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26. 5. 14. 선고 2025다20783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C, J, O, Q, T, Y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의 상고로 인한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각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가.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 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제32조 제1항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AG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구체적인 사정은 그 합의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쪽에서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다279402, 280563 판결 참조).

나.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는, 합의를 체결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와 아울러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하여 양자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구체적인 경위와 시기, 단축 전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경우 산정되는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과 법정 최저임금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 추이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은 택시에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는 영업시간(실차시간)뿐만 아니라 택시의 입 · 출고 및 정리 등에 소요되는 준비시간, 승객을 찾거나 기다리는 데 소요되는 대기시간(공차시간, 다만 식사 · 휴게 시간은 제외)과 같이 택시운전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근무환경과 근무형태를 고려하여 추산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그와 같이 감소된 실제 근로시간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소정근로시간단축의 비율, 빈도, 급격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23다279402, 280563 판결 참조).

다.

한편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의 강행법규로서의 취지와 규범력이 약화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들이 자유로운 의사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할 의도로 단지 형식적으로 정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위 대법원 2023다279402, 280563 판결 참조).

2.

원고 C, J, O, Q, T, Y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2013년, 2015년, 2017년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유효라고 보아 위 원고들의 최저임금 및 퇴직금 차액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위 원고들은 정액사납금제로 운영되는 피고의 택시운전근로자로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04년 임금협정으로 정하였던 1일 4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2013년 임금협정으로 3시간 30분으로 단축하였고, 2015년 임금협정으로 이를 3시간으로 단축한 후2017년 임금협정으로 동일하게 정하였다가, 2019년 임금협정으로 이를 2시간으로 단축하였다.

나.

이처럼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후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30분으로 단축한 이래 이를 거듭 단축하여 최종적으로 당초의 소정근로시간인 4시간의 50%에 불과한 2시간까지 단축하였는데, 1일 3시간 30분 이하의 시간은 택시운전근로자의 통상적인 1일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에는 영업시간 외에 준비시간, 대기시간까지 포함되는데, 피고의 배차시간, 울산광역시 소재 택시운전근로자의 운행 실태, 위 원고들의 근무 형태, 고정급의 수준,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위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는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을 것으로 추단된다. 설령 택시요금이 인상되는 등으로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최종 단축된 2시간은 물론 그 전의 3시간 30분은 택시운전근로자가 1일 사납금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으로 보인다.

다.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2019년 임금협정뿐만 아니라 2013년, 2015년, 2017년 각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 합의도 이 사건 특례조항등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 것이고,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다고 볼 소지가 크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2013년, 2015년, 2017년 각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위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피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2019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근로시간과 근로형태의 변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 정액사납금제에 관한 대법원 판결, 단체협약의 적용 범위, 사납금 약정의 효력, 불가항력, 손해배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원고 C, J, O, Q, T, Y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영재(재판장) 오경미 엄상필 권영준(주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