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대전 중구 소재 C병원(구 D병원, 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이다. 이 사건 병원은 주로 혈액투석 업무 등을 수행하는 병원으로서 병상 약 99개, 신장투석기 약 37대 등이 있고, 의사 3명 등 직원이 약 63명 정도 근무하고 있는 병원이다.
피고 대표이사 E와 F은 2007. 5. 경 피고를 설립하였는데, 위 설립 당시 약 20년 동안 병원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한 경력이 있던 원고에게 매월 급여로 500만 원(4대 보험 및 세금은 피고가 납부)을 정액으로 지급하되, 의약품 등 거래처 선정, 직원 고용, 기타 병원 운영 및 관리 등의 업무를 전적으로 담당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원고는 이를 받아들여 2007. 5. 14. 부터 2016. 12. 30. 까지 이 사건 병원에서 행정이사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이와 같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고, 출·퇴근시간, 연차 휴가, 기타 수당도 정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병원에서 행정이사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의약품, 의료장비, 의료폐기물, 식자재, 병원 시설 관리, 매점 등 관련 업체들을 선정하여 계약을 체결하였고, 면접 등을 통해 의사 등 직원을 고용하였으며, 근로조건 변경 및 종료 등에 관한 인사업무를 수행하는 등 병원의 운영 및 관리 업무 등을 총괄하여 수행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승용차 및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5.경부터는 야간 근무 직원들에 대한 관리·감독 및 위급 상황 대비 등을 위하여 이 사건 병원 3층 병실을 개조하여 그 곳에서 숙식을 하면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1. 7. 25. 피고로부터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으로 15,243,951원을 지급받았다. 그런데 원고는 피고의 지시에 따라, 같은 날 의사 G에게 85만 원, 의사 H(개명전 : I)에게 175만 원, 의사 J에게 267만 원, 원무과장 K에게 370만 원, 직원 L에게 1,145,750원을 송금하였고, 2011. 7. 26. 투석환자 차량 운행 대가로 M에게 1,395,000원을 송금하여 합계 11,510,750원을 송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 7호증, 을 제1 내지 10, 17 내지 2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G, M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무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57,099,317원, 미지급 연차 및 공휴일 근무수당(퇴직 전 3년분) 24,749,916원 합계 81,849,233원에서 원고가 기지급받은 12,563,114원(=2017. 4. 20. 자 8,829,913원 + 퇴직금 중간정산금 3,733,201원)을 제외한 나머지 69,286,11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행정이사로서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 동업자 또는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한다. 설령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로부터 매월 500만 원의 포괄임금을 지급받기로 하였으므로 그 외에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수당은 존재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부여된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였고, 피고는 2011. 7. 25. 원고에게 퇴직금 중산 정산금으로 15,243,951원을 지급하였는바 위 돈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돈에서 공제되어야 하며, 피고가 원고 대신 납부한 4대 보험료 및 세금액은 원고의 퇴직금 산정 시 평균임금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또한 그럼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돈이 존재한다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11. 2. 14.자 1,552만 원 및 2011. 7. 18. 자 800만 원 합계 2,352만 원 상당의 대여금 채권을 갖고 있는바, 위 채권액과 상계한다.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원고가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던 사실, 원고에 대하여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 가입되어 원고가 위 퇴직연금을 일부 지급받았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들과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대표이사 E와 F은 2007. 5.경 피고를 설립하면서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운영 등을 전적으로 담당하기로 하였고,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았으며, 출·퇴근시간, 연차 휴가, 기타 수당도 전혀 정하지 아니하였다.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행정이사로서 거래처 선정, 직원 고용 등 병원의 운영 및 관리 업무 등을 총괄하여 수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피고가 제공한 승용차 및 휴대전화를 사용하였으며, 2015.경부터는 이 사건 병원 3층 병실을 개조한 방에서 숙식을 하면서 직원들을 관리·감독하였다. 원고가 이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 대표이사 E에게 관련 사항을 보고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E가 위와 같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원고를 관리·감독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원고는 매월 500만 원의 정액으로 돈을 지급받아 피고 대표이사 E, F과 비슷한 수준의 돈을 지급받았고, 4대 보험 및 세금을 피고가 대신 납부해 주었다.
원고는 2011. 7. 25. 피고로부터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으로 15,243,951원을 지급받았는데, 피고의 지시에 따라 직원 급여 등으로 11,510,750원을 송금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로부터 전혀 연차휴가 및 휴일 근무수당을 지급받지 않았음에도 피고에게 위와 같은 수당의 지급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와 피고의 관계에 비추어 원고가 피고의 강압 등으로 인해 위와 같은 행동을 하였다기보다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 있는 근로자가 아니라 사용자의 입장에 있는 자로서 위와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