를 의미하는데(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두5176 판결 참조), C이 영위한 건설업이나 이 사건 야적장은 산재보험법이 적용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많다.
C이 영위한 건설업이나 이 사건 야적장이 독립된 별개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야적장 본연의 업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망인이 이 사건 야적장에서 이 사건 공사 업무와 관련된 부수적 작업을 수행하다가 사고를 당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한 하수급인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망인에 관하여 원수급인인 D을 사업주로 하는 산재보험관계가 성립될 수 있다. 이는 이 사건 야적장에서 이 사건 공사뿐만 아니라 C이 수행하는 다른 공사에도 사용되는 건축자재가 보관되어 있었고, D이 이 사건 야적장 업무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 야적장에서 근무한 근로자의 임금을 C이 지급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수는 없다.
C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공사 외에 다른 공사를 수행하고 있었는지, 망인이 이 사건 야적장에서 정리한 건축자재가 어떤 공사현장과 관련된 것인지가 기록상 분명하지 아니한데, 만일 이 사건 사고 당일 망인이 이 사건 야적장에서 한 건축자재 정리 작업이 주로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것이고 다른 공사현장과 관련된 작업이 없거나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였다면, 망인은 이 사건 공사의 부수적 작업을 수행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사고 당일 망인이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건축자재를 정리하는 등 이 사건 공사 업무와 관련된 부수적 작업을 주로 수행하고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망인에 관하여 D을 사업주로 하는 산재보험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산재보험법 적용 대상 사업 또는 사업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천대엽(주심) 이동원 권영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