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17. 2. 8. 선고 2016가단5127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에게 10,000,000원, 선정자 B에게 1,000,000원, 선정자 C, D, E에게 각 500,000원, 선정자 F에게 2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4. 3. 4.부터 2017. 2. 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2000. 1. 1. 농어촌정비사업을 시행하고 농업기반시설을 종합관리하며 농업생산성을 증진시킴으로써 농어촌의 경제·사회적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기존의 농지개량조합연합회(이하 '농연'이라 한다), 농지개량조합, 농어촌진흥공사를 통합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2)

원고는 1980. 1. 1. 피고의 괴산지사에 5급으로 신규 채용되어 근무하다가 2003. 1. 2. 3급으로 승진하여 2008. 1. 7.부터 피고의 충남지역본부 서산·태안지사에서 근무하였다.

3)

B은 원고의 아내, C, D, E은 원고의 아들들, F는 원고의 장모이다.

나.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

1)

충청남도지방경찰청장은 2014. 1. 16. 및 2014. 1. 23. 피고에게 피고의 직원들 62명이 승진시험에서 사전에 시험문제를 유출하고 그 대가로 금원을 수수한 혐의가 있어 그 중 30명을 기소 의견으로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에 송치하고 원고를 포함한 32명을 공소권 없음(공소시효 경과) 처분하였다는 취지로 수사결과를 통보하였다.

2)

피고의 사장은 2014. 1. 24. 원고에게 "3급 승진시험과 관련하여 금원을 공여하여 사전에 시험문제 및 답안지를 제공받고 시험에 응시하는 등 부정합격 혐의가 밝혀졌음이 경찰 수사결과 통보되어 왔기에 인사규정 제44조 제1항 제1호(직원으로서 근무상태가 심히 불성실한 자)에 의거 직위해제 한다."라고 통보하였다.

3)

피고의 사장은 2014. 2. 14. 고등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고등인사위원회는 2014. 3. 3. 원고가 "G으로부터 전달받은 시험문제(답)를 이용하여 5급 내부채용 시험응시자인 H에게 5급 내부채용 시험일(2006. 11. 25.)로부터 수개월 전 불상의 장소에서 '승진시험문제 및 답을 사전에 줄 테니 돈을 줄 수 있느냐'라는 제안을 하고 시험일 직전 불상지에서 H에게 시험문제(답)를 전달하였으며 5급 내부채용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한 H로부터 시험일을 전후하여 미상의 금액을 수수함으로써 법령, 정관 및 제규정 등의 직무명령을 어기고 언론에 위와 같은 내용이 보도되어 피고의 명예와 위신을 심각하게 손상하고 공직문화를 문란하게 하였으며,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에 요구되는 신의칙상 의무를 위반하였다."라는 등의 사유로 해임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는 같은 날 원고를 해임하였다(이하 위 해임처분을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한다).

다.

관련 사건의 경과

1)

피고의 다른 직원들에 대한 형사사건

피고의 직원인 G과 한국생산성본부 I은, "공모하여 3급 승진시험과 5급 채용시험에 응시하는 피고의 직원들에게 사전에 답안 등을 제공하여 위 응시자들이 제공된 답안을 암기한 후 시험에 응시하게 하고 그 대가로 금원을 제공받음으로써, 위계로써 피고로부터 3급 승진시험 및 5급 채용시험 대행업무를 위탁받은 한국생산성본부 사회능력개발원 리크루트센터의 업무를 방해하였고,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라는 범죄사실 등으로 2014. 5. 28. 유죄판결을[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14고단4, 27(병합) 판결] 선고받았고, 피고의 직원인 J, K은 "G, I 및 각 부정응시자와 순차 공모하여 위계로써 한국생산성본부 사회능력개발원 리크루트센터의 업무를 방해하고, I, G과 순차 공모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라는 범죄사실로 2014. 5. 28. 및 2014. 7. 16. 유죄판결[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14고단7, 254(병합, 분리) 판결]을 선고받았으며, 위 제1심 유죄판결들은 그 후 항소기각판결로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소송

가)

원고는 2014. 3. 25. H에게 사전에 승진시험문제를 제공한 사실이 없어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피고가 한 이 사건 해임처분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해고무효확인 소송(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4가합100981)을 제기하였다.

나)

위 법원은 2015. 12. 4. "① 원고와 H에 대한 비위행위에 대한 증거는 G, J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이 유일한데, 원고는 2006, 2. 11. 피고가 실시한 승진시험에 응시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G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H에 대하여는 'H에게 시험문제 제공에 대하여 제안하지 않았으므로, 대가를 받고 답지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원고에 대하여는 '원고에게 대가를 받고 답지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여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번복한 점, ② G은 홍성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던 2014. 3. 31. 피고의 사장에게 '원고에게 승진시험 관련 시험지나 답안지 등을 사전에 제공한 적이 없고, 특히 그러한 대화나 제의를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기도 한 점, ③ 원고, H과 관련한 J의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의 진술내용은 원고, H의 비위내용을 G으로부터 들었다는 것일 뿐이고, 그 밖에 원고, H의 비위행위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 역시 존재하지 아니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H에게 5급 시험문제와 답을 건네주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워 징계사유가 없다."라는 이유로 이 사건 해임처분은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해임기간 동안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다)

피고가 위 판결에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서울고등법원 2016나2004295)은 2016. 12. 23.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다만 원고의 청구취지 확장에 따라 피고에게 지급을 명하는 임금 등의 액수가 증가하였다)을 선고하였고, 이는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2006. 7. 28. 선고 2006다17355 판결 참조).

앞서 본 기초사실과 갑 제2, 3, 4, 5, 6, 14, 15, 16, 19, 20,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임처분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없었고 피고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러한 사정을 알아볼 수 있었음에도, 언론을 통하여 피고 직원들의 부정시험 연루 사건이 수차례 보도되고 피고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위 사건에 가담한 직원들 여러 명을 일괄하여 징계처분하려다가 원고의 부정행위가 실제로 있었는지에 관하여는 별다른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고 행하여진 것으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할 수 없음이 분명하므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또한 부당한 징계처분은 근로자 등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불법행위가 되고 그 경우 정신적 손해는 통상손해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가 특별한 손해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가 든 판례는 불법행위에 의하여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없다).

1)

먼저 피고의 직위해제 처분 사유는 원고가 3급 시험에 부정응시하였다는 것인데, 원고는 2003. 1. 2. 승진심사 결과 3급으로 승진한 자여서 위 직위해제 처분이 잘못된 것이 명백한데도 피고는 그 처분을 취소하거나 직위해제 사유를 설명하는 등 원고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의 근거로 수사결과 통보(을 제1, 2호증)를 들고 있는데, 을 제1호증은 G 등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직원들에 대한 것으로 원고는 그 대상자가 아니므로 이를 징계의 사유로 삼을 수 없고, 을 제2호증은 공소시효 도과로 공소권 없음 처분된 직원들에 대한 것으로 원고가 대상자이기는 하나 그 내용이 "원고가 H에게 승진시험 문제를 사전에 제공하고 액수 미상의 금액을 수수하였다는 혐의에 대하여, J의 진술(G으로부터 원고를 통해 H을 합격시켜주었다는 말을 들었다)을 근거로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G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 밖에 원고로부터 시험문제를 미리 제공할 테니 돈을 달라는 제안을 받은 다수의 응시자가 있다는 제보가 있으나 그 신상은 공개할 수 없다."라는 것이어서, 그 내용 자체로 J의 전문진술 이외에는 원고의 범행사실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더구나 J와 G의 진술이 모순되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3)

원고에 대한 수사는 이미 공소시효가 도과한 사건에 대한 것으로 실질적인 혐의유무에 관하여는 수사기관에서 상세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 피고로서는 그러한 사실을 알았거나 법률자문 등을 구해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

4)

위 수사결과 통보는 원고를 포함한 32명의 혐의자에 대한 혐의내용을 간단히 표로 정리하여 요약한 것에 불과하고 관련자들의 피의자신문조서조차 포함되지 않은 것인데, 피고는 원고로부터 수차례 시험문제를 제공한 사실이 없으니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과 징계처분에 대한 심사청구와 재심청구를 받으면서도, 수사기관을 통해 관련자들의 조서나 수사기록 등을 확보하여 검토하거나 달리 혐의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등의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정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5)

원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 이전인 2014. 2. 26.경 충남지방경찰청장에 자신이 부정시험에 연루되었지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여 "G, J가 수사과정에서 원고와 H은 부정시험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는 민원사건 조사결과를 통보받았고, 이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또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재심청구를 할 무렵 G과 J는 수감 중인 교도소에서 원고가 부정시험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사실확인서를 자필로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낸 것으로 보인다. 피고로서는 원고의 혐의사실에 대한 증거로는 J가 G으로부터 원고의 범행 가담사실을 들었다는 진술이 유일한 상황이었으므로 위와 같은 사실확인서까지 받아보았다면 과연 원고가 부정시험에 가담한 것이 맞는지 진지한 의문을 품고 더욱 철저하고 심도있게 심사하였어야 맞다.

6)

피고는 자체적인 수사권한이 없고 법률자문을 받아 이 사건 해임처분을 행하였으므로 이는 정당하고 피고에게 아무런 고의·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법률사무소 등을 통해 자문을 구한 내용은 주로 징계시효 등에 관한 것이고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의 존부나 양정 등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는 법률에 의해 국가의 전액 출연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으로서 소속 직원에 대한 징계처분을 하려면 징계사유의 진위 등에 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확인절차를 거쳤어야 마땅하다.

3.

손해배상의 범위

원고의 나이와 가족관계, 원고가 이 사건 해임처분 이전까지 피고의 직원으로 34년간 성실하게 근무해 왔던 점, 원고가 해임될 당시 나이가 만 54세였고 현재 나이가 만 57세로서 복직하거나 다른 직장에 취업할 기회를 갖기가 사실상 어려운 점, 원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 무렵 3급 직위에서 11년간 재직한 자로서 2급 승진 심사대상자였는데 해임처분으로 인해 승진 등의 기회를 원시적으로 박탈당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의 직업에 관련한 인격권과 명예감이 현저히 훼손되었을 것으로 평가되는 점, 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원고가 직장을 잃고 이후 해고무효확인 소송 절차가 3년 가까이 진행됨으로써 원고와 가족들의 불안정한 지위와 경제적 곤란함 등이 가중된 점, 다만 원고가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하였고 해임된 기간 동안의 임금 등은 모두 지급받게 됨으로써 재산상 손해는 회복하게 된 점, 또한 뒤늦게나마 해고무효확인 소송과 이 사건 소를 통해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이 부당한 것으로 밝혀져 원고와 가족들의 명예감을 다소라도 회복할 수 있게 된 점, 피고가 원고를 사업장에서 몰아내기 위하여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어 내는 등 악의적인 방법으로 원고를 해임시킨 것은 아닌 점, 다른 손해배상 사건과의 형평성 등 기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위자료 액수는 원고에게 1,000만 원, B에게 100만 원, C, D, E에게 각 50만 원, F에게 2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와 선정자들에게 위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해임처분 다음날인 2014. 3. 4.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2. 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와 선정자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