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1993. 3. 12. 선고 92누17471 판결

판결요지

1.

근로자가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정도의 기존 질병이 있었고 그 질병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업무상의 과로로 인해 그 질병이 급속히 악화되거나 새로운 질병이 유발된 경우 또는 이로 인해 사망한 경우에는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업무상 재해에 있어 업무수행성은 반드시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업무수행에 종사하는 동안만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업장에서 업무시간중 또는 그 전후에 휴식하는 동안에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2.

업무의 성격상 세심한 주의와 정신집중을 요하는 금형설계직에 종사해 온 근로자가 사망할 무렵 거의 매일 연장근무를 해왔고 작업량이 평소보다 많아 업무부담이 가중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왔음에 미뤄볼 때 사내에서 점심식사후 동료근로자들과 족구운동중 가슴에 통증을 느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사망한 경우 사인에서 나타난 관상동맥경화 및 협착으로 인한 급사는 과로가 겹쳐 평소의 지병이 악화된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입은 부상, 질병, 신체장애 또는 사망 등의 재해를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바, 비록 근로자가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정도의 기초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있었고, 그 질병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업무상의 과로로 인하여 그 질병이 급속히 악화되거나 새로운 질병이 유발된 경우 또는 이로 인해 사망한 경우에는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한편 업무수행성은 반드시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업무수행에 종사하는 동안만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업장에서 업무시간중 또는 그 전후에 휴식하는 동안에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원고의 남편인 소외 망 이×철은 1960.1.5생으로서 1989.6.1 금형 등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주식회사 ○○정공에서 설계전문직으로 입사하여 설계업무에 종사하던중, 1990.10.15 점심식사후 회사 앞 공터에서 직원들과 약 10분간 족구를 하던중에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하며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다가 근무에 임하였으나, 몸의 상태가 계속 좋지 않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회사로 돌아오던 길에 같은날 15:00경 실신하여 병원으로 후송하던 도중 사망하였는데, 부검결과 사인은 관상동맥경화 및 협착으로 밝혀진 사실, 위 망인은 금형을 설계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고 있어서 신경을 많이 써야 했으며, 사망할 무렵에는 평소의 근무시간이 18:00까지지만 거의 매일 21:00까지 연장근무를 해 왔고, 게다가 1990.10경에는 작업량이 평소보다 많아 업무부담이 가중되었고, 사망하기 전날에는 휴일임에도 정상근무를 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온 사실 및 의학적으로 보아 위 관상동맥경화 및 협착으로 인한 급사는 내인성으로서 이에 이르는 유인으로 정신적 긴장과 과로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망인은 평소에 심비대 및 확장, 좌우관상동맥에 고도의 경화, 협착증이 있었던 데다가, 업무의 성질상 평소에도 긴장감에 쌓여 있었고, 사망 직전의 업무량의 폭주로 과로가 겹쳐서 그것이 원인이 되어 평소의 지병을 가중시켜 사망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니, 위 망인의 사망은 곧 업무수행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 바, 기록에 비추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및 업무상 재해에 있어서의 업무수행성, 업무기인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