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 이후 소송 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 지역 내 교육공무직원에 관한 노동조합 현황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교육청 산하 각급 학교에서 일하는 교육공무직원은 아래와 같이 4개의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활동한다.
[표1 교육공무직 근로자의 노동조합 현황]
D 노동조합은 2019. 5. 27. 원고 교육청 산하 각급 학교에서 교육공무직 사무실무사로 근무하는 E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설립했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9. 10. 7. 전국 교육청 산하 각급 학교에서 교육공무직 사무실무사로 근무하는 E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설립했고, D 노동조합은 참가인 광주지부로 조직형태를 변경했다.
원고 교육청 소속 E 근로자 중 약 110명이 참가인에 가입하여 활동한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
D 노동조합은 2019. 9. 26.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의 교섭단위 중 E 근로자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 달라고 신청했다(I). 이에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25.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와 F노동조합이 위 결정에 불복하여 2019. 12. 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B, C 병합),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 8.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했다(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음, 갑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서증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E 근로자와 비호봉제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복무에 관한 부분이 동일하고, 임금 액수에만 다소의 차이가 있을 뿐이어서, 양 집단의 근로조건이 현격히 차이나지 않는다. F 노동조합은 E 근로자와 비호봉제 근로자의 단일화된 교섭단위로서, 종래부터 교섭단위를 구성하는 근로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E 근로자와 비호봉제 근로자의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경우, 교섭효율성이 저하됨에 따라 교섭비용이 증가하고,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을 유발한다. 또한, 실질적으로 동등한 근로조건 하의 근로자가 노동조합 소속에 따라 상이한 근로조건을 적용받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위배된다. 따라서 E 근로자와 비호봉제 근로자의 교섭단위를 분리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관련 법리
구「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도록 하여 교섭창구의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였고(제29조의2), 이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이하 ‘교섭단위’라 한다)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하되(제29조의3 제1항),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대하여는 그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할 수 없도록 하는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였다(제29조의4 제1항). 다만, 예외적으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제29조의3 제2항).
이러한 구 노동조합법 규정의 내용과 형식ㆍ체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복수 노동조합의 설립ㆍ활동을 보장하면서도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함으로써,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 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의 반목ㆍ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여 효율적ㆍ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단체교섭 절차 일원화의 취지(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두37772 판결 등 참조), 교섭창구 단일화의 실시와 아울러 그로 인하여 헌법상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대하여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한 점(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등 참조) 등의 사정에다가 예외적으로만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한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정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관행 등의 사정이 있음은 물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더라도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한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려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두39361 판결 참조). 이처럼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그 구체적인 사정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은 그 분리를 주장하는 측에게 있다.
인정 사실
근로조건
참가인이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하던 무렵 E 근로자와과 다른 교육공무직원의 근로조건은 아래와 같다.
E 근로자와과 다른 교육공무직원 모두 기본급과 수당으로 구성된 임금체계를 가지고, E 근로자의 기본급은 근속연수에 따라 월 1,592,400원에서 월 2,767,500원인 반면 다른 교육공무직원은 원칙적으로 기본급이 월 1,642,710원에서 월 1,834,140원으로, 기본급이 다소 차이가 난다.
하지만 E 근로자의 기본급 상승폭이 더 큰 이유는 근속연수에 따라 호봉이 승급하여 기본급이 많아지기 때문이고, 다른 교육공무직원은 기본급 상승폭이 적은 대신 그에 갈음하여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월 650,000원까지 근속수당을 받는다. 이에 따라 10년 차 E 근로자는 월 평균 약 306만 원을 지급받고, 동일 직군의 10년 차 비호봉제 근로자는 월 평균 약 282만 원을 지급받는다.
E 근로자와 다른 교육공무직원 모두 동일한 정액급식비,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수당,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정기상여금, 맞춤형복지비를 받는다. E 근로자만 지급받는 수당과 다른 교육공무직원만 지급받는 수당이 일부 존재하지만, 그 명목이나 금액이 유사하다.
E 근로자를 비롯한 원고 소속 모든 교육공무직원은, 원고 소속 교육공무직원의 근로조건 등을 정한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 관리규정’,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관리 조례’,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 전보관리규정’ 및 교육공무직원의 정원에 관한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 정수 및 채용권 전환 관리규정’을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E 근로자와 다른 교육공무직원 모두 동일한 방식의 퇴직금 제도를 적용받고, 근로시간, 근로형태, 휴게시간, 휴일, 휴가, 정년 등 복무와 관련된 근로조건도 동일하다.
고용형태
참가인이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할 무렵 E 근로자와 다른 교육공무직원의 고용형태는 아래와 같다.
E 근로자는 무기계약직인 반면, 다른 교육공무직원은 무기계약직, 기간제, 시간제의 다양한 형태로 근무한다. 하지만, 다른 교육공무직원 중 기간제, 시간제로 근무하는 근로자는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E 근로자과 동일하게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한다.
E 근로자와 다른 교육공무직원은 모두 학교장으로부터 복무관리, 지휘ㆍ감독을 받고, 정년도 만 60세로 같으며, 채용절차도 동일하게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관리 조례’에 따라 이루어진다. 고용형태와 관련해 세부적으로 일부 차이 나는 부분이 있다.
[인정 근거] 갑 제1, 4, 7, 8호증, 을나 제1 내지 4, 6 내지 9, 13, 15, 16, 20, 27, 2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법원의 판단
앞의 인정 근거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을 추가로 알 수 있고, 이러한 사정과 앞의 인정 사실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 지역 내 E 근로자와 다른 교육공무직원 사이에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원고 지역 내 E 근로자에 대하여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 따라 예외적으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E 근로자와 다른 교육공무직원 사이에 기본급 액수 등의 임금체계와 각종 수당 등 세부항목에 일부 차이가 있으나, 이는 양자의 각 연혁적 근거와 법적 근거가 서로 달랐던 데에서 비롯한 것이다. 외형상 임금체계와 그 세부항목이 다른 것으로 보이지만 동종ㆍ유사 업무를 담당하는 비슷한 경력의 근로자들 사이에서 서로 다른 경로와 방법으로 월 평균 임금 수준을 거의 동일하게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양자 사이에 비슷한 수준의 임금이 형성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금 수준에 실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지역 내 E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는 학교ㆍ교육ㆍ학사행정업무 또는 그 보조업무에 해당하여 다른 교육공무직원이 담당하는 업무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특히 ‘행정실무사ㆍ교무실무사’의 업무와는 구별이 어려울 정도의 동종ㆍ동일 업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같이 근로조건의 핵심에 해당하는 업무의 내용이 거의 동일한 상황에서, E 근로자를 비롯한 원고 지역 내 교육공무직원은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 관리규정’,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관리 조례’,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 전보관리규정’ 및 교육공무직원의 정원에 관한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 정수 및 채용권 전환 관리규정’을 동일하게 적용받고 있어, 결과적으로도 근무시간, 근무형태, 퇴직금, 휴일ㆍ휴직, 승진 여부, 정년ㆍ정원관리 등 나머지 근로조건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
원고 지역 내 E 근로자와 다른 교육공무직원 사이에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지 않고, 양자 사이의 고용형태에 현격한 차이가 없음은 물론, E 근로자가 별도의 교섭단위를 구성하여 교섭한 관행도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 지역 내 교육공무직원은 4개 노동조합에 분산 가입되어 있는데 피고 보조참가인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노동조합은 상당 기간 자율적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구성하여 단체교섭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법령상 부여된 공정대표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거나 이를 준수하였음에도 원고 지역 내 E 근로자 또는 피고 보조참가인의 헌법상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등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구체적 사정이 주장ㆍ증명된 바도 없다.
참가인의 조직대상은 원고 지역 내 교육공무직원이 가입한 다른 3개 노동조합의 조직대상에 포함됨으로 인하여 향후 각 노동조합 사이에 조합원이 혼재될 가능성이 상시 존재함은 물론, E 근로자의 업무는 다른 교육공무직원의 업무에 포함되는 관계로 양자 사이에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E 근로자의 신규채용이 장기간 중단됨으로 인하여 해당 업무에 대한 추가적인 수요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동종 ㆍ유사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교육공무직원이 이를 대체하여 담당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E 근로자와 비호봉제 근로자 사이에 인사이동이 현재 허용되지 않고 있다는 사정은 양자 내부에서의 인사이동만으로도 인사상 수요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정도의 의미에 국한될 뿐, 양자의 업무 등 근로 내용이 상호 대체가 불가능할 만큼 근본적으로 구별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다. 그러므로 인사이동 여부의 현황에 관한 사정이 교섭단위 분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간접사실이 된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 지역 내 교육공무직원 중 E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에도 미치지 못하고, 업무의 동질성ㆍ유사성 및 E 근로자의 신규채용이 장기간 중단되는 등의 사정으로 인하여 E 근로자의 업무조건에 대한 결정은 비호봉제 근로자의 업무조건에 대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하면, 교섭창구를 단일화함으로써 E 근로자와 동일ㆍ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원고 지역 내 다른 교육공무직원 사이의 근로조건을 통일적으로 형성할 필요성이 오히려 커 보인다. 이는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려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반면, 교섭단위를 분리할 경우에는 원고 지역 내 E 근로자와 동일·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교육공무직원 사이의 근로조건의 통일적․합리적 형성에 장애가 될 우려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노동조합 사이 또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증가 등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반하고, 결과적으로 원고 지역 내 전체 교육공무직원의 헌법상 근로의 권리 및 단체교섭권이 약화될 소지도 있다.
소결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해야 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해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정재오(재판장) 문봉길 이의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