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도215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노동조합법 제30조, 같은 법 시행령 제9조의 2의 해석상 행정관청은 노동조합에 대한 업무지도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관계서류등의 제출을 요구하여 조사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고, 설사 노동조합의 회계, 경리상태나 기타 운영에 대하여 지도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행정관청이 그와 같이 판단하여 조사하기로 한 이상 노동조합은 이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서울특별시장이 B 노동조합에 대하여 이 사건 업무조사를 위한 자료제출요구를 한 이상 그 요구는 위와 같은 요건을 갖춘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하여 위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고 조사를 거부한 피고인을 유죄로 처단하였는 바, 원심의 위 조치는 이 사건에 대한 당원 환송판결의 노동조합법 제30조, 같은법 시행령 제9조의 2의 해석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위와 같은 해석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는 주장은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하여 채택할 바 못된다.

한편 피고인이 소론과 같이 서울특별시장의 위 자료제출의 요구에 대하여 불응한 채 그에 대하여 명확한 근거의 제시를 요구하였다고 하여도 이것은 위 자료제출의 요구를 불응하고 조사를 거부함을 정당화 할 수 있는 사유가 못 된다. 논지는 이유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0. 9. 4. C병원 급식과 배선원인 노조원 D가 총무과 청소원으로 전보발령된 것에 반발하여 노조간부 및 노조원들과 함께 병원측에 위 D의 원직복귀를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하고 그 과정에서 노조원 E가 방호과장 F으로 부터 폭행당하였음을 구실로, 같은 달 14.부터 노조간부 및 급식과 노조원등 80여명과 농성에 돌입한 후 위 병원 관리동 2층 총무부장실 앞 복도를 점거하여 구호와 노래를 부르고 2층 원장실과 부원장실 앞 복도등을 오가며 철야농성하면서, 판시 각 일시에 인사계장 G 등이 2회에 걸쳐 농성중인 노조원들에게 대기발령통지서 및 해고예고통지서를 전달하려 하자 이를 방해하며 통지서를 탈취하였고, 병원 2층 로비에서 2차농성 진상보고대회를 하면서 로비로 통하는 문을 닫아 출입자를 통제하였으며, 급식원 H 등이 배식을 하고 있을 때 노조원 50여명이 구호와 노래를 부르면서 배식대를 선회하고 작업중인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는등 8회에 걸쳐 배식작업을 방해하고, 병원장실 앞 복도에서 병원 순시를 위하여 나오는 병원장 I에게 D의 원직복귀등 노조의 요구사항을 수락할 것을 강요하여 동인이 부원장실로 피하자 부원장실 앞 복도를 점거하여 농성하면서 동인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등 하였다는 것인 바, 사실이 위와 같다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가 소론과 같고 병원측에 대하여 나름대로는 사태수습을 위한 노력을 하였으며 또 노조원들의 행위가 파괴행위에 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다중의 위력을 앞세워 근무중인 병원 직원들의 업무를 적극적으로 방해한 것으로서 사회상규에 위반하지 아니한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고 노동조합 활동의 정당성의 범위를 벗어난 것임이 명백하므로 원심이 이를 유죄로 인정한 데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3.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설시의 각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피해자 J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인정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옳고, 사실이 그러하다면 피고인이 작성배포한 노조신문의 내용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으로서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근거도 없으므로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를 사회상규에 위반하지 아니한 정당한 조합활동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논지도 이유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2. 12. 8.

대법관 배만운(재판장) 이회창 김석수 최종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