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02. 12. 12. 선고 2001나8439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아래와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 A에게 금 30,000,000원, 원고 B에게 금 28,000,000원, 원고 C, D에게 각 금 1,000,000원, 원고 E에게 금 30,500,000원, 원고 F에게 금 28,500,000원, 원고 G에게 금 1,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2000. 8. 29.부터 2002. 12. 12.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나.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70%는 원고들이, 3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I와 피고와의 자동차 종합보험계약의 체결 등

(1)

I는 2000. 7. 14.경 그 소유인 (차량번호 1 생략) 와이드봉고초장축 화물차량(이하 '이 사건 사고차량'이라 한다)에 관하여 피고와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은 내용의 업무용 자동차 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통약관(을 6-1 · 2)에는, 피보험자가 보험증권에 기재된 피보험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등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하되, 그 보상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가)

대인배상 I: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5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3조에서 정한 금액을 한도로 보상한다.

(나)

대인배상 Ⅱ: 대인배상 I로 지급되는 금액을 넘는 손해를 보상한다. 단, 배상책임 있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보통약관 제11조 제2항 제4호, 제5호, 이하 '면책조항'이라 한다).

나.

보험사고의 발생

J과 K은 2000. 8. 29. 아침 일찍, I가 L공사부터 도급받아 시행하던 가스경보기 설치작업을 하기 위하여, I가 운전하는 이 사건 자동차의 운전석 옆자리에 탑승하고 청주에서 M 소재 L공사로 가던 중, 같은 날 10:25경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기점 89.4km 지점에 이르러,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I가 3차로에서 갓길로 접어드는 바람에 때마침 고속도로 확장공사를 위하여 위 지점 도로의 갓길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번호 2 생략) 13톤 대형화물차량의 좌측 뒷부분을 들이받음으로써 그 충격으로 위 3인 모두가 사망하였다.

다.

I와 J, K의 관계 등

(1)

1명의 정규직원을 두고 'N'이라는 상호로 가스경보기 섣치업을 운영하던 I는 주로 타 업체로부터 도급받아 공사를 시행하였는데, 모자라는 인력은 그때그때 일용직근로자를 고용하는 방법으로 조달하였다. 그리하여 I가 운영하는 사업체의 1995. 1.부터 2000. 8. 29.의 사고 당시까지 사이의 정규직원의 수는 1명, 일용직 근로자의 수는 1명 내지 2명이었고, 이에 따라 위 사업체는 위 사고 당시 적용되던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9. 12. 31.자로 개정된 법, 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 소정의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고 한다) 가입대상업체에 해당되었으나, I는 위 보험에 가입하지는 아니하였다.

(2)

J은 2000. 6.경부터, K은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약 2 내지 3일전부터 일당으로 금 5만원씩을 지급받기로 하고 I에게 일용직 근로자로 각 고용되었다.

라.

신분관계

원고 A, B은 J의 부모이고, 원고 C, D은 그 동생들이며, 원고 E, F는 K의 부모이고, 원고 G은 그 누나이다.

[인정근거] 갑 1, 5, 6, 7, 9, 을 2, 3, 5, 6(각 가지번호 포함), 제1심 증인 O, 변론의 전 취지, 다툼 없는 사실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J 및 K은 I의 일용직 근로자로서 I의 피용자가 아니므로 산재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고, 따라서 피고는 면책될 수 없으므로, 위 사고로 입은 손해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원고들에게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J 및 K이 I의 피용자로서 산재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자들이므로, 면책조항에 따라 피고의 보험금 지급의무는 면책되었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피고의 대인배상 Ⅱ에 의한 책임보험 초과손해금 지급책임의 유무

(1)

먼저, J과 K이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대상자인지를 살핀다.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재해 당시에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살피건대, J과 K이 임금(일당 5만원)을 목적으로, I로부터 작업의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지시받고 그 장소로 이동하여 그의 지휘 · 감독 아래 그가 제공하는 도구와 수단을 이용하여 일하는 방식으로 근무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J과 K은 I에 대하여 계속적 · 종속적 근로관계에 있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이 사건 사고는 I가 도급받은 공사의 시행을 위하여 I가 제공한 차량에 탑승하여 공사현장으로 가던 길에 발생한 것이므로 위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또한, I가 운영하던 사업은 상시근로자의 수가 1인 이상이어서 산재보험법 제5조에 따라 위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장에 해당하므로, I의 피용자가 입은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는 I가 실제로 산재보험에 가입하였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법률상 당연히 산재보험금이 지급된다.

U과 K이 I로부터 임금을 지급받기로 하고 그가 지정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그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 감독 아래 업무를 수행하여 왔던 이상, 고정된 직장이 아니라 단순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였다거나 사고 당일 처음으로 일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근로기준법 규정에 의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거나, 나아가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대상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J과 K이 산재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따라서, 피고의 대인배상Ⅱ에 의한 보험금지급의무는 위 보험약관의 규정에 따라 면책된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위 면책조항은 '산재보험법에 의하여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금액에 한하여 면책된다'는 범위 내에서만 적법하고, '이를 초과하는 손해금액에 대하여도 면책된다'는 부분은 무효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산재보험금을 초과하는 손해에 대하여 그 지급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무릇, 사용자와 근로자의 노사관계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근로기준법에서 사용자의 각종 보상책임을 규정하는 한편, 이러한 보상책임을 담보하기 위하여 산재보험법으로 산재보험제도를 설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면책조항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재해보상에 대하여는 궁극적으로 산재보험에 의하여 전보받도록 하고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전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범위에서는 이를 제외한 취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위와 같은 면책조항이 상법 제659조에서 정한 보험자의 면책사유보다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불이익하게 면책사유를 변경함으로써 상법 제663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며,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 제2호에서 정한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즉 보험회사)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이전시키는 조항'에도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다19021 판결).

그리고, 이와 같은 법리는 자동차사고로 인한 손해액이 산재보험법에 의하여 재해보상을 받을 금액을 초과한다고 하여 달라질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산재보험법에 의하여 재해보상을 받을 금액을 초과하는 손해금액에 대하여도 피고를 면책시키는 약관 조항 부분은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피고의 책임보험금 지급책임의 유무 및 범위

(1)

위 보험약관에 따라[1.가.(2)(가) 참조], 피고의 책임보험금 지급책임은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책임보험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나아가 그 범위를 보건대, 위 사고 당시에 시행되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부칙 제2조에 따라 1999. 6. 30. 대통령령 제16463호로 전문개정되기 이전의 규정이 적용됨) 제3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하면, 피고가 J과 K의 사망으로 지급할 책임보험금액은 각 금 6,000만원이 된다(피고는, J과 K이 입은 실손해액이 각 금 6,000만원을 초과하는 사실은 다투지 아니함). 그리고, 위 각 금액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통약관(을 7-1 ·2)이 정하는 지급기준에 따라 원고 A에게 금 3,000만원[장례비 200만원 + (상실수익액 2,600만원 + J의 위자료 2,400만원)/2 + 위 원고 본인의 위자료 100만원], 원고 B에게 금 2,800만원[(상실수익액 2,600만원 + J의 위자료 2,400만원)/2 + 위 원고 본인의 위자료 100만원], 원고 C, D에게 각 금 100만원[각 위자료], 원고 E에게 금 3,050만원[장례비 200만원 + (상실수익액 2,600만원 + K의 위자료 2,500만원)/2 + 위 원고 본인의 위자료 100만원], 원고 F에게 금 2,850만원[(상실수익액 2,600만원 + K의 위자료 2,500만원)/2 + 위 원고 본인의 위자료 100만원], 원고 C에게 금 100만원(위자료)씩 배분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각 금원 및 각 이에 대한 2000. 8. 29.부터 2002. 12. 12.(이 판결 선고일)까지 연 5%, 그 다음낱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전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한다(원고 E, F의 부대항소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사 이재홍(재판장) 정갑생 조귀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