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8. 14.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23. 9. 4. 지역 고유 문화의 개발·보급·보존·전승 및 선양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원고는 2023. 11. 13.부터 근로계약서의 작성 없이 피고의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2023. 11. 13.자로 소급하여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
피고는 2024. 8. 12. 09:58경 사무국 직원 D을 통해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참석통지문(이하 '이 사건 통지문'이라 한다)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였다. 이 사건 통지문에는 '일시 2024. 8. 13. 오전 10시', '심의 안건 1) 조직 내·외의 분쟁(임원 및 시청과의 분쟁), 2) 업무 거부 및 지시 불이행, 3) 피고의 품위 손상(임원들에 대한 비하 발언),4) 직장 내 괴롭힘(이하 통틀어 '이 사건 해고사유'라 한다)', '위 사항에 대하여 적극 소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2024. 8. 13. 제1차 인사위원회(이하 '이 사건 인사위원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이 사건 해고사유 등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같은 날 원고에게 '사무국장 해고 통보'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서(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를 발송해 그 사실을 통보하였다.
관계 법령 및 피고의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호증, 을 제1,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고는 아래와 같은 중대한 절차상·실체상 하자가 존재하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한다.
피고는 2024. 8. 7. 제3차 이사회에서 이 사건 인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감사 F에 대한 소집 통지를 누락하였다.
근로자의 해고 심의를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 시 통상적으로 약 7일 전에 개최 공지 및 통지를 하여 당사자의 방어권을 보장해주어야 하는데, 피고는 이 사건 인사위원회 개최 전날인 2024. 8. 12.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로 이 사건 통지문을 전송하여 원고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였다.
이 사건 인사위원회 위원들은 이 사건 인사위원회 개최 전날인 2024. 8. 12. 미리 모여 다음 날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서 원고를 파면하기로 협의하는 등 불공정한 행위를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사유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적용되는 규정
갑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사업장은 근로자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사무국 직원 2명밖에 없으므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1>
근로기준법상 4명 이하 사업장에 대하여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이 없고, 이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으나,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4인 이하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소정의 사유에 의하여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두었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
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에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제6조에서 계약 해지 사유를 '원고의 희망', '근무실적 평가 결과 불량'으로 한정하면서도, 제7조에서 '원고는 본 업무수행을 위하여 피고의 복무규정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해고사유 발생 당시 피고가 준용하던 E연합회 인사규정은 제32조에서 징계사유, 제33조에서 징계의 종류와 효력, 제34조에서 징계의 절차 및 징계시효, 제37조에서 징계처분의 통보 절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아직 피고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않아 효력이 발생하지 않은 피고 인사규칙 또한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E연합회 인사규정에서 정한 위와 같은 징계 관련 규정들은 피고 복무규정을 준수할 의무를 부담하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의 한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4명 이하 사업장의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와의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E연합회 인사규정의 관련 규정에 기속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위 인사규정을 준수하여 이루어졌을 경우에만 그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이 사건 인사위원회 구성에 관한 절차상 하자 존부
피고 정관에 의하면 이사회는 원장과 이사로 구성되고(제26조), 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회의안건을 명기하고 회의 개시 5일 전까지 문서로 통지하여 소집하며(제27조 제1항, 제2항), 재적이사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제29조 제1항).
그러나 한편으로 피고 정관 제27조 제2항은 이사회 소집 통지의 상대방을 이사로 한정하여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 피고 정관 제18조 제4항 제2호에 의하면 피고 감사의 직무에는 이사회의 운영과 그 업무에 관한 사항을 감사하는 일이 포함되는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피고 감사가 이사회의 운영과 업무에 관한 사항을 실질적으로 감사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에 출석할 수 있음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므로, 피고 원장이 이사회를 소집할 경우 피고 정관 제27조 제2항에 따라 그 사실을 감사에게도 통지하여야 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원장 C가 2024. 8. 7. 제3차 이사회를 소집·개최하면서 그 사실을 감사 G에게 통지하지 않은 사실, 위 이사회에서 이사 H가 원장C에게 원고의 이 사건 해고사유와 관련하여 인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건의하고, 이에 대해 원장 C가 부원장 2명, 이사 2명으로 이 사건 인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인사위원회 구성은 피고 이사회의 의결사항이 아니므로, 원장C가 위 이사회에서 이 사건 인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발언을 하였고, 감사 G이 이 사회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해 그러한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이 사건 인사위원회 구성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인사위원회 구성을 이사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피고 인사규칙 제40조 제1항은 제정 일자 및 부칙의 일자가 공란으로 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정관 제47조에 따른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못하여 제3차 이사회 개최 당시 시행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원고는 이와 관련한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다투지 않고 있다), 피고가 준용하던 E연합회 인사규정 제40조에 의하면 피고 인사위원회는 이사회 의결과 관계없이 피고 회장, 부회장, 사무총장을 당연직으로 하여 구성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인사위원회 소집 통지에 관한 절차상 하자 존부
E연합회 인사규정 제35조 제1항은 '인사위원회는 징계대상자에게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인사위원회 개최 하루 전날인 2024. 8. 12. 09:58경 사무국 직원 D을 통해 원고에게 이 사건 통지문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4,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이 사건 인사위원회 개최 과정에서 원고의 진술 기회가 사실상 박탈되어 방어권이 중대하게 침해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인사위원회 개최 당시 피고 인사규칙이 시행되고 있지 않았고, 이에 피고는 상급단체인 E연합회 인사규정을 준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E연합회 인사규정에는 직원에 대한 징계를 함에 있어 인사위원회 개최 며칠 전까지 징계대상자에게 출석통보를 하여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피고는 원고가 휴가를 갔다가 2024. 8. 12.(월요일)에서야 출근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그 날 오전 원고에게 이 사건 통지문을 교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교부받은 이 사건 통지문에는 이 사건 해고사유가 개괄적으로 기재되어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안건이 무엇인지 파악한 상태에서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통지문을 늦게 교부받았다는 점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이 사건 해고사유에 관한 본인의 입장이나 불만에 관하여 충분히 의견을 진술하였다.
이 사건 인사위원회 의결 과정에 관한 절차상 하자 존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 사무국 직원 D이 2024. 8. 12. 11:04경 '미안...인사위원들 와서 계속 회의하고 있어서요...내일 파면하는 걸로~'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배우자에게 보내려다가 원고에게 잘못 보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 이 사건 인사위원회 위원들이 이 사건 인사위원회 개최 전날 미리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을 파면으로 결정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D이 원고의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인 점을 고려하면, D이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서 원고가 파면되기를 바란다는 자신의 바람을 담아 위 문자메시지를 작성하여 배우자에게 전송하려다 원고에게 잘못 전송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인사위원회 위원들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해고사유에 관한 입장을 충분히 듣고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의 해고사유에 관한 서면통지절차 위반 여부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 해고절차의 적법성에 관한 주장·입증책임은 사용자인 피고가 부담한다고 할 것이므로 법원이 해고절차의 적법성에 대한 피고의 주장을 증거에 의하여 배척하면서 그 과정에서 원고가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아니한 절차상의 하자를 인정하였다 하여 변론주의에 반하는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1. 7. 12. 선고 90다9353 판결, 대법원 1996. 3. 22. 선고 96다129 판결 각 참조). 따라서 원고의 주장 여부에 관계없이<2> 이 사건 해고가 해고사유에 관한 서면통지절차를 준수하여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E연합회 인사규정 제37조는 '회장은 징계 처분된 사유와 결과를 해당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피고 인사규칙 제37조도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과 표현만 달리하여 동일한 내용을 정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는 위 E연합회 인사규정 제37조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다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고통지서에 해고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나, 근로기준법 제27조의 규정 내용과 취지를 고려할 때, 해고 대
상자가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면서 해고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해고통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2660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한 이 사건 통보에는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징계원인사실에 대한 기재나 원고가 E연합회 인사규정 제32조 각호의 징계사유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기재는 전혀 없고, 피고 임원의 직무나 이 사회의 기능에 관한 피고 정관 규정이나 E연합회 인사규정이 개괄적으로 나열되어 있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E연합회 인사규정 제33조 제1항 제1호, 제2호에 의하면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징계의 종류로 파면과 해임이 있는데, 이 사건 통보에는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이 사건 해고가 그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도 아무런 기재가 없다.
이처럼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해고통지서에 해당하는 이 사건 통보에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지 아니한 채 징계규정만을 나열한 것으로는 서면통지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과 동일한 내용의 E연합회 인사규정 제37조가 정한 해고사유에 관한 서면통지절차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 등은 해고통지서에 징계원인사실이 축약해서나마 기재되었던 사안에 관한 것이어서, 이 사건 통보에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여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소결론
결국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과 동일한 내용의 E연합회 인사규정 제37조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해고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무효이고, 피고가 그 효력을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명희(재판장) 정양순 김규현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판결
사건
2024가합10518
판결선고
2025. 10. 15.
별지
각주1) 원고의 2024. 12. 24.자준비서면에는 '원장들과 이사들이 자신의 인권을 무시하고, 5인 이상(미만의 오기로 보인다) 사업장에서만 적용되는 해고의 자유로움을 악용하여'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각주2) 원고는 변론종결 후 2025. 10. 14. 제출한 참고서면에서 비로소 피고가 해고사유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기술하여 통지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