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15. 12. 3. 선고 2014나1419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전제되는 사실관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4, 5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택시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월급제 택시기사로서 피고에 근무 중이거나 퇴사한 사람들이다.

나.

피고는 원고들이 소속된 S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 R분회(이하 '이 사건 노조분회'라 한다)와 2009. 11. 6. 2009년 임급협정을, 2011. 1. 31. 2011년 임금협정을, 2013. 5. 27. 2013년 임금협정을 각각 체결하였다.

다.

2009년, 2011년, 2013년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근로제도 및 근로시간 등

2)

임금체계 및 운송수입금 등

3)

임금산정표

라.

한편 피고에게도 적용되는 대전지역 택시운임과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다음과 같이 변경되어 왔다.

마.

피고는 2010. 10. 1.부터 2014. 6. 30.까지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임금협정 당시에 정한 월 급여 산정방식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은 이 사건 노조의 위임 또는 동의 없이 이 사건 노조분회에 의하여 체결된 절차적 하자 또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에 따른 최저임금보장을 잠탈하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실체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실제근로시간(1일 10시간)에 따라 최저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1일 10시간의 근로시간을 적용하여 이 사건 내역표의 "원고별 청구금액 산정기간"란 기재 기간(이하 '이 사건 청구기간'이라 한다)에서 이미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급여를 각 공제한 차액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이 사건 각 임금협정체결의 절차적 하자 유무

가)

노동조합의 하부단체인 분회나 지부가 독립된 조직체로서 활동을 하는 경우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842, 1859, 1866, 1873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1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3,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노조분회가 이 사건 노조의 하부조직이고 성문의 규약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 소속 조합원들에 의하여 선출된 분회 위원장이 위 노조분회를 대표하고 그 밖에 부조합장, 회계감사, 운영위원, 상집위원 등의 간부가 선출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노조의 '산하기구 운영규정'에 따르면 대전지역본부 총회나 분회총회는 단체협약의 체결에 관한 사항을 의결할 권한을 가지는 사실(원고는 대의원대회에서 단체협약체결을 의결할 수 없다는 내용의 위 규정 제18조 제1항 단서를 근거로 이 사건 각 임금협정체결의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노조분회는 대의원대회가 아닌 총회를 거쳐 위 체결을 의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노조분회 위원장은 다른 근로자 대표와 함께 피고와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을 체결하였고, 위 노조분회 소속 조합원을 비롯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피고는 위와 같은 임금협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근로관계를 유지해 온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원고들은 스스로 제1심 제1차 변론기일에서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체결에 관한 노사 간 협의에 대하여 절차적 문제가 없었다고 진술하였다가 당심 변론종결일에 이르러서야 그 절차적 하자를 구체적으로 주장하였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노조분회는 관행 또는 이 사건 노조의 규약 등에 따라 노동단체로서 활동하였으므로, 이 사건 노조분회 위원장이 같은 노조분회 소속 조합원들에게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을 가진 노동조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노조분회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각 임금협정체결에 관하여는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의 실체적 하자 유무

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에게서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 내용과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 사용자 측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7790 판결 등 참조).

나)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이 사건을 본다.

(1)

앞서 든 증거에 갑 제2호증,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2007. 12. 27.자로 일부 개정된 최저임금법(법률 제8818호, 아래에서 최저임금법은 이 법률을 가리킨다)이 대전지역에 2009. 7. 1.부터 시행되어, 그 시행일부터 택시회사 근로자의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제외한 부분에 해당하는 금원은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었다.

(나)

최저임금법의 개정을 위한 제안이유에는 다음과 같은 노동부 연구용역결과가 기록되어 있다.

(다)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 체결된 시기에, 피고는 위 개정 법률의 시행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종전과 같이 유지하는 경우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사납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었고, 피고 소속 택시근로자들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에서 정한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에 따라 소정근로시간 및 소정근로시간 외의 택시운행으로 벌어들인 운송수입금 전액을 사납금으로 납부할 경우 실제 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라)

한국노동연구원은 2008년 12월경 노동부에 "택시최저임금제 적용에 관한 연구" 용역결과를 제출하면서, "2009년 7월 1일부터 7대 도시의 택시 최저임금제의 시행 때에도 1일 명목상 근로시간 단축을 통하여 최저임금 시행에 대응할 것"임을 예상한 바 있다.

(마)

한국노동연구원은 2011년 10월경 고용노동부에 "택시최저임금의 산입범위 조정 - 택시운전근로자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정에 따른 적용실태 및 효과분석 -" 용역결과를 제출하였다.

이 연구결과는, 대전지역의 연구대상 택시업체(2교대 근무제를 택한 업체로서 피고 외의 업체)에서 택시 1대의 1시간당 운송수입은 13,135원(영업횟수 2.9회) 가량, 소정근로시 운송수입은 87,611원 가량이지만 사납금은 95,000원이어서 약 7,389원이 부족하고(갑 제8호증 52면), 대전지역 택시근로자의 시간당수입금은 2008년 대비 1,174원(13,135원 - 11,961원) 증가하였으나 그 원인은 운전자 감소에 따른 것(갑 제8호증 37면)이며, 택시근로자의 근로시간은 2교대제의 경우 2008년 9시간 32분이었지만 점점 증가하고 있다(갑 제8호증 51면)고 분석하는 한편, "소정근로시간의 임의의 단축 등의 문제로 실근로시간 변경 없이 임금지급시간(소정근로시간, 연장 및 야간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최저임금취지를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있음"(갑 제8호증 vii면)을 지적하고 있다.

(2)

위에서 살핀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사납금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증액하도록 정한 것은 택시근로자의 최소한의 생활보장과 소득격차를 해소할 목적으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의 시행에 따른 노사 간의 대응조치로 이해할 수 있고, 이로써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소속 택시근로자들이 소정근로시간 내의 근로로써 피고에게 납입하여야 할 사납금 부담이 증대하여 소정근로를 통한 운송수입금이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사납금에 미치지 못하고 그 차액이 운송수입금과 무관하게 고정적으로 지급될 기본급 등의 임금에서 공제되어 그 개정취지마저 잠탈하게 될 우려가 있음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앞서 살핀 사실관계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아래 (가)부터 (마)까지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일부 단축하면서 사납금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증액하도록 정한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의 내용이 최저임금법에 반하거나 같은 법의 개정취지를 몰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가)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상 택시운전종사자는 차고지에서 배차를 받을 때부터 차량을 반환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사업장 밖에서 보내게 되고 정해진 노선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운행 또는 휴식 여부, 운행시간, 승객을 맞이할 장소 등을 결정한다. 따라서 택시운전기사가 배차를 받은 시간이 10시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라 하더라도, 그 시간 전체가 근로시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운행기록장치 등에 출고·입고 시간, 주행시간, 영업시간 등이 기록되지만, 이러한 자료만으로 근로자들이 실제로 근로한 시간과 휴식한 시간 등을 엄밀히 분별하기 곤란하다).

(나)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 본문은 택시근로자와 같이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고(제1항 본문), 제2조 제1항 제7호는 제50조 등에 따른 법정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근로기준법의 인정근로시간제도의 취지와 내용에 비추어 보면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근로자에 대하여 소정근로시간 외의 추가근로시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소정근로시간을 명확히 초과하여 사용자의 지휘, 감독 아래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소정근로시간을 명백히 초과하여 택시를 운행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는 찾을 수 없다(앞서 살핀 연구결과만으로는 위와 같은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다)

피고와 이 사건 노조분회는 위와 같은 택시근로자의 업무특성과 앞서 살핀 피고 측의 급여부담 경감 필요성, 근로자 측의 소정근로시간 외 운송수입금 처분가능성 확보 등에 대한 고려와 이해관계의 조율 끝에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1일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 20분(2009년, 2011년) 또는 3시간 40분(2013년)으로 정하면서, 이를 초과하는 택시운행시간은 소정근로시간으로 보지 않기로 합의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노사의 의사와 체결경위, 동기 등이 그 자체로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라)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 소정근로시간을 위와 같이 정함으로써,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소속 택시근로자는 사납금을 초과한 운송수입금을 확보할 수 있는 운행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이로써 교통상황, 승객의 요구 등에 따라 사납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과 피고로부터 받는 고정급의 합계가 최저임금법이 정한 임금보다 많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가령 승객을 태우고 평균 시속 25km 가량으로 20분간 운행한 경우에, 2013년 1월 이전의 운임체계에 따르면 약 11,079원(2,300원 + 25,000m/153m × 1/3 × 100원 + 1,200초/36초 × 100원), 이후의 운임체계에 따르면 약 12,281원(2,800원 + 25,000m/140m × 1/3 × 100원 + 1,200초/34초 × 100원)의 운송수입이 생기고, 이러한 운행을 약 9회(운행시간 약 3시간가량)하게 되면 약 99,711원(11,079원 × 9회) 내지 110,529원(12,281원 × 9회) 중 사납금 최대 91,000원(2013년 임금협정)을 납입하더라도 택시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최저임금 이상으로 책정되어 있는 고정급 외에 추가로 취득할 수 있는 운송수입금이 남게 된다].

(마)

교통상황, 승객의 요구 등에 따라 원고들이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원고들 주장과 같이 배차를 받아 10시간 또는 12시간까지 택시를 운행하더라도 사납금 1일분에 해당하는 운송수입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운송수입의 적어질수록 피고가 지급할 고정급에서 공제되는 액수가 커지게 되어, 결과적으로 최저임금법이 정한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월 급여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원고들이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청구기간 중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최저임금보다 적은 고정급을 받았다고 볼 증거는 없다[오히려 원고들의 임금대장(피고가 제1심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따라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이를 상회한 고정급이 지급되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의 결론은 위와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범(재판장) 최우진 김형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