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0. 7. 7. 선고 2019고정801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천안시 서북구 B 지하층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상시 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신문보급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 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C의 소속으로 신문배포업무를 하는 근로자 D에게 2019. 5. 31.자에 2019년 6월 7일까지만 신문을 배부하고 그만두라고 하며 해고하고, 해고예고수당 1,898,734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6. 15.부터 2019. 5. 31.까지 C에서 신문을 배포한 D의 퇴직금 7,527,294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나.

유죄로 의심할만한 사정(근로자로 인정할만한 사정)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D의 근로자성에 부합하는 사정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정이 존재한다.

1)

먼저 배포시간에 대하여 살펴보면, 2015. 6. 15.자 계약서에는 배포시간이 오전 6시 30분부터 11시까지, 동절기 11월~2월은 7시부터 배포를 시작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고, 2016. 7. 21.자 계약서에는 별도로 배포시간이 정해져 있지는 아니하다. 실제로는 노숙자가 신문을 가져가지 않도록 너무 일찍 시작하지 않고 배부를 마치는 시간은 시민들의 출근시간 전인 9시 전에 마치도록 정해져서 업무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2)

D의 신문 배포장소가 미리 정해져 있고, 신문을 넣는 배부함의 위치와 각 배부함마다 넣는 신문의 양, 배부하는 코스 등이 정해져 있는 매뉴얼이 존재하였다.

3)

피고인은 D에게 매일 당일 사정에 다른 총 배부부수를 통보하고, 잔지(남은 신문)의 보고를 요청하거나 배부함 스티커 제거와 청결유지 및 그 상태 보고를 요청하기도 하였고, D이 남은 신문을 반납하지 않고 자기 차량에 적재해놓자 경위서 작성을 요구하려다가 철회한 사실이 있다.

4)

D은 월 기본급(2015. 6.경부터 2016. 1.경까지는 월 180만 원, 2016. 2.

경부터 2016. 5.경까지는 월 150만 원, 2016. 6.경부터는 월 165만 원)을 지급받았다.

다.

구체적 판단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앞서 인정한 근로자성에 부합하는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D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고, 설령 D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D이 근로자에 해당하여 D에게 해고예고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내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1)

먼저 배포시간과 관련하여, 신문 배포업무의 특성상 일정한 범위의 시간을 정하여 배포를 하는 것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이를 이유로 계약 내지 업무의 형태가 근로인지 또는 도급인지를 결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피고인이 엄격하게 출퇴근시간을 정하여 놓지 않았다고 보이고, 출퇴근시간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별도로 관리하였다는 사정도 존재하지 아니하며, 실제로 D은 배부를 마치면 별도로 피고인 측에게 보고하거나 사업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바로 귀가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2)

신문을 배포하는 장소가 미리 정해져 있고, 각 배부함마다 배포할 신문의 양이 미리 매뉴얼의 형태로 정해져 있기는 하나, 이 부분 역시 여러 배부함에 신문을 넣어야 하는 신문 배포업무의 특성상 불가피하다고 보인다.

3)

피고인의 지휘․감독 여부와 관련하여, 별도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징계규정 등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D을 비롯한 배포원들의 배포업무를 엄격하게 지휘․감독하였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피고인이 일부 잔지보고나 배부함 관리요청, 잔지 반납요구 등을 한 사실은 있다고 보이나, 이는 신문배포계약상 정해진 D의 의무(계약상 D은 배부함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를 이행할 것을 요구한 정도라고 볼 여지도 상당하다.

4)

계약에 따르면 배포에 따른 비용(차량유류비 기타 부대비용)은 모두 D이 부담하기로 정해져 있고, 실제로 D을 비롯한 배포원들이 자신의 차량과 비용을 이용하여 배포하였으며, 피고인이 차량을 제공하거나 비용을 부담하지 아니하였다.

5)

배포 계약서에는 업무를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로 배포원들 중에는 자신의 아들과 함께 배포업무를 수행한 경우도 있었다고 보인다. 피고인이 제3자가 대행하는 것을 금지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6)

배포원이 배포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피고인이 고용한 다른 근로자가 대신 배포를 하였고, 이에 따라 배포원들에게 줄 배포비에서 일할로 공제하였다고 보인다.

7)

피고인은 D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사업소득세를 공제하였고, D은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다.

8)

D은 2019. 1. 1.경부터는 위 신문배포업무와 중복하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다른 병원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등, 위 신문배포업무와 별도로 다른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9)

피고인과 D은 신문 배포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은 그 형식과 문언상 도급계약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 한다.

판사 김재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