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5. 1. 8. 선고 2014구합147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 등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1호증의 2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용역업체의 변경과 고용계약의 체결 등

⑴ 참가인은 2001. 5. 31. 설립되어 서울 중구에 본사를 두고 약 22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수도계량기 검침・상하수도설비공사・위생관리용역업 등을 하는 법인이다.

⑵ 서울특별시 상수도사업본부 산하 중부수도사업소 관할 지역의 상하수도 계량기검침과 점검 업무 등은 2012. 7. 22.까지는 소외 HSI 주식회사(이하 'HSI'라 한다)가 위 사업소 측과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수행하여 오다가 위탁기간이 만료되면서 새로 실시한 업체 선정 입찰에서 참가인이 그 위수탁용역업체로 선정(변경)되었다.

이에 따라 참가인 회사는 위 사업소 측과의 사이에서 용역기간을 2012. 7. 22.부터 2014. 7. 21.까지 2년으로 하는 용역계약 내지 위수탁계약을 체결하였다.

⑶ 한편, 원고는 위 HSI가 위수탁업체이던 2011. 7. 22.경 그 회사에 입사하여 상수도 검침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이 위수탁업체 변경(HSI에서 참가인 회사로의 변경)이 이루어지자 원고는 2012. 7. 22.경 새로이 수탁업체로 선정된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서 계약기간을 '2012. 7. 22.부터 2013. 7. 21.까지' 1년으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계속하여 수도검침원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 참고사항 ] 논의의 편의를 위하여, 위 새로운 근로계약의 체결과 관련하여 여기에서 정리하여 둘 것이 하나 있다. 즉, 위 업체의 변경 무렵 원고가 참가인과 사이에서 작성한 근로계약서가 두 가지라는 점이다.

즉, 원고가 제출한 갑 제3호증의 1, 2 각 근로계약서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은 거의 동일한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2통 작성하였는데 그 내용을 보면 계약기간이나 업무의 내용, 작성일자 등은 완전히 동일하고(근로자의 주소・성명 등 인적사항과 월급액수가 공란으로 되어 있는, 같은 서식을 이용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오직 한 가지 임금의 액수만이 1,650,000원과 1,600,000원으로 상이하다. 이들 계약서는 동일한 시점 즉 그 작성일자인 2012. 7. 22.에 동시에 작성된 것이 아니라 원고 주장처럼 업체 변경 직후 최초로 월 임금액수가 165만원인 근로계약서(갑 제3호증의 1)가 작성되었다가 약 1개월 뒤에 월 급여액수를 약간 줄여서 160만원으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갑 제3호증의 2)가 다시 작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래에서 보는 노동위원회 불복신청 등의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보인 태도 등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쌍방 당사자(원고와 참가인)는 공히 급여액수를 낮춘 것을 유효한 계약서로 간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는 위 각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계약기간과 업무내용 등은 소송상의 쟁점과 일정 부분 연관을 가지지만 급여액수는 별다른 관련이 없으므로 위와 같이 2가지의 계약서가 작성되었다는 것이 별다른 법률상의 의미를 부여받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정을 '참고사항'으로 정리하는 것은, 원고가 실질적으로는 2011. 7. 22.경 HSI와 처음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2. 7. 22.경 참가인과 재차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2회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3회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게 된 경위를 미리 밝혀 둠으로써 이에 관한 원고의 실제 주장(3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과 아래에서 정리하는 원고 주장의 요지(재차의 근로계약 체결) 사이의 괴리를 없애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다.

나.

참가인의 고용관계종료 통지 및 이에 대한 원고의 구제신청 등

⑴ 참가인은 2013. 6. 14.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와의 재계약 여부를 심의한 후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의결한 다음 2013. 6. 21.경 원고에게 '2013. 7. 21.부로 근로계약이 만료된다'는 취지의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를 하였다.

⑵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3. 9. 1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13. 11. 12.자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초심판정)하였다.

⑶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3. 11.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4. 2. 5.자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① 비록 법률의 규정에 따라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지만 이는 형식적인 행위일 뿐이라서 기간이 만료되면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갱신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였던 점, ② 상하수도검침업무 등과 관련하여서는 통상 2년 주기로 위수탁업체가 변경되어 왔고 그러한 수탁업체의 변경과정에서 예외없이 고용승계가 이루어졌던 점, ③ 이에 따라 원고 역시나 변경 전 업체(HSI)에 최초로 채용되었지만 새로 수탁업체로 선정된 참가인과 별다른 교섭이나 이의제기 없이 곧바로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2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던 점(이는 사실상 '고용승계'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등에 비추어, 2013. 7. 22. 당시 원고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고,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근로계약의 갱신과 관련하여 원고보다 나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는 원고 이외의 다른 근로자들과 사이에서는 참가인이 근로계약을 갱신한 점에 비추어 이 사건 통지는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에 반하고 형평의 원칙에 위배되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요지로 주장한다.

나.

이 법원의 판단

⑴ 먼저, 이 사건 근로계약이 그 계약서의 문언 그대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인지 여부를 보기로 한다.

무릇,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2247 판결,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1998. 5. 29. 선고 98두62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계약기간을 2012. 7. 22.부터 2013. 7. 21.까지로 명시함으로써 1년으로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16조에서 계약직의 근로계약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그에 따라 위와 같이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을 뿐이다"라고 주장하나, "근로계약은 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것과 일정한 사업의 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것 외에는 그 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16조는 2007. 6. 30.까지만 유효한 조항으로서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근로계약기간에 관하여는 위 근로기준법 제16조가 아니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1 등이 적용되고 있어 1년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2년의 기간 범위에서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이 가능하였고, 여기에다가 앞서 지적한 것처럼 원고와 참가인 모두 계약기간을 명시하여 계약을 체결한 사실에 대해서 이견이 없는 점, 원고 스스로도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 할 것이며,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라고 볼 것은 아니다.

※1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기간제근로자의 사용) ①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각호는 생략).

②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

⑵ 다음으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를 보기로 한다.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퇴직 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고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근로계약 갱신이 반복되는 관행이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갑 제21호증의 2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참가인의 취업규칙이나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근로계약 갱신의 요건과 절차를 정하고 있지 않고, 취업규칙 제44조에 의하면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때 참가인은 사원을 퇴직시킬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 ②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 이전에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었던 점(이 부분과 관련하여 원고가「수탁업체들과 총 3번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중 두 번은 참가인과 체결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법률적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라는 점은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다), ③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은 2012. 7. 22.부터 2013. 7. 21.까지 총 12개월에 불과한 점, ④ 참가인 회사에서 고용되었던 근로자 중 원고를 포함한 4명은 계약기간 종료 이후 참가인 회사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점, ⑤ 원고 내지 그의 남편인 소외 B는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참가인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계약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와 관련하여 원고와 위 B는 지방노동위원회의 심문기일에서는 그 사실의 존부를 묻는 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참가인 회사 측에서 재계약 내지 계약 갱신의 약속을 한 적은 없다」는 사실을 시인하기도 하였던 점※2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지방노동위원회 심문기일 진술 발췌

공익위원 : 신청인(원고)은 보니까 근로계약서에는 뭐 갱신에 얘기도 없고 뭐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데,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재계약을 해주겠다고 그런 주장이 있던데 누가 그런 얘길했어요?

대리인(원고의 남편 B) : 누가 그런 얘기 한 것은 아니고요. 언제 그 창원토탈(참가인) 전에 HSI 회사에서 취업를 해서 근무를 했거든요. 근무를 하고 1년 후에 HSI가 용역에서 탈락이 되다보니까 창원토탈에서 용역을 인수를 했지 않습니까. 인수를 해서 근로계약을 다시 작성해가지고 지금 근무를 했습니다. 그러면 그것은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에 1년 이상을 초과해서 작성할 수 없기 때문에, 또 그러고 실제로 취업한 것은 창원토탈에서 취업한 것은 아니고, 전에 있던 회사에서 취업해서 고용이 승계된거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제가 얘기한 겁니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 소속 직원 중 2001년부터 12년 이상 근무한 직원도 있다는 점을 들어 근로계약 갱신이 반복되는 관행이 성립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12년 이상의 근무기간에는 참가인에게 고용된 기간 외에 고용되기 전 다른 회사에 고용된 기간도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위 10년 이상의 근무 기간에 참가인 회사에 고용된 기간 이전의 기간은 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⑶ 따라서 원고가 계약직 근로자로서 갱신기대권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워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갱신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창모(재판장) 정교형 장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