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0,573,985원과 이에 대하여 2017. 9. 1. 부터 2018. 11. 15. 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B아파트 신축공사를 시행하면서, 2016. 9. 23. 경 그 중 내장목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에게 도급 주었다.
이 사건 공사는 계약상 준공예정일이 2017. 7. 31. 이었는데(실제로는 2017. 6. 30. 경 피고와 C 사이에 정산이 마쳐졌고, 아파트는 2017. 7. 11. 경 준공됨), 준공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 2017. 3. 경 C이 일용근로자들에게 2017. 1. 과 2017. 2. 노무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해당 근로자들이 노무비의 지급을 요구하면서 작업을 거부하게 되었다.
이에 피고의 D는 C 측 일용근로자들을 대표한 원고에게 2017. 3. 13.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무비 직불동의서(이하 '이 사건 직불동의서'라 한다)를 작성해 주었다.
그 후 2017년 1~3월 노무비는 C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으나, 2017. 4. 이후의 노무비는 미지급 상태이다(2017. 5.말경 대부분의 일용근로자들은 공사를 마쳐 현장을 떠났고, 원고는 하자 처리 등 잔무를 처리하기 위해서 2017. 7.경까지 현장에 근로를 제공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근로를 제공하고 2017. 4. 1.부터 2017. 7. 14.경까지 C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노무비는 10,573,985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6, 17호증, 을 제1~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증인 D, E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청구원인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직불동의서에서 정한 약정("이후 발생하는 노무비 전부")에 따라 C이 원고에게 지급하지 못한 2017. 4. 이후의 노무비 10,573,985원과 이에 대하여 그 약정 지급기일(마지막 노무를 제공한 다음 달 말일인 2017. 8. 31.) 다음날인 2017. 9. 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8. 11. 15.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원고는 최초 양수금 등으로 청구원인을 구성하기도 하였으나, 최종적으로는 이 사건 직불동의서에 기초한 약정금 청구로 그 청구원인을 정리함]
피고의 주장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44조의 3 적용 문제
피고는, 이 사건 직불동의서의 내용에 근로기준법 제44조의 3 규정이 적용되는 것이라는 전제에서, 피고가 C에게 지급할 공사대금이 남아 있는 한도에서, 근로자가 노무비의 지급을 청구할 경우에만 피고에게 그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C에게 지급할 공사대금이 남아 있지 않고,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이 2017. 7. 10. 이전에 피고에게 노무비의 직불을 청구하지도 않은 상황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노무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그러나 이 사건 직불동의서는 피고와 C 사이에 이루어진 합의가 아니고, 피고의 D가 일용직 근로자들 대표인 원고에게 작성해 준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직불동의서에 근로기준법 제44조의 3 제1항 제1호가 적용됨을 전제로 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더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직불동의서의 법적 성격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직불동의서의 내용은 C의 노무비 지급채무를 보증하는 것이 아닌 통상의 직불합의(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에서 정한 직불합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임)에 불과한 것이므로, 피고는 C에게 대항할 수 있는 사정으로 원고에게도 대항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면, 이 사건 직불동의서는 준공을 불과 2~3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입주예정일을 꼭 맞춰야 할 피고 측의 급박한 사정에 따라 원고를 포함한 일용직 근로자들이 작업을 중단하는 등 실력을 행사하면서 노무비의 지급을 요청하자, 피고가 C의 노무비 지급채무를 보증하는 의미로 작성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피고가 제출한 을 제12호증(회의록)의 기재에 따르면, 이 사건 직불동의서가 작성된 다음날인 2017. 3. 14. 피고와 C 측 사람들(피고 D 포함)이 모여서 한 회의 내용에, C이 일용직 근로자들의 노무비를 틀림없이 지급하도록 강조함과 동시에, "예정공정표 일정은 절대 차질 있으면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절대 공기 준수할 것", "일정 준수를 위해 다소 추가비용이 발생하더라도 현장소장은(F소장) 추진할 것" 등의 문구가 존재한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하고, 처분문서인 이 사건 직불동의서(갑 제1호증) 자체의 문언 내용도 그러하다.
당시 피고의 D의 입장에서는, 원고를 포함한 일용직 근로자들의 작업을 재개시키는 것이 시급한 상황에서, 어차피 2~3개월 정도의 인건비만 투입하면 공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고, C과 정산할 공사대금도 충분히 남아 있다는 계산 아래 이 사건 직불동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피고 현장소장의 직불동의서 작성 권한
피고는, 이 사건 직불동의서의 내용이 위와 같이 C의 노무비 지급채무를 보증하는 의미라면, D에게 적법한 작성권한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건설업을 목적으로 하는 건설회사의 업무는 공사의 수주와 공사의 시공이라는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건설회사 현장소장은 일반적으로 특정된 건설현장에서 공사의 시공에 관련한 업무만을 담당하는 자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14조 소정의 본점 또는 지점의 영업주임 기타 유사한 명칭을 가진 사용인 즉 이른바 표현지배인이라고 할 수는 없고, 단지 상법 제15조 소정의 영업의 특정한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에 대한 위임을 받은 사용인으로서 그 업무에 관하여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건설현장의 현장소장의 통상적인 업무의 범위는 그 공사의 시공에 관련한 자재, 노무관리 외에 그에 관련된 하도급계약 계약체결 및 그 공사대금지급, 공사에 투입되는 중기 등의 임대차계약체결 및 그 임대료의 지급 등에 관한 모든 행위이고, 아무리 소규모라 하더라도 그와 관련 없는 새로운 수주활동을 하는 것과 같은 영업활동은 그의 업무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
일반적으로 건설회사의 현장소장에게는 회사의 부담으로 될 채무보증 또는 채무인수 등과 같은 행위를 할 권한이 회사로부터 위임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지만, 현장소장이 방대한 규모의 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과 그 공사에 소요될 장비에 관한 임대차계약의 체결 및 그 대금 등의 지급 등 어느 정도 광범한 권한을 부여받고 있었고, 공사를 함에 있어서도 중기와 같은 장비를 구하기가 어렵고 장비가 투입이 되지 않으면 공사에 큰 지장이 초래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사에 투입되는 중기를 임차하는 데 보증을 하게 되었으며, 그 보증의 내용도 그 공사의 일부를 하도급 받은 중기임차인에게 지급할 공사대금 중에서 중기 임대료 등에 해당하는 만큼을 중기임대인에게 직접 지급하겠다는 것이어서 회사로서는 공사대금 중에서 중기임대료 등에 해당하는 만큼을 직접 중기임대인에게 지급하면 그에 상당하는 하도급 공사대금채무를 면하게 되고 그 보증행위로 인하여 별다른 금전적 손해를 입는 것도 아니었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로서는 현장소장에게 위와 같은 보증행위를 스스로 할 수 있는 권한까지 위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설사 그러한 권한이 위임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 보증행위의 상대방으로서는 이러한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20884 판결). 』
위 판례의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면, 앞서 살핀 것처럼 이 사건 공사를 입주예정일에 맞추어 준공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피고가 C에게 지급할 기성 공사대금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계산 아래 피고 현장소장 D가 이 사건 직불동의서를 작성해 준 것은, 권한 내에서 이루어진 적법한 법률행위로 보기 충분하다(D는 증인으로 나와, 피고 본사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이 사건 직불동의서를 작성한 것처럼 증언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직불동의서 작성을 전후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적법한 위임범위 내에서 이 사건 직불동의서를 적성한 것이라고 인정해도 무방해 보인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가 C의 정규 직원인지
또 피고는, 설령 피고에게 이 사건 직불동의서에 따른 노무비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C이 고용한 일용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C의 정규 직원의 미지급 임금까지 피고가 책임지는 것은 아닐 것인데, 원고는 C의 공무과장 직책을 가진 정규 직원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하다는 취지로도 다툰다.
그러나 이러한 피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고(갑 제4호증의 기재만으로는 부족함), 오히려 원고가 제출한 여러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실제로 근로를 제공한 날만 일당을 받는 일용직 근로자로 보일 뿐이다(예를 들어 갑 제6호증으로 제출된 출근부를 보면, 원고는 실제 근로를 제공한 날에 일당 13만 원을 곱하여 급여가 정해짐을 알 수 있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원고 일부승소(지연손해금 일부 기각)
판사 맹현무
각주1) 근로기준법 제44조의 3 (건설업의 공사도급에 있어서의 임금에 관한 특례)
공사도급이 이루어진 경우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하도급 대금 채무의 부담 범위에서 그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가 청구하면 하수급인이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으로 한정한다)에 해당하는 금액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
각주2) 1.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을 대신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다는 뜻과 그 지급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직상 수급인과 하수급인이 합의한 경우
각주3) (이하 생략)
각주4) C 측 F 소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