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 대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7. 12. 28.자 2017가소22216 이행권고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이 법원이 2018카정1013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18. 3. 30.에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인가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환경 정화 및 복원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천안시로부터 2011. 6.경부터 2016. 6.경까지 천안시 동남구 C에 있는 D 처리시설(이하 '이 사건 처리시설'이라 한다)에 대한 경영을 위탁받아 이를 운영하였다.
원고의 이 사건 처리시설의 운영을 위한 조직으로는 운영소장과 운영팀장의 산 하에 3개의 운전팀(운전팀장 1인과 운전원 3인으로 구성)과 1개의 공무반(공무반장 1인과 공무팀원 2인으로 구성)이 있고, 운영소장과 운영팀장, 공무반은 주간에 근무하며, 3개의 운전팀은 3조 2교대 근무로, 9일 단위로 주간(07:00부터 18:00까지) 3일 근무, 2일 휴무, 야간(18:00부터 익일 07:00까지) 3일 근무, 1일 휴무의 주기로 1개월에 약 20일간을 근무하였다.
2012. 9.경 개정되어 2013년도부터 시행된 원고의 취업규칙 제54조는 '직원의 임금은 연봉제로 하며 연봉에는 교대근무시의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휴가근로수당 등 제수당이 포함된 것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피고는 2014. 3. 11.경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운전팀에 소속된 운전원으로 입사하였다가 약 8개월 근무 후 운전팀장으로 승진하였고, 2016. 6. 1. 퇴직하였다.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2015. 4. 22. 작성한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 을 제26호증의 2)에는 다음과 같이 포괄임금약정이 기재되어 있고, 원고는 근로기간 동안 피고에게 위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기본급과 제 수당을 합한 일정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지급하였으며, 원고가 다른 운전팀장, 운전원과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도 같은 취지로 포괄임금약정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의 대표이사 E는 2017. 10. 16.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으로부터 피고에 대한 2014, 3.부터 2016. 5.까지의 연장·야간근로수당 14,259,698원과 이로 인한 퇴직금차액 1,561,207원 합계 15,820,905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죄의 범죄사실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피고는 2017. 12. 13. 원고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7가소22216호로 위 15,820,90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17. 12. 28. 위 법원으로부터 '원고는 피고에게 15,820,905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6.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이행권고결정(이하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이라 한다)을 받았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하여 2018. 1. 18. 위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호증, 을 제1, 4, 5, 7, 8, 17, 22, 2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와의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에 따라 정한 포괄임금 및 이에 따라 계산된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음에도, 피고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추가로 연장·야간근로수당과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되었는바, 피고의 임금 및 퇴직금청구권이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허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기본급, 수당 등의 항목이 급여명세서에 기재된 기본급, 수당 등의 항목과 일치하지 않아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된 것인지 분명치 않고, 피고가 담당한 업무가 감시 또는 단속적 업무로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무효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연장·야간근로수당과 포괄임금에 포함되어 지급된 정액의 수당과의 차액 상당의 임금채권 및 이러한 차액에 따라 추가로 발생하는 퇴직금채권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판단
관련 법리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7 제1항은 이행권고결정에 관하여 피고가 일정한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하거나 이의신청에 대한 각하결정이 확정된 때 또는 이의신청이 취하된 때에는 그 이행권고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확정판결에 대한 청구이의 이유를 변론이 종결된 뒤(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이 선고된 뒤)에 생긴 것으로 한정하고 있는 민사집행법 제44조 제2항과는 달리,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8 제3항은 이행권고결정에 대한 청구에 관한 이의의 주장에 관하여는 위 민사집행법 규정에 의한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 관하여는 그 결정 전에 생긴 사유도 청구에 관한 이의 의소에서 주장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위 소액사건심판법 규정들의 취지는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 확정판결이 가지는 효력 중 기판력을 제외한 나머지 효력인 집행력 및 법률요건적 효력 등의 부수적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고, 기판력까지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다34190 판결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17조 전문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56조는 연장근로(제53조 제59조 및 제69조 단서에 따라 연장된 시간의 근로를 말한다), 휴일근로,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사이의 근로를 말한다)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들과 통상임금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의 규정 등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근로자가 실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한편,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그러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참조).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입사할 당시 작성한 근로계약서가 제출되지는 아니하였으나, 갑 제2, 4, 5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가 입사할 당시부터 원고의 취업규칙 제54조는 포괄임금제를 규정하고 있었고, 피고도 입사 당시 위 취업규칙에 관한 회람 결과서에 서명하여 이를 확인한 점, ② 이후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약정한 기본급과 제 수당을 합한 일정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지급받았던 점, ③ 2015. 4. 22.자 근로계약서에는 포괄임금제가 명시되어 있는 점, ④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기본급, 수당 등의 항목이 급여명세서에 기재된 기본급, 수당 등의 항목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월 급여액에 차이가 없는 이상 원고는 피고에게 포괄임금약정에 따른 월 급여액을 지급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점(원고는 피고에 대한 소득세 부과대상 금액을 줄이기 위하여 근로자들과 합의 하에 이를 전용하여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가 입사할 당시부터 원고와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고, 포괄임금으로 정한 월급여액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유효한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3, 7호증, 을 제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운전팀에 소속된 운전원들은 운전팀장을 보조하면서 순찰업무를 주로 담당하였는데, 순찰업무는 이 사건 처리시설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온도와 수치 등을 확인하여 이를 무전으로 운전팀장에게 보고하며 순찰을 마친 후 대기실에서 업무일지를 작성하는 업무로서, 매 시간마다 10분 내지 20분 정도 순찰이 이루어졌고, 최초 교대근무를 시작한 시점에는 운전원 3인이 각자 구역을 순찰하나 이후 각 운전팀 별로 자체적으로 순번을 정하여 운전원 1명이 이를 수행하고 나머지 운전원 2인은 대기실에서 대기하여 결과적으로 운전원이 3시간에 1번 정도 10분 내지 20분간 순찰업무를 실시하였던 점, ② 운전원은 순찰업무를 수행하던 중 이 사건 처리시설을 점검하여 윤활유를 공급하는 등의 간단한 정비작업을 하기도 하였으나, 이 사건 처리시설에 이상이 있는 경우 운전팀장에게 보고하여 공무팀으로 하여금 이를 수리하도록 하였는데, 공무팀으로 하여금 이를 수리하도록 하는 경우는 운전원 F의 근무기간인 2012. 8. 27.부터 2016. 6. 1.까지를 기준으로 10회 정도로 많지 않았던 점, ③ 이 사건 처리시설에서 생산된 하수슬러시를 운반하기 위하여 2일에 1회 정도 운반차량이 출입하였는데, 운전원들이 그 운반을 위한 작업을 일부 담당하기도 하였던 점, (4) 운전원이 순찰 업무를 하지 않고 대기실에 있던 시간 동안은 이 사건 처리시설에 이상이 발견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기실에서 대기하는 외에 별도로 부여된 업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가 운전원으로 근무하였던 기간 동안은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감시·단속적 업무에 해당하여 정확한 실근로시간의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또한 앞서 본 증거들과 을 제12,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운전팀장은 순찰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순찰업무를 수행하는 운전원으로부터 무전으로 온도와 수치 등을 보고받아 일지에 기재하고, 운전실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기계를 운전하는 업무를 담당하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운전원에게 무전으로 연락하여 이를 정비하도록 하거나 공무팀으로 하여금 이를 수리하도록 전달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던 점, ② 이 사건 처리시설은 기본적으로 자동화되어 있는 시설로서 운전팀장이 이 사건 처리시설의 운전을 담당하였더라도 자동화된 시스템에 따라 운전되고 있는 이 사건 처리시설의 이상 유무 및 경고 등을 확인하여 이를 관리하는 업무가 주된 업무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근무시간으로 지정된 시간 동안 운전팀장이 운전실에서 기계 운전을 담당하기는 하나, 항시 기계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고 자동화되어 운전되는 이 사건 처리시설의 정상적인 작동을 감시하는 업무가 주된 업무라고 볼 것이어서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가 운전팀장으로 근무하였던 기간 동안은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이 사건 처리시설의 정상 운전여부를 감시하는 것을 본래의 업무로 하여 신체 또는 정신적 긴장이 적은 업무로서 감시적 업무에 해당하여 정확한 실근로시간의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나아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3조 2교대 근무에 따라 9일 단위로 72시간을 근무하여 1개월에 약 240시간(30일 기준)이 근무시간에 해당한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위와 같은 근로형태의 특수성 때문에 근로기준법상의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시간외근로와 야간 및 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되는 반면 그 근무의 강도는 이 사건 처리시설의 이상 유무 등에 따라 격차가 커 실제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 피고의 위와 같은 근무시간을 모두 실제근로시간으로 인정하고 시간외근로, 야간 및 휴일근로에 따른 할증임금을 고려하더라도 운전원 또는 운전팀장으로서의 업무강도 등을 고려할 때 피고가 실제 수령한 월 급여액이 부당하게 낮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보면,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피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되어 유효하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원고는 피고에게 포괄임금 및 이에 따라 계산된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여 피고의 임금 및 퇴직금청구권이 남아있지 않다고 볼 것이므로,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인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