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B 주식회사(이하 ‘B’이라고 한다)는 충남 청양군 C에서 식품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인 A은 위 회사의 대표이사이다.
사업주는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이 있는 장소나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근로자가 작업을 할 경우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주위적 공소사실
피고인은, ① 2021. 8. 24.경 위 회사 생산공장의 떡 증숙실 계단에 중간 난간대를 설치하지 아니하고, ② 2021. 8. 24.경 위 회사 생산공장의 생면라인 반죽기 측면 벨트 부분에 덮개를 설치하지 아니하고, ③ 2021. 8. 24.경 위 회사의 보일러실에 비치된 핸드그라인더의 회전부에 덮개를 설치하지 아니하였다.
예비적 공소사실
피고인의 사용인인 D 등은 피고인의 직무에 관하여, ① 2021. 8. 24.경 위 회사 생산공장의 떡 증숙실 계단에 중간 난간대를 설치하지 아니하고, ② 2021. 8. 24.경위 회사 생산공장의 생면라인 반죽기 측면 벨트 부분에 덮개를 설치하지 아니하고, ③ 2021. 8. 24.경 위 회사의 보일러실에 비치된 핸드그라인더의 회전부에 덮개를 설치하지 아니하였다.
판 단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가 규정한 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인지 여부(주위적 공소사실)
검사는 B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1호, 제3항 제1호에서 규정한 각 안전조치 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를 적용하여 피고인을 기소하였다.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에 따라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도17847 판결 참조). 그리고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위반죄는 단순히 사용자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와 같은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3항은 모두 ‘사업주’를 그 의무의 주체로 규정하고 있는데,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4호는 ‘사업주’를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는바, 이 사건에서 안전조치의무 위반 여부가 문제된 B 사업장에서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주체’는 해당 법인인 B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그 ‘사업주’의 범위에 B의 상법상 기관으로 공동대표이사 중 1명인 피고인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나아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독자적으로 B의 사업장에서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함으로써 그 사업장의 경영상 손익계산이 모두 피고인에게 귀속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사업주로서 B 사업장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1호, 제3항 제1호의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1호, 제3항 제1호의 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주위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3항 위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예비적 공소사실)
검사는 B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에 대하여 B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의 양벌규정이 적용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공소장변경을 통해 적용법조를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 제168조 제1호로 정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였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피고인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의 양벌규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여(대법원 1995. 5. 26. 선고 95도230 판결 등 참조), 예비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3항 위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은 사업주로 하여금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같은 조 제3항은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각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에서 같은 조 제1, 3항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을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위임을 받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작업의 종류 등에 따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취하여야 할 필요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는 사업주가 위와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의무를 위반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 제3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제38조 제1항,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단서와 형벌의 자기책임원칙에 비추어 보면, 위반행위가 발생한 그 업무와 관련하여 법인의 대표자 등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때에 한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의 양벌규정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며,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인의 대표자 등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 취지, 처벌조항 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그 위반행위에 관하여 양벌규정을 마련한 취지 등은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로 인하여 실제 야기된 피해 또는 결과의 정도,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 또는 구체적인 지휘감독 관계,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783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검사와 피고인이 각 제출한 증거와 증인 F의 법정진술 등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증인 F의 법정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제38조 제1항,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고, 나아가 이에 대하여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예비적 공소사실도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보령지청장은 2021. 6. 7. 소속 산재예방지도과 근로감독관 E 등 2명에게 B에 대한 현장조사 지령을 내렸고, 이에 E 등은 2021. 6. 16. B 사업장 내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되어야 하는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다. 그런데 E은 B 내 ‘생면반 내 반죽 이송 리프트 전면과 측면부’ 및 ‘신규라인 내 컨베이어 체인 구동부 끝부분’의 기계 구동부의 끼임 위험점에 대해 방호조치가 미비함만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시정을 지시하였을 뿐, 위 예비적 공소사실 기재 각 위반 사항을 확인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B은 2022. 6. 17.경 위 시정지시에 따른 안전조치를 이행하였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보령지청장은 고용노동부 보령고용노동지청 산재예방지도과의 2021. 3.자 끼임 사망사고 근절계획에 따라 2021. 8. 23. 소속 산재예방지도과 근로감독관 F, G에게 B에 대한 2차 현장조사 지령을 내렸고, 이에 F, G은 2021. 8. 24. B 사업장 내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되어야 하는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2차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다. 그런데 F, G은 위 현장조사 과정에서야 비로소 예비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떡 증숙실 계단의 안전난간 중간난간대 미설치’, ‘생면라인 2차 반죽기 측면 벨트의 회전축에 의한 근로자 재해 위험’, ‘보일러실에서 사용하는 핸드그라인더 덮개 미부착’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시정지시를 하였다. 그리고 B은 2021. 9. 13. 위 시정지시에 따른 안전조치를 모두 이행하였다.
B 생산공장의 떡 증숙실 계단에 중간 난간대 설치의무 위반의 점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 제1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0조는 ‘높이 1m 이상인 계단의 개방된 측면에 안전난간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안전난간의 설치 기준에 관하여는 제13조 제2호에서 ’상부 난간대는 바닥면ㆍ발판 또는 경사로의 표면(이하 “바닥면등”이라 한다)으로부터 90cm 이상 지점에 설치하고, 상부 난간대를 120cm 이하에 설치하는 경우에는 중간 난간대는 상부 난간대와 바닥면등의 중간에 설치하여야 하며, 120cm 이상 지점에 설치하는 경우에는 중간 난간대를 2단 이상으로 균등하게 설치하고 난간의 상하 간격은 60cm 이하가 되도록 할 것. 다만, 계단의 개방된 측면에 설치된 난간기둥 간의 간격이 25cm 이하인 경우에는 중간 난간대를 설치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0조에 따라 안전난간이 설치되어야 하는 계단은 ’바닥면등으로부터 계단 자체의 높이가 1m 이상인 경우’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예비적 공소사실 기재 떡 증숙실 계단이 ’바닥면등으로부터 계단 자체의 높이가 1m 이상‘에 해당하여 중간난간을 설치하지 않을 경우 추락의 위험이 있음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F은 이 법정에서 위 계단 옆 부분에 사람이 추락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므로, 그 추락 위험이 있는 공간의 바닥면을 기준으로 높이가 1m 이상 되는 계단에 해당함이 명백한 이상 중간난간이 설치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진술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0조, 제13조의 의무를 문언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것이다].
B 생산공장의 생면라인 반죽기 측면 벨트 부분의 덮개 미설치의 점에 관하여, 위 2차 현장조사 당시 위 생면라인 반죽기 측면 벨트 부분에는 처음부터 덮개가 설치되어 있었고, 덮개가 설치되지 않은 부분은 벨트 부분이 아닌 벨트의 회전축 부분이다. 그리고 과거 위 회전축 부분에서 덮개 미설치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
B 생산공장의 보일러실에 비치된 핸드그라인더의 회전부 덮개 미설치의 점에 관하여, 위 핸드그라인더의 덮개 설치에 관한 의무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22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는바, 위 규정은 F이 2차 현장조사에서 사용한 감독점검표의 점검 항목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F은 위 감독점검표에 위 핸드그라인더의 덮개미설치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7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기재하였으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7조는 ’기계‘인 ’연삭기‘등의 덮개 설치에 관한 것으로, 휴대용 기구에 불과한 핸드그라인더의 덮개에 관하여는 연삭숫돌의 덮개 설치의무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22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B은 2019. 1. 1.경부터 안전관리업무를 위탁해 온 사단법인 H로부터 ’휴대용그라인더(공무 등)‘에 관하여 ’덮개 탈착으로 숫돌 접촉에 따른 베임위험‘이 있음과 ’반죽기(생산)‘에 관하여 ’반죽기 동력전달부 일부 개방으로 근로자 신체 접촉 시 끼임위험‘이 있음을 각 지적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제33쪽 하단 사진). 그러나 위 지적이 언제,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들에 관하여 이루어진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도 없을뿐더러, 위 휴대용 그라인더(공무 등)와 반죽기(생산)가 위 예비적 공소사실 기재 핸드그라인더와 반죽기와 동일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위 지적 사항을 확인한 B의 안전업무 담당자인 총무팀장 D의 안전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결 론
이 사건 주위적, 예비적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도영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