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의 통근행위는 노무제공이라는 업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통근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그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어 업무수행성을 인정할 수 없다.
단순한 통근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통근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의 처분 경위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ㆍ2호증의 각 1ㆍ2 을 제4ㆍ6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곽×수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다.
원고는 1991.3.28 소외 주식회사 ○○(이하 '소외회사'라 한다)에 불도저 조종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여 오다가, 소외회사가 1993.9.1경 건설용 유휴장비를 보관할 주기장을 마련하기 위하여 인천 서구 ○○동 642 토지를 임차한 다음 같은 달 20일자로 원고에게 위 주기장부지(이하 '○○야적장'이라 한다)에서 근무하도록 발령하자, 원고는 그 무렵부터 매일 주소지인 성동구 성수○가와 ○○야적장 사이를 원고 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출ㆍ퇴근하게 되었다.
원고는 1993.9.28, 06:30경 ○○야적장으로 출근하기 위하여 위 승용차를 운전하고 올림픽대로를 따라 서울 강서구 개화동을 통과하던중 안개 때문에 시야에 장애가 있어 앞서 가던 굴착기를 미리 발견하지 못하고 위 승용차의 전면으로 위 굴착기의 후미부분을 충격하는 바람에 뇌진탕 등의 부상을 입었다.
이에 원고는 1993.11.22경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의한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1993.11.22 사업주가 출ㆍ퇴근용으로 제공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다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자가용 승용차로 출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서 업무상의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불승인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쟁점(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야적장은 대중교통수단이 운행하는 도로에서 약 10㎛ 떨어져 있는 외진 곳으로서 발령시 소외회사로부터 원고 소유의 승용차를 이용하여 출ㆍ퇴근하도록 지시를 받았고 그에 소요되는 유류비용을 전액 소외회사가 부담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원고로서는 업무수행을 위하여는 불가피하게 위 승용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으며, 더구나 ○○야적장에 근무하면서도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굴착기 기사인 소외 김×용을 소외회사의 지시에 따라 출근길에 대중교통수단이 끊어진 지점인 서인천 인터체인지 부근에서 태워줌으로써 위 승용차가 소외회사에게 커다란 편익을 주어 왔고, 위 사고지점은 원고가 출근하기 위하여 주거지와 근무장소 사이를 통과하는 경로(순로)였으므로 위 사고는 근무를 하기 위하여 주거지와 근무장소 사이를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중에 발생한 것으로서 그로 인한 부상은 업무와 밀접한 인과관계를 가지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임에도 이와 견해를 달리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그 소유의 승용차에 대한 관리 및 유지의 책임을 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비용 일체를 스스로 부담하였으므로 위 승용차가 사업주의 지배, 관리하에 운행되었다고 볼 수 없는 데다가 사업주가 특별한 필요에 의하여 교통수단을 제공하지 않는 한 근로자의 출ㆍ퇴근은 사업주의 지배, 관리하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노동부가 제정한 업무상재해기준(노동부예규 제234호)은 그 제6조 제5항에서 출ㆍ퇴근중의 재해에 대한 업무상재해 인정기준을 따로 설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아서도 원고의 위 부상은 업무의 재해이고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인정되는 사실관계
앞에서 믿은 각 증거들과 갑 제4호증의 1ㆍ2, 증인 곽×수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 갑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야적장은 원래 인천 앞바다에 위치, ○○도라는 작은 섬의 남단에 해당하는 땅으로서 대규모 매립사업이 시행된 결과 육지의 일부가 되어 소외회사에 의하여 주기장부지로 선정되었으나 도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곳이어서 소외 ○○공사가 인근 마을 주민들의 편의를 위하여 12인승 봉고차를 1일 3회 운행하는 것을 제외하고 10㎛ 가량을 나가야만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형편이어서 소외회사는 ○○야적장에 근무할 직원을 발령함에 있어서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원을 우선적으로 선발한 사실, 원고가 ○○야적장으로 발령을 받은 것도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당시 ○○야적장의 총책임자인 소외 곽×수는 소외회사에서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여 ○○야적장에 출ㆍ퇴근하는 직원들에 대하여는 월말에 유류비를 지급하여 주도록 건의한 사실, 또한 위 곽×수는 원고에게 만일 ○○야적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중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지 아니한 직원이 있을 경우에는 대중교통수단이 없는 구간만큼 그 직원의 출ㆍ퇴근을 도와 주라고 지시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는 출ㆍ퇴근길에 굴착기 기사로서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위 김×용을 여러 차례 태워 주었으며, 위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 위 사고 지점인 88올림픽대로를 통과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로 및 방법인 사실, 원고는 위 승용차를 운행하면서 소요되는 차량보험료, 수리비 등과 같은 유지비를 자비로 부담하였으며 유류비를 소외회사로부터 실제로 지급받은 일이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내지 5, 을 제5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없다.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업무상 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업무상 재해가 성립하려면 당해 재해가 업무에서 기인하여야 하고 이러한 업무기인성이 인정되려면 먼저 그 근로자가 근로관계에 기초하여 사업주의 지배하에 있는 상태, 즉 업무수행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인데, 근로자의 통근행위는 노무제공이라는 업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통근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그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어 업무수행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단순한 통근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통근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어야 할 것인 바(1993.5.11, 대법 92누 16805;1993.9.14, 대법 93누 5970 각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비록 근무지가 외딴 곳에 위치하고 있어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다른 직장 동료의 출ㆍ퇴근을 일부 도와 주었으며 현장책임자가 유류비의 지급을 사업주에게 건의한 바가 있다고 할 지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일상적인 통근과정이 사업주인 소외회사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위 사고로 인하여 입은 부상을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아니하고 위 요양승인신청을 불허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부상이 업무상의 재해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고 할 것이다.
산재보험법 제3조의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장애 또는 사망의 범위 등을 명백히 함으로써 산업재해보상보험업무를 신속, 공정하게 처리함을 목적으로 노동부에서 제정한 업무상재해인정기준(1993.5.6 노동부예규 제234호로 개정된 이후의 것) 제6조 제5항은 근로자가 출ㆍ퇴근하는 도중에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로서, 1)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들이 출퇴근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 교통수단 이용중에 발생한 재해에 해당하고, 2)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에 관한 관리, 이용권이 사상한 근로자에게 전담되지 아니하여, 근로자가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업무와 재해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는 명백한 사유가 없는 한 업무상 재해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위 예규는 행정조직 내부에 있어서 그 권한의 행사를 지휘, 감독하기 위하여 발하는 행정명령으로서 공법상의 법률관계 내부에 관한 준칙 등을 정하는데 그치고 대외적으로는 아무런 구속력을 가지지는 아니하나, 위 예규에 의하더라도 출근중인 원고가 피고회사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마찬가지로 이 사건 부상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