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6. 18. 피고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부산에 있는 동부 영업본부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방카슈랑스 영업을 담당하고 있었다.
원고는 2016. 10. 7. 전국 영업본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최된 '2016년 4분기 영업전략 회의 및 연성회'에 참석하였고, 위 행사에는 광주에 있는 서부 영업본부에서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 C, D, E도 참석하게 되었다.
원고는 위 행사 당일 19:00경 저녁식사 중 C 옆에 앉아 원고의 손을 C의 허벅지에 닿게 하고, 20:00경 팔로 C의 등뒤 어깨 아래 부분을 감아 안는 듯한 행동을 하였다. 이어서 원고는 같은 날 20:30경 C에게 '같이 자고 싶다, 나 자러왔는데 같이 자야지'라고 말하였고, 옆에 있던 D에게 '누님이 제일 낫네, 제일 잘할 것 같은데, 나한테 잘해야지, 다른 사람은 잘해주던데'라고 말하였으며, 옆에 있던 서부 영업본부 소속 F차장이 원고를 질책하자, F에게 '형님은 여자로 안보이오, 나는 여자로 보이오.'라고 말하였다. 당시 D 옆자리에는 E이 있었다.
이후 2016. 10. 26. 피고 참가인 사내 게시판에는 원고의 위 행위를 성희롱으로 문제 삼으면서 처벌을 요구하는 취지의 글이 게시되었다.
피고 참가인은 2016. 11. 8. 인사위원회를 열어, 원고가 C, D, E(이하 '피해자들'이라고 한다)에게 성희롱을 함으로써 피고 참가인의 인사규정 및 임직원 행동강령을 위반하였고 그 비위의 도가 극심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을 결정하였다. 원고가 2016. 11. 12. 위 결정에 이의를 신청하였으나, 피고 참가인은 2016. 11. 18. 재심의를 거쳐 다시 원고에 대하여 면직을 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면직처분'이라 한다).
피고 참가인은 2016. 11. 25. 원고에게 해고예고 통보를 하고, 2016. 12. 31. 원고를 해고하였다.
원고는 2017. 1. 26.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위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17. 5. 12. 부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받았고, 2017. 6. 21. 피고에 대하여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2017. 9. 6. 피고로부터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받았다.
이 사건 면직처분과 관련한 피고 참가인의 관련된 규정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호증, 을가 제1 내지 5, 8호증, 을나 제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면직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피고 참가인의 인사규정에서 징계의 종류 중 하나로 정하고 있는 '징계면직'은 '직원의 신분을 박탈하고 2년간 복직을 금지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징계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달리 징계로써 해고를 예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피고 참가인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면직만을 결정하고 해고에 관하여는 별도의 결의를 하지 아니한 채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절차를 위반한 부당해고이다.
임직원 행동강령에서 말하는 징계사유가 되는 성희롱에는 원고의 행위보다 더 무거운 성추행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우연한 신체접촉에 그치는 원고의 행위를 비위의 도가 극심하다거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행위로 볼 수 없고, 피해자들 모두 원고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하였으며, 이 사건 이전에 다른 근로자의 성희롱 사건에 대한 징계 양정이 정직 2개월에 불과했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행위가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면직처분을 한 것은 형평성을 잃은 부당한 징계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면직처분은 피고 참가인이 이 사건을 문제 삼은 노동조합을 의식하여 사내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원고를 본보기 삼아 실제 저지른 비위에 비하여 훨씬 더 무겁게 이루어진 것이므로 부당하다.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이 사건 면직처분의 절차 위반 여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해고는 사용자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키는 행위를 의미하는바, 앞서 인정한 피고 참가인의 인사규정에 의하면, 인사발령 중 '면직'에는 '보직의 해임', '퇴직'뿐만 아니라 '해고'도 포함되고(제13조 제5호), '징계면직'에 관하여 '제59조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자로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징계사유를 일으켰을 경우로 그 결과 장차 근무를 보장할 수 없다고 인정될 때', '징계면직은 직원의 신분을 박탈하고 복직을 2년간 금지한다'라고 정하고 있으며(제63조 제1호), 징계의 종류에는 징계면직, 정직, 감봉, 견책, 경고가 있는데(제62조), 징계처분의 효과면제 및 기록말소 기간을 규정하면서 위 징계의 종류 중 징계면직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하여는 각각 기록 말소 기간을 정하면서도 징계면직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있다(제64조 제1항).
이러한 규정의 문언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참가인 인사규정상 징계면직이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하는 것으로서 그 요건과 효과에 있어서 근로관계의 종료를 전제하고 있는 것이므로, 징계해고와 본질상 다르지 아니하고, 다만 2년간 복직이 금지되는 추가적인 효과가 있을 뿐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피고 참가인의 인사위원회가 원고에 대하여 징계면직을 의결하고 별도의 해고 의결을 하지 아니한 채 원고를 해고했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징계면직이 해고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이상, 원고에 대한 해고 절차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또한 징계해고나 징계파면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한편,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 피해 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일응의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에,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전혀 합리성이 없다거나 특정의 근로자만을 해고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로써 바로 해당 징계처분이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 9. 12. 선고 97누7165 판결,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두4655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3호증, 을가 제5, 6호증, 을나 제1, 2, 4, 6,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비위행위는 피고 참가인이 원고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징계양정도 피고 참가인이 정한 정당한 징계양정기준에 따른 것이라 할 것이므로, 피해자들이 원고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하였다거나 원고가 같은 비위행위를 저지른 전력이 없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유리한 사정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면직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거나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원고의 행위는 피고 참가인 임직원 행동강령 제32조가 금지하고 있는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거나 접촉하는 행위', '음란한 농담을 하거나 음탕하고 상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를 위반한 법령 위반행위에도 해당한다.
원고는 당시 피해자 어깨 아래로 등을 감싸 안는 등 피해자에 대하여 신체적인 접촉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수가 모여 있는 장소에서 직장동료인 피해자들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언동을 하였고, 이에 대한 질책과 항의가 있었음에도 계속하여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굴욕감과 수치심을 일으키는 노골적인 표현을 계속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의 객관적 내용과 여러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신체접촉 또는 그 이후의 성적인 언동이 단순히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회성 행동에 그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그 표현의 노골성 등에 비추어 이와 같은 행위의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도 없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들은 당시 '술집 접대부가 된 느낌', '도저히 그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을 정도의 심한 자괴감' 등으로 당시 느낀 수치심을 표현하였고, '저질 동료들과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창피함', '이런 사람이랑 같은 일을 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움' 등의 표현으로 그 굴욕감을 호소하였던 사실, 피해자 중 일부는 원고가 복직하는 경우 더 이상 원고와 함께 직장을 다닐 수 없을 거 같다고 하고 있고, 실제로 이 사건 직후 상급자에게 원고와 같은 부서에서 일할 수 없음을 피력하기도 한 사실, 피고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 중 여성 근로자의 비율이 약 51% 정도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실제 피해자들이 느꼈을 성적 수치심의 정도가 매우 극심하였다고 판단되므로, 원고의 행위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그 책임이 매우 중하고, 여기에 피고 참가인 근로자 중 여성의 비율이 높은 사정까지 아울러 고려하면 원고의 이와 같은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의하여 피고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 여건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 참가인으로서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하여는 엄중하게 조치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이고, 다수의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보험상품 등을 설명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원고의 직무 내용과 성격에 비추어 보더라도,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이루어진 원고의 성희롱 행위는, 사회통념상 피고 참가인이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를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들이 원고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을나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6. 11. 8. 인사위원회에서 징계면직 결정을 받은 이후 피해자들에게 탄원서의 작성을 요청하였고, 원고가 피해자들과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에 의하면, 피해자들은 최초 원고에 대하여 탄원서 작성을 거부하였으나, 원고의 지속적인 부탁에 따라 탄원서를 작성해 주었던 것이며, 탄원서 작성 문구 또한 원고의 요구에 따라 원고가 원하는 내용으로 수정해주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이 피해자들 명의의 탄원서가 작성된 과정과 경위에 비추어보면 설령 피해자들이 원고에 대한 탄원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고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이 사건 면직처분의 정당성을 상실시킬 정도로 감소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의 행위가 향후 피고 참가인 소속 여성 근로자들의 근로환경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 참가인이 과거 성희롱 사건에 관하여 정직 2개월의 징계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징계대상이 되었던 비위행위와 원고의 비위행위의 정도, 징계 당시의 상황을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으므로, 설령 위와 같은 징계 처분이 있었다고 하여 이 사건 면직처분이 평등원칙에 반한다거나 징계양정에 관한 피고 참가인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피고 참가인이 이 사건 면직처분에 적용한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법령, 관계규정 또는 감독기관의 명령·처분·지시 등을 위반'한 경우로서 '비위의 정도가 극심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는 '면직'을, '비위의 도가 심하거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는 '면직 ~ 감봉'을 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행위는 비록 주취 중에 발생했다 하더라도 이를 '고의에 의한 행위'로 보아야 하고, 원고의 언행 자체가 피해자에게 극심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정도로 노골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동료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언행이 계속된 사정까지 고려하면, 그 '비위의 정도가 극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면직처분은 피고 참가인의 징계양정기준에 따른 것으로서, 원고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피해자를 비롯한 피고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 참가인이 원고의 이러한 행위가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면직처분을 한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거나 평등원칙에 위반되는 등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그리고 이는 원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업무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지 않았다거나 과거에 같은 비위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었다 하더라도 달리 볼 수도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면직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피고의 재심판정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성철(재판장) 박지은 윤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