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8. 7. 6. 선고 2018고정177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천안시 동남구 B에 있는 C의료원의 원장으로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수의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5. 10. 7.부터 2016. 12. 6.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D의 퇴직금 4,836,179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이 사건 근로자가 2015. 10. 7.부터 2016. 12. 6.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하였음을 전제로 위 근로자가 퇴직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퇴직(退職)'이란 사직, 해고, 합의해지, 정년도달 등 사용자가 존속하면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모든 경우를 포함한다.

기록에 의하면, ① 이 사건 근로자가 2015. 10. 7.부터 2016. 10. 6.까지 1차 고용계약을 체결한 후 근무하였고, 2016. 10. 7.부터 2018. 2. 28.까지 2차 고용계약을 체결한 후 근무하다가 2016. 10. 26.경 희망사직일을 2016. 12. 6.로 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 ② 피고인은 위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았고, 그 무렵 이 사건 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주 2일의 단축근무를 하기로 한 사실, ③ 위 근로자가 단축근무를 하다가 2016. 11. 6.경 다시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병가신청을 한다고 하자 피고인은 위 근로자에게 병가신청은 받아주겠다고 하였는데, 이에 위 근로자가 1개월의 병가신청을 하면서 그 기한을 '사직수리가 되는 날'까지로 정하자 피고인은 위 병가를 승인하지 않은 사실, ④ 위 근로자는 위 병가신청을 한 후에는 이 사건 C의료원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는 위 퇴직 사유 중 합의해지가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사직(辭職)이 문제되는바, 사직이란 근로자 일방의 의사표시로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사직에 관하여는 노동관계법령이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민법상 고용계약의 해지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근로감독관의 의견서에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하므로, 민법 제660조에 따라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 사용자가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월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되어 있으나, 위 법률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 및 위 법률 대통령령 제3조 제1항 제3호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와 같은 '수의사'는 전문적 지식, 기술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등 사유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로서 위 법률 제4조 제2항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 즉 근로자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언제든지 사직을 통고할 수 있고(민법 제660조 제1항),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 있는 때에는 사직을 통고할 수 있으며, 다만 그 사유가 근로자 일방의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민법 제661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 사이에 고용기간을 2016. 10. 7.부터 2018. 2. 28.까지로 정하였으므로, 위 근로자는 2016. 10. 7.부터 1년의 기간 내에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야만 사직을 통고할 수 있는바, 민법 제661조 소정의 '부득이한 사유'라 함은 고용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경우를 말하고, 고용은 계속적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를 파괴하거나 해치는 사실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되며, 따라서 고용계약상 의무의 중대한 위반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된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51675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서 사직을 하게 된 이유에 관하여 주거지가 대전이어서 1년 이상 이 사건 C의료원에 출퇴근하면서 몸이 안 좋아졌고, 동료 수의사로부터 이 사건 C의료원에 녹음기가 설치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피고인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위 근로자는 2016. 8.경 내지 9.경 출퇴근 편의를 위하여 세종시로 이사하였던 점, 위 근로자가 이 사건 C의료원에 녹음기가 설치된 것을 보았거나, 피고인이 위 녹음기를 이용하여 직원들을 감시하였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는 없는 점, 당시 피고인이 이 사건 C의료원에 고용한 수의사는 이 사건 근로자를 포함하여 2명이었기 때문에 위 근로자가 약정기간 전에 사직하면 이 사건 C의료원 운영에 상당한 지장이 예상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위 근로자가 진술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당시 민법 제661조 소정의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매우 의문스럽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가 2016. 12. 6.경 민법 제661조 소정의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퇴직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워서 이 사건 근로자의 사직청구를 수리하지 않고 있던 피고인으로서는 당시 위 근로자가 위 일시경 퇴직하였다는 점에 관한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한대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