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충남 서천군 B에 있는 C의 실경영자로서, 상시 8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육가공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임금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3. 1. 1.경부터 2024. 10. 24.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D의 2024년 10월 임금 6,068,968원, 연차미사용수당5,971,264원 및 2023. 2. 7.경부터 2024. 10. 24.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 2024년 10월 임금 2,039,752원, 연차미사용수당 2,526,304원 총합14,606,288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각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퇴직금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근로자 D의 퇴직금 11,017,093원, 위 근로자 E의 퇴직금 5,033,353원 총합 16,050,44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각 당사자사이의 합의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주장 및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C의 실경영자가 아니라 그 대표자인 F로부터 지시를 받아 축산물 가공 업무를 총괄하는 근로자에 불과할 뿐,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한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기본적 사실관계
증 제1호증 등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F는 2022. 4. 8. 충남 서천군 B를 사업장 소재지(이하 '이 사건 사업장 소재지'라 한다)로 하여 육가공업 등을 하는 개인사업체인 C을 개업하였다. 그 밖에 F는 전남 무주군에 법인사업체인 G도 함께 운영하면서 H㈜에 고춧가루와 고기 등을 납품하여 왔다.
피고인은 2023. 1. 1. 친구인 F와 사이에 월 임금 500만 원 등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C에서 현장 관리자(직함 '이사')로 가공 업무에 관해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는 업무를 하였다.
C(개인사업체)에 근로자로 일하던 D와 그 배우자인 E는 2024. 10.경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인은 2024. 10. 15. C(개인사업체)과 동일하게 이 사건 사업장 소재지를 사업장으로 두고 법인사업체인 C㈜를 설립하였다. 그 과정에서 H㈜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장 소재지에 위치한 공장 등을 임차하는 한편, C(개인사업체)에 근무했던 I, J 등 직원들을 C㈜의 근로자로 채용하였다.
D와 E는 2024. 10. 28. 임금 등 체불을 이유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여, 이 사건 수사가 진행되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 출석해 '자신이 C(개인사업체)의 실경영자'라고 진술하였다.
C(개인사업체)은 2025. 1. 31. 폐업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5조는 이 법에서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4. 11. 26. 선고 2004도628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먼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C(개인사업체)의 실경영자라고 진술한 사실, ② 피고인이 C에서 '이사' 직함으로 관리자로서 현장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했고, 증인 D의 증언에 의하면 'G과 함께 C을 함께 운영하던 F가 C에는 자주 오지 않았고, 피고인이 포괄적으로 C을 관리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③ 앞선 사정에서 보면 F가 친구인 피고인에게 C 근로자의 채용, 임금 등 근로조건 결정 등을 전적으로 맡겼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수 있는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이 C의 실경영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는바(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위와 같은 기본적 사실관계 및 증인 F·J의 각 증언 등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36조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1항이 정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C(개인사업체)의 대표자는 F이고, F는 자신이 실제 C을 운영한 자라고 증언하였다. J의 증언이나, I이 C에서 퇴직한 뒤 다시 피고인이 운영하는 법인사업체인 C㈜에 입사하였는데 I의 퇴직금 등을 F가 지급한 점(증 제7, 8, 9호증), F가 실제 사업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음에도 이와 같이 진술한 점 등에 비춰 보면, F의 증언에 신빙성이 높다.
피고인이 C의 실경영자라고 진술하기는 하였다. 그런데 F의 증언 등에 의하면, F 자신이 2024. 4.~5.경 과세 등이 이어져 집 경매 등으로 난처한 상황에 처해지고 D 등과 마찰로 인한 문제까지 불거지는 등 더 이상 C을 운영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 C을 폐업하고 이 부분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하자, 피고인이 H㈜과의 거래관계를 존속·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순수한 책임을 지는 경영자로서 탈바꿈하기 위해 새롭게 법인사업체인 C㈜를 설립한 것으로 판단된다. F가 운영한 C을 바탕으로 새롭게 C㈜를 설립해사업을 경영하려던 과정에 있었던 피고인으로서는 친구인 F의 부탁을 받고 수사기관에서 사실과 달리 상황을 진술할 여지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C의 폐업과 새로운 법인사업체의 신설 과정에서 동시에 불거진 상황이고, 이 사건 이전에 근로자의 고용·해고 등에 피고인이 관여한 정황이 없는 반면, F가 K이나 L의 해고에 결정권한을 행사하였다. 또 C(개인사업체)의 기존 직원들과의 임금·퇴직금 등 정산을 F가 하였고, C㈜는 이들을 새롭게 고용하였기 때문에 개인사업체인 C과 법인사업체인 C㈜은 서로 뚜렷이 구분되는 사업체이므로, 피고인이 이전의 C에서 관리자인 '이사' 직함으로 일을 하였다고 하여 근로자들의 임금 체불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했던 지위에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회사 내에서 공장장, 현장소장 등 직책을 맡고 있는 자가 그 공장, 건설공사 현장등 일정한 범위의 사업장의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자신의 책임 하에 독립적으로 근로자들을 채용하고 작업을 지휘·감독하면서 회사 돈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업무를 했다면 임금체불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위반의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사건에 피고인이 그러한 책임을 부담하면서 독립적으로 근로자들을 채용·해고하거나 임금 등을 F의 의사에 영향 없이 결정하는 등의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다. D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월급 등에 대한 조건은 최종적으로 F가 결정하는 구조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한다.
판사 이홍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