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4다305421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B에 대한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에 관한 손해배상청구 부분과 피고 M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들의 피고 A, C, D, E, F, G, H, I, J, K, L에 대한 상고 및 피고 B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들과 피고 A, C, D, E, F, G, H, I, J, K, L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소의 제기 경위

1)

원고들은 주식회사 N(이하 'N'라 한다)가 발행한 주식 중 1/10,000 이상에 해당하는 합계 33,676주를 6개월 이상 보유한 소수주주들이고, 피고 A, B는 N의 전 대표이사, 나머지 피고들은 N의 전 이사들이다.

2)

원고들은 2019. 3. 28. N에 아래 나. 내지 마.항 기재 사실에 관하여 '피고들이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등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하여 N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피고들을 상대로 책임을 추궁할 소를 제기하여 달라고 청구하였다.그러나 N가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와 같은 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자, 원고들은 2019. 5. 16. 상법 제542조의6 제6항, 제403조에 의하여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나.

P호의 해외 매각

R은 N의 네트워크 부문장으로, S는 N의 네트워크 부문 소속 위성사업단장으로 근무한 자이다. R, S는 'R이 2010. 4.경 방송통신위원회의 인가 및 지식경제부장관의 허가 없이 P호를 홍콩 소재 법인에 매각 및 수출하였다.'(이하 P호를 '이 사건 위성'이라 한다)는 범죄사실에 관하여 대외무역법위반죄, 전기통신사업법위반죄로 유죄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8. 12. 선고 2016노268 판결)을 받았다. 이에 대한 쌍방의 상고가 기각되어 그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도13264 판결).

다.

재단법인 V에 대한 출연

1)

전직 대통령 AG 등의 지시를 받은 AI단체(이하 'AI단체'이라 한다) 관계자들은 2015. 10.경 N를 비롯한 기업들에 재단법인 V(이하 'V'라 한다) 설립을 위한 출연을 요청하였다. N는 2015. 10. 26. AI단체 관계자들에게 재단출연증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그다음 날 V의 설립이 허가되었다.

2)

2015. 12. 10. 개최된 N 이사회에서 피고 B, C, D, E, F, G, H, I, J, K, L(이하 '피고 B 등 11인'이라고 한다)가 참석한 가운데 V에 11억 원을 출연하는 안건이 가결되었다. N는 2015. 12. 18. V에 11억 원의 출연금을 납입하였다.

라.

CR 부문 임직원들의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 등

1)

N의 대관(對官) 등 대외 담당 부서인 CR 부문 임원이었던 X, Y, Z, AA는 CR 부문에 배정된 예산으로 상품권을 주문하고 대금을 지급한 후 구입대금에서 할인된 금액에 상당하는 현금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2014. 5. 14.경부터 2017. 10. 31.경까지 부외자금 총 1,151,136,625원을 조성하였다(이하 조성한 부외자금을 '이 사건 부외자금'이라 하고, 그 조성을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이라 한다).

2)

X, Z, AA는 2014. 11. 13.경부터 2015. 11. 25.경까지 81회에 걸쳐 국회의원 28명의 후원회 계좌에 이 사건 부외자금 중 121,000,000원을 정치자금으로 송금하고, Y, Z, AA는 2016. 1. 11.경부터 2017. 9. 29.경까지 278회에 걸쳐 국회의원 83명의 후원회 계좌에 이 사건 부외자금 중 314,900,000원을 정치자금으로 송금하여 기부하였다(이하 각 송금을 통틀어 '이 사건 정치자금 송금'이라 한다).

3)

피고 M는 2016. 9. 초경 피고 M의 이름으로 국회의원 후원금을 입금해달라는 Z의 부탁을 승낙한 후 AA로부터 이 사건 부외자금 중 15,000,000원과 국회의원 14명의 성명 및 계좌번호가 기재된 명단을 교부받아 보관하다가 2016. 9. 6.경 직접 국회의원 13명에게 합계 14,000,000원을 송금하였다. 이로 인하여 피고 M는 정치자금법위반죄로 유죄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19. 선고 2023노1849 판결)을 받았고, 그 무렵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4)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이하 '증권위'라고 한다)는 'N가 해외부패방지법상의 기록 유지의무 및 내부회계통제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N에 추징금 미화 2,263,821달러, 과징금 미화 3,500,000달러 등을 부과하였다(이하 부과된 추징금, 과징금 등을 통틀어 '이 사건 추징금 및 과징금'이라 한다). 미국 증권위가 규정 위반의 징표로 삼은N의 부적절한 업무집행 중에는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 등 행위가 포함되어 있다.

마.

AB국사 화재 및 통신시설 등급 변경

1)

서울 서대문구 소재 AB국사의 통신구 분기맨홀 부근에서 2018. 11. 24. 화재(이하 '이 사건 화재'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서대문소방서가 작성한 화재발생종합보고서에는 '이 사건 화재의 명확한 원인을 판정하기는 어렵지만(원인미상), 발화지점 내 여러 전기적 요인 중 환풍기 제어반에서의 발화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2)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2018. 12. 5. N에 '2015년경 AB국사가 중요통신시설 (A~C급)에 해당하게 되는 변경이 있었음에도 AB국사를 D급으로 관리하고 있었으므로, N가 D급으로 관리하는 모든 통신시설에 대하여 중요통신시설 지정기준에 따라 조사를 실시하고 등급조정이 필요한 시설에 대해 등급조정을 요청할 것을 명한다.'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하였다. N는 2018. 12. 28.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AB국사를 C급으로 변경한다.'고 신고하였다.

2.

피고들의 감시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399조 제1항). 주식회사의 이사는 그 담당업무는 물론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스스로 법령을 준수해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업무담당 이사들도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 · 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특히 대표이사는 모든 직원의 직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부담한다(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1항). 따라서 대표이사가 다른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배상책임을 진다.

2)

이사의 감시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 및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는데,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 및 업무담당이사들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감시의무를 면할 수는 없다. 그러한 경우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이하 '내부통제시스템'이라고 한다)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위와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하더라도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 · 감독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의 위법하거나 부적절한 업무집행 등을 알지 못하였다면, 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6863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내부통제시스템은 회계관리제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준수해야 하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되어야 한다. 특히 대표이사가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임에도 위와 같이 노력하지 않거나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 등의 위법한 업무집행을 방지하지 못하였다면, 이는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 등 참조).

나.

피고 A가 이 사건 위성 매각에 관하여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제1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A가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위성 매각에 관한 R, S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이를 조장하거나 방치하여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할 의무를 부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

원심판결의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감시의무 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다.

피고 B 등 11인이 V에 대한 출연 등에 관하여 선관주의의무 내지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제2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 등 11인이V에 대한 출연 및 출연금 회수에 관하여 선관주의의무 내지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

원심판결의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선관주의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라.

피고 B, M가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에 관하여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제3상고이유 중 감시의무 위반에 대하여)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가)

피고 B가 N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에 관한CR 부문 임직원들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이를 조장 내지 방치하였다거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거나 이를 이용한 회사 운영의 감시 · 감독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등의 방법으로 내부통제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나)

한편 피고 M는 14,000,000원의 정치자금 송금에 관하여 유죄 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라 법령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그러나 피고 M가 위 정치자금 송금을 요청받기 전까지 CR 부문 임직원들의 위법한 업무집행에 대한 이사로서의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고, 다만 위 송금일 다음 날인 2016. 9. 7.경부터는 N의 이사로서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에 관한 CR 부문 임원들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었음에도 이 사건 정치자금 송금이 종료된 날인 2017. 9. 29.까지 고의 또는 과실로 감시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임무를 해태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B, M는 각 대표이사와 이사로서 재임하는 동안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과 관련하여 감시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판단되므로, 피고 M가 14,000,000원의 정치자금을 송금한 행위 및 2016. 9. 7.부터 2017. 9.29.까지의 감시의무 위반과 관련하여서만 임무를 해태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피고 B 이전에 N 대표이사였던 피고 A는 소위 역할급 제도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후 개인적 용도 등으로 사용하였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기소되면서 N 대표이사 직에서 사임하였다. 이후 피고 B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종전에 현금성 경비를 마련하는데 사용되었던 역할급을 폐지하였고, 이에 따라 N 각 부서에서 경영에 필요한 현금성 경비를 마련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나)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이 이루어진 기간 동안 N는 마케팅부문, 네트워크 부문, 경영기획 부문, CR 부문 등을 두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조직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및 정치자금 송금은 대관(對官) 업무를 담당하는 CR 부문 임원들이 주축이 되어 CR 부문의 예산만을 이용하여 이루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대표이사인 피고 B 또는 이사회에 보고된 적이 없다.

다)

그런데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은 약 11억 원에 이르는 부외자금을 약 3년 5개월 동안 조성한 것으로 그 기간과 규모가 상당하다. 부외자금은 본질적으로 불법적 목적을 위하여 사용될 유인이 높은 성격의 돈으로 실제 위와 같이 조성된 이 사건 부외자금 중 약 4억 원에 이르는 금액이 약 2년 10개월 동안 정치자금으로 송금되었고, 이러한 정치자금 송금 대부분은 위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져 피고 M를 포함한 송금자들 대부분이 정치자금법위반죄 등 유죄 판결을 선고받기도 하였다. 나아가 2016. 9. 6.경에는 피고 M, K을 비롯하여 CR 부문 소속이 아닌 임원들 다수도 CR 부문 임직원들의 요청에 따라 자신들의 명의로 정치자금을 송금하였다. 그런데도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에 관여한 CR 부문 임원들은 대표이사인 피고 B나 이사인 피고 M를 비롯한 N의 다른 임직원들로부터 어떠한 제지나 견제도 받지 않았고, 피고 B, M를 비롯한 N 이사들은 상품권 현금화를 통해 부외자금 조성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N의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 상태를 확인 · 점검하는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는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과 이를 이용한 감시 · 감독을 의식적으로 외면 한 결과일 수 있다.

라)

이 사건 부외자금이 조성된 기간 동안 피고 B는 계속해서 N의 대표이사였고, 피고 M는 N의 이사로 선임되기 전인 2014. 2.경부터 피고 B 밑에서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면서 비자금 조성을 포함하여 N의 주요사항을 관여하는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피고 B, M가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에 관여하는 외에 상법 제393조가정한 이사회의 권한 등을 행사하여 N의 전반적인 업무집행에 대한 감시 · 감독 등을 하였다는 자료는 기록상 찾아볼 수 없다.

마)

피고 B, M가 내부통제시스템으로 구축하였다고 주장하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회계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한 것인데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 과정에서는 회계처리에 공백이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 상법에 따른 준법통제기준에 기하여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을 방지 · 적발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노력이 행하여졌다고 보이지도 않고, 신윤리경영 원칙 및 실천지침은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지침에 불과하다. 그 밖에 윤리경영실을 통한 리스크 및 법무 관련 교육, 컴플라이언스에 관한 매뉴얼 제공이 이루어지고 업무수행계획이 수립 및 시행되었다고 해서,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의 위법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고 위법행위가 의심되거나 확인되는 경우 이에 관한 정보를 수집 · 보고하여 통제하는 장치로서 제대로 기능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바)

상법 제399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식회사의 이사의 회사에 대한 법령위반 또는 임무해태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위임관계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이다(대법원 1985. 6. 25. 선고 84다카1954 판결,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5다51471 판결 참조).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은 그 자체로 피고 B, M와 N 사이의 위임계약에 따른 임무해태로서 채무불이행에 해당하고,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에 관하여 피고 B는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부외자금이 조성된 2014. 5. 14.경부터, 피고 M는 이사로 선임된 2016. 3. 25.경부터 각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이 종료된 2017. 10. 31.경까지 CR 부문 임원들의 업무집행에 대하여 감시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사)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을 방지하기 위하여 실제로 합리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이 구축되고 이를 통해 감시 · 감독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충분히 살펴보지 않은 채 피고 B가 대표이사로 감시의무를 해태하지 않았다고 보아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피고 M도 직접 정치자금 송금에 가담한 다음 날인 2016. 9. 7.경부터 정치자금 송금이 종료한 2017. 9. 29.경까지만 감시의무를 해태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이사의 감시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마.

피고 B가 AB국사의 통신시설 등급 분류, 이 사건 화재 및 그로 인한 통신장애에 관하여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제4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가 대표이사로서 AB국사의 통신시설 등급 분류에 관여하였다거나, 이를 담당한 임직원들의 업무집행의 위법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화재 및 그로 인한 통신 장애가 피고 B의 감시의무 위반으로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2)

원심판결의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감시의무 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피고 M의 손해배상책임 범위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이사의 법령위반행위 혹은 임무위반행위로 인한 상법 제399조 소정의 손해배상책임은 그 위반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에 한하여 인정된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다3360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M의 법령위반, 감시의무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 M의 법령위반 및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N가 입은 손해는 피고 M가 2016. 9. 6.경 직접 송금한 부외자금 14,000,000원과 2016. 9. 7.부터 2017. 9. 29.까지 송금된 부외자금 216,700,000원의 합계 230,700,000원 상당이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부외자금 176,600,000원을 반환하고 Y가 반환된 부외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손해액138,300,000원을 변제하였으므로 이 부분 손해는 모두 배상되어 잔존하지 않는다.

2)

미국 증권위가 N에 부과한 이 사건 추징금 및 과징금은 그 원인사실 대부분이 피고 M가 관여하지 않은 행위들이어서 피고 M의 감시의무 위반이 그 부과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 M가 감시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더라도 그 부과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므로, 피고 M의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피고 M가 상법 제399조에 따라 N에 배상하여야 할 손해는 피고 M의 법령위반및 감시의무 위반(이하 통틀어 '의무위반 등'이라 한다)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 M가 법령을 위반하고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기간 동안 조성된 부외자금 중 정치자금으로 송금된 부분만을 손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다만 N에 전보되거나 반환된 돈이 공제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한다). 이 사건 부외자금 중 정치자금으로 송금된 돈은 일부이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돈 대부분이 대외 이해관계자에 대한 접대비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나아가 이 사건 추징금 및 과징금이 부과된 원인사실에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 행위가 포함되어 있는 이상,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을 가능하게 한 피고 M의 의무위반등 행위와 N가 이 사건 추징금 및 과징금을 납부함으로써 입은 손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 행위 이외의 다른 여러 사유가 경합하여 이 사건 추징금 및 과징금 부과의 원인이 된 이상,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 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울 수 있을 뿐이다.

2)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 M의 의무위반 등 행위가 있었던 기간 동안 조성된 부외자금 중 정치자금으로 송금된 금액뿐만 아니라 송금되지 아니한 금액중에서도 N의 손해로 볼 수 있는 금액이 존재하는지, 이 사건 추징금 및 과징금 중 피고 M의 의무위반 등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금액이 얼마인지 등을 심리하여 피고 M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러한 사정들에 관하여 나아가 심리 · 판단하지 아니한 채 N의 손해가 모두 전보되었다고 보아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하였다. 원심의 판단에는 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와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 B에 대한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에 관한 손해배상청구 부분과 피고 M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들의 피고 A, C, D, E, F, G, H, I, J, K, L에 대한 상고 및 피고 B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들과 피고 A, C, D, E, F, G, H, I, J, K, L 사이의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경필(재판장) 오석준 이숙연 이흥구(주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