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4호증,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자동차용 모터를 생산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금속 및 금속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 대상으로 하는 전국단위의 산업별 노종조합이고, 보쉬전장 노동조합(이하 '소외 노조'라 한다)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을 조직 대상으로 하는 노동조합으로서 2012. 2. 22. 설립신고를 마쳤다. 피고 소속 근로자 중 일부는 원고의 조합원으로, 나머지 일부는 소외 노조의 조합원으로 각각 가입되어 있다.
원고는 2012. 2. 22. 피고에게 2012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피고는 2012. 2. 23. 공고기간을 "2012. 2. 23. ~ 3. 2."로, 다른 노동조합이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을 "2012. 2. 23. (금) ~ 3. 2. (금)"(실제 2012. 2. 23.은 목요일이다)로 표시하여 원고의 단체교섭 요구사실을 공고(이하 '이 사건 교섭요구사실 공고'라 한다)하였다.
소외 노조는 2012. 3. 2. 피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피고는 2012. 3. 5.부터 3. 12.까지 원고와 소외 노조를 단체교섭 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하고 공고내용에 대한 이의는 "2012. 3. 12.(월)까지" 신청하라는 내용을 공고(이하 '이 사건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라 한다)하였다.
피고는 2012. 3. 13. 원고와 소외 노조에게, '2012. 3. 13.부터 3. 26.까지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데, 위 기간 내에 개별교섭을 원하는 노동조합은 서면으로 신청하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제6호증)을 발송하였다.
소외 노조는 2012. 3. 21. 피고에게 개별교섭을 요구하였고, 피고는 2012. 3. 23. 위 요구에 동의하여 개별교섭을 진행하였다.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주장 및 판단
[원고는 당초 이 사건 교섭요구사실 공고 및 소외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가 효력이 없다거나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일이 2012. 3. 5.이므로 소외 노조의 개별교섭 요구와 이에 대한 피고의 동의에 효력이 없다는 주장을 하였으나, 환송후 항소심에 이르러 위 주장을 철회하였으므로 아래에서는 위 부분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의 효력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교섭요구 노조 확정공고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을 위반하여 이루어졌으므로 무효이다.
판단
노동조합법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고만 한다) 제14조의5 제1항은, 사용자가 제14조의3 제1항에 따른 공고(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에 제14조의2 및 제14조의4에 따라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통지하고, 그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그 교섭을 요구한 날 현재의 조합원 수 등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5일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살핀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교섭요구사실 공고기간(2012. 2. 23. ~ 3. 2.)이 끝난 다음 날인 2012. 3. 3.에는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를 하지 아니하였고, 2012. 3. 5.에서야 이 사건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를 하였다 [피고는 민법 제161조에 따라 토요일 및 공휴일이 지난 2012. 3. 5.(월)에 위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나, 민법 제161조는 기간(어느 시점부터 어느 시점까지의 시간)의 말일이 토요일 또는 공휴일에 해당하는 때에 기간의 만료일이 그 익일이라는 취지이므로, 기일(어느 특정 시점)로 정해진 기한이나 기간으로 정해진 기한의 기산일에 대해서는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관계법령상 복수노동조합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노동조합법 제14조의5 제1항에서 정한 교섭 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공고 후에도 자율적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이나 개별교섭 요구, 단체교섭 등 후속절차가 연쇄적으로 진행되므로 위 확정 공고에 하자가 있어 그 효력이 부정되면 그 공고 후에 진행된 후속절차를 통하여 형성된 법률관계가 장기간 미확정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다. 또한, 관계법령은 교섭 요구 노동조합의 확정에 관한 공고 내용이 노동조합의 제출내용과 다르거나 공고되지 않은 경우에 대하여 곧바로 그 효력을 부정하도록 규정하지 아니하고, 이의·시정 제도를 통하여 사후적으로 수정·공고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두고 있는 반면(시행령 제14조의5 제2~5항), 교섭 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공고를 지체하여 한 경우에 관해서는 이를 수정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두지 않고 있다.
이러한 관계법령의 내용·체계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특성 및 앞서 살핀 사실관계나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교섭요구노조 확정 공고가 지체된 기간은 2일에 불과하고, 소외 노조가 이 사건 교섭요구사실 공고기간 말일(2012. 3. 2.)에서야 피고에게 교섭요구를 하였으므로 피고로서는 곧바로 주말인 그 다음 날(2012. 3. 3.) 또는 그 다음다음 날(2012. 3. 4.)에 이 사건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를 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던 점, 피고의 입장에서는 토요일이나 공휴일보다는 대다수의 근로자들이 출근하는 월요일(2012. 3. 5.)에 위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를 하는 것이 문제발생 우려가 적다고 오해할 소지도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위와 같은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서 정한 기일이 준수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이 사건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 자체가 무효이고, 그 후속절차에 따른 소외 노조, 의 개별교섭 요구나 이에 대한 피고의 동의까지 모두 효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지체된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공고에 따른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일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가 시행령 제14조의5를 위반하여 이루어졌으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기간(이 판결문에서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이라 한다)의 기산일은 실제 공고일이 아닌 '확정공고를 하였어야 하는 날'인 2012. 3. 3.이어야 하고, 따라서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은 2012. 3. 22. 까지이므로 피고의 소외 노조에 대한 2012. 3. 23.자 개별교섭 동의는 무효이다.
판단
아래 (1)~(3)에서 살필 시행령 제14조의5, 6의 규정 내용 및 체계와 그 적용 과정에서 나타날 문제 및 이에 대비한 제도의 구비 여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에 대한 충분한 절차 참여 권의 보장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상당한 이유로 단기간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공고가 지연되었고 그 공고 및 사후절차가 무효로까지 된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서 정한 '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과 다른 실제의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공고에 따른 5일의 공고기간이 만료된 날에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이 기산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은, 사용자가 노동조합 교섭요 구 사실의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부터 시행령 제14조의2 및 제14조의4에 따라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통지하고, 그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 일정한 사항을 5일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시행령 제14조의6 제1항은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 즉 사용자가 개별교섭에 동의할 수 있는 기간을 '시행령 제14조의5에 따라 확정 또는 결정된 날부터 14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일이 되는 '시행령 제14조의5에 따라 확정된 날'은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 따른 사용자의 공고에 대하여 노동조합이 이의를 신청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공고기간이 만료된 날을, 노동조합이 이의를 신청하여 사용자가 수정공고를 한 경우에는 그 수정공고기간이 만료된 날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이의에 따른 수정공고가 이루어진 때에는 교섭대표자율결정기간이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서 정한 '확정공고를 하였어야 하는 날', 즉 '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이 아니라 시행령 제14조의5 제3항에 따른 수정공고기간이 실제로 만료된 날부터 기산된다.
이와 같이 시행령은 제14조의5 제1항에서 정한 '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과는 다른 날에 공고된 교섭요구 노동조합에 관한 공고기간 만료일부터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이 기산되는 경우를 상정하고 있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이 실제의 공고에 따른 5일의 공고기간 만료일이 아닌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서 정한 '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부터 기산된 5일의 규범상 공고기간 만료일부터 기산된다고 보게 되면, 사용자가 어떠한 불가피한 사유로 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기간이 끝났음에도 오랜 기간(가령,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기간 5일과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 14일을 합친 19일을 초과한 기간)이 지난 후에서야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공고한 경우에 이미 교섭단체 자율결정기간이 도과해버려 교섭요구 노동조합 사이의 자율적 단일화나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개별교섭 동의 여부의 결정을 위한 실질적인 협의 및 준비기간이 전혀 보장받지 못하는 결과가 야기된다.
물론,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이 실제의 공고에 따른 5일의 공고기간 만료일부터 기산된다고 보게 되면, 사용자가 사실상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시기를 선택할 수 있고, 이러한 선택을 통하여 복수의 노동조합 중 어느 일방에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관련된 모종의 불이익을 가할 우려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시행령 제14조의5 제2~5항은,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에 대하여 자신이 제출한 내용이 공고되지 아니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 시행령 제14조의1 제1항에 따른 공고기간(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부터 5일) 중에 사용자에게 이의를 신청하여 수정공고나 노동위원회의 시정 결정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두었다. 이러한 제도를 통하여 노동조합은 사용자가 장기간을 두고 부당하게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시기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일정 범위 내에서 저지할 수 있다.
또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3항, 시행령 제14조의7 제5항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결정하는 기준일을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 따라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을 공고한 날"로 정하고 있는데, 여기서의 공고한 날을 노동조합법령에 따라 확정공고를 하였어야 하는 날로 해석하면 사용자가 자신이 선호하는 노동조합에게 유리한 시점이 과반수 노동조합 결정 기준일이 되도록 확정공고 시점을 선택하는 부작용은 차단될 수 있다.
나아가, 상당한 이유 없이 교섭요구 노동조합에 대한 공고를 지연하면 그 공고와 후속절차에 따른 결과가 무효로 될 가능성이 전혀 배제되지 않는다. 즉,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서 정한 '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이 아닌, 사용자가 실제로 교섭요구 노동조합에 대한 공고를 한 날에 따라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시기(공고기간이 만료된 날)가 정해지더라도, 그 효력이 인정되는 경우는 사용자가 상당한 이유로 단기간 위 제14조의5 제1항을 준수하지 못한 때(이 사건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로 한정된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에는 시행령이 정한 일정의 엄격한 준수의 요청보다는 불가피하게 지연된 절차에 따르더라도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교섭창구 단일화에 관한 절차참여권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요청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수정공고에 따른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일이 수정공고가 만료된 날부터라고 보는 것도 같은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교섭요구사실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날인 2012. 3. 3.이 아닌 2012. 3. 5.에서야 이 사건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를 하여 위 규정을 준수하지 아니하였지만, 그 지체의 기간과 경위에 비추어 보면 위 확정 공고를 무효로 보기 어려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의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일은 실제로 행해진 이 사건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의 공고기간 만료일인 2012. 3. 12.로 보아야 하므로, 그때부터 14일이 경과되기 전인 2012. 3. 23.에 있은 피고의 소외 노조에 대한 개별교섭 동의는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의 소외 노조에 대한 개별교섭 동의를 유효하게 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가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3항에서 정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근(재판장) 최우진 김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