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 대한 공증인가 법무법인 사명이 2015. 3. 3. 작성한 2015년 증서 제399호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이 법원이 2016카정82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16. 11. 30. 한 강제집행정지 결정을 인가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5. 2. 26.경부터 2016. 10. 26.경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C 미용실(이하 '이 사건 미용실'이라 한다)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5. 2. 26.경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15. 3. 3. 공증인가 법무법인 사명 2015년 증서 제399호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경업금지의무 위반 및 취업 규제기간 위반 또는 약정기간 미준수에 따른 1,000만 원의 위약금 지급 채무가 있음을 승인하고, 피고가 최고한 날로부터 5일 이내 이를 변제하며, 이행최고일로부터 20일이 경과한 날부터 연 20%의 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고,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 즉시 강제집행을 당하여도 이의가 없음을 인낙하다"는 내용의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다.
원고가 2016. 10. 26.경 이 사건 미용실을 그만두자, 피고는 2016. 11. 21. 이 사건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6타채7367호로 원고의 주식회사 신한은행, 농협은행 주식회사에 대한 예금채권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한편 원고는 2016. 12. 9.경부터 'D'라는 미용실에서 근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0, 11, 12호증, 을 제1, 2, 8,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는 원고를 억압, 겁박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공정증서의 내용에 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서명을 강요받았다. 결국 이 사건 공정증서는 근로자인 원고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무효이고,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피고
원고는 피고의 지시, 감독 없이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했고, 피고로부터 매출액에 대한 배당액을 지급받았으며, 영업시간, 지각, 결근, 조퇴 등이 자유로웠고, 미용도구들을 소유했으며,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는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 스스로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정증서는 유효하다.
원고는 2016. 10. 26.부터 무단으로 이 사건 미용실에 나오지 않았고, 2016. 12. 9.경부터 다른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바, 이는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13조를 위반한 것이다. 피고는 원고의 고객 유인, 담당 디자이너의 부재로 인하여 환불 등 손해를 겪고 있다.
판단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근로자가 그 보수를 정액의 월급이 아니라 자기가 제공한 근로의 양에 따라 수입의 일정비율을 수당의 형식으로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근로형태가 사용자와의 사이에 있어서 사용종속관계를 유지하면서 특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92. 6. 26. 선고 92도674 판결 참조).
위 각 증거와 갑 제1, 2, 3, 4, 5, 6, 7, 13, 15호증, 을 제6, 7, 12,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에 위 판단기준을 적용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은 이 사건 계약의 문구, 형식과 원고가 매출액과 연동하여 보수를 받았다는 사정이나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4대 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하였다는 등과 같은 을 제3, 5, 16, 1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및 을 제11, 1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미용실의 직원들은 카드를 이용하여 출근, 퇴근 시간을 입력하였다. 이 사건 미용실에서는 출근, 퇴근 시간을 어기거나 무단 결근할 경우, 인턴, 디자이너에게 그 직위에 따라 벌금을 부과하였다.
이 사건 미용실은 소속 직원들을 상대로 영업회의, 교육을 하였는데, 이에 불참하거나 지각할 경우 인턴, 디자이너에게 직위에 따라 벌금을 부과하였다. 이 사건 미용실에서는 매일 10분 조회를 통해, 인사, 근태 체크, 용모복장 등을 확인하고, 함께 구호를 외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는 직원들에게 3개월간 평균매출과 현재 매출을 비교하는 등의 방법으로 목표 매출 달성을 독려하고, 목표 매출 미달성시 본사 교육에 참가할 것을 강제하였다.
피고는 직원들에게 구비물품을 구체적으로 공지하고, 사진 전송을 통해 물품구비 여부를 보고하도록 하였고, 불이행할 경우 벌칙을 부과하였다. 원고도 구비물품에 대하여 사진을 전송하여 보고하였다. 또한 피고는 매장 마감 후 원고를 포함한 직원들에게 메인트레이의 정리상태를 확인받았고, 우수하거나 미흡한 경우 포상, 연장근무 등을 부과하였다.
피고는 고객을 담당하지 않는 미용사를 계산대, 문 앞 등에 서있게 하였고, 그 시간이 적은 경우 벌금을 부과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미용실에 출근하지 않자, 다른 미용사들에게 원고의 선불회원권 고객에 대한 미용시술 업무를 대신하게 하였다.
원고는 가위, 빗, 헤어드라이기 등 업무 특성상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물건 외에는, 피고가 공급하는 미용재료와 미용기계 등을 사용하였다.
피고는 미용실 고객에 대한 요금을 획일적으로 정하고, 선불회원권 고객에 대한 관리도 직접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가 고객 배정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15. 9. 16.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계약서와 유사한 내용으로 계약기간을 2017. 2. 27.부터 2018. 2. 26.까지, 손해배상예정액을 2,000만 원으로 한 용역계약서와 매출수수료 적용 동의서, 영업비밀 및 정보보호 동의서, 개인정보의 제공 및 사용 동의서, 담보제공 서약서를 작성하고, 이에 기하여 법무법인 사명 작성 2015년 증서 제1995호로 2,000만 원에 대한 채무변제(준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계약 기간 중에 약 1년 6개월 이후의 계약관계에 관하여 손해배상예정액을 증액한 용역계약서와 공정증서를 임의로 작성하였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이 사건 공정증서의 효력
결국 원고와 피고의 고용관계에는 근로기준법이 당연히 적용된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위반한 사용자를 형사처벌까지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근로기준법 제114조). 그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시의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 이는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정증서는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비밀유지의무, 겸직 및 경업금지 의무, 고객, 거래처 및 종업원 등의 유인 금지 의무를 위반하거나, 이 사건 계약의 이행과 관련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약정기간을 미준수하는 경우에 피고에게 사전 약정한 금액을 반환하기로 한 것으로 결국 근로계약 불이행에 따른 위약금 내지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약정에 기한 이 사건 공정증서는 근로기준법 제20조의 규정에 반하여 무효이고,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나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