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공장 근로자들의 근무시간 중에 이루어진 피고인의 현장순회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근거가 있는 정당한 조합활동으로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공장은 타이어 공장으로서 근로자들이 상하, 좌우로 움직이는 기계를 이용하여 작업을 하고 있었고 피고인이 순회하려는 통로를 이용하여 전동차가 다니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 C이 안전상의 이유로 피고인의 통행을 막은 것은 시설관리권에 기한 합리적인 규율이라고 보이는 점, 피고인의 폭력행위를 조합활동으로 정당화 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판단
관련 규정 및 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조는 "이 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은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4조는 "형법 제20조의 규정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 적용된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나 파괴행위는 정당한 행위로 해석되어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에서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628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당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며,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취업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고, 사업장 내의 조합활동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며 폭력과 파괴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도3044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2016. 7. 2. 대전 대덕구 D에 있는 B 대전공장 제1공장에서 오전조근무(06:00부터 14:00까지)를 마친 후, 14:55경 노동조합 간부들과 함께 위 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애로사항이 있거나 일하다가 다치면 노동조합에 연락하라'는 등의 말을 건네며 현장순회를 하였다.
당시 현장순회에 참여한 노동조합 간부는 7명 정도이고,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던 근로자는 제1공장 성형담당 주임으로 근무하는 피해자 C(이하 'C'이라고만 한다)을 비롯한 40명 정도였다.
C은 피고인을 포함한 노동조합 간부들이 공장에 들어오자, 공장에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 앞을 막아서면서 피고인의 현장순회를 저지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나는 현장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팔로 C의 가슴 부분을 1회 밀었다.
당시 공장에 있던 근로자들은 작업복을 착용한 외에 특별한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고, 당시 상황이 촬영된 CD 영상에 의하면 위 공장에 특별히 안전에 위해가 될 만한 설비 또는 장치는 확인되지 않는다.
피고인과 C 사이에 다툼이 일어난 후 피고인은 현장순회를 더 이상 하지 않고 공장을 떠나 병원에 갔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 관련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인이 2016. 7. 2. 14:55경 B 대전공장 제1공장 성형공정 중앙통로에서 C의 가슴 부분을 팔로 1회 밀친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 수단이나 방법,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경위 등에 비추어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우선, 피고인의 현장순회가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이 노동조합 간부들과 함께 위 공장에서 현장순회를 한 것은 위 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한 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인과 위 노동조합 간부들은 오전조 근무를 마친 상태로서 위 현장순회는 피고인 및 위 노동조합 간부들의 취업시간 이외에 행하여졌다. C이 피고인의 현장순회를 저지하며 피고인 앞을 막아서기 전까지 위 현장순회 과정에서 피고인이 폭력과 파괴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현장순회는 일응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C이 피고인의 현장순회를 막은 행위를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현장순회를 할 당시 위 공장에 근로자들의 안전에 직접적으로 위해가 될 요소가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위 공장의 근로자들이 특별한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및 노동조합 간부들이 위 공장에서 현장순회를 함으로써 위 공장에 안전상의 문제가 야기되었다거나 피고인 및 노동조합 간부들이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볼 수 없다. 만약 피고인이 당시 공장에 진입하는 데 안전상의 문제가 있었다면, C으로서는 피고인과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안전장구를 착용하라고 권유하거나 피고인과 노동조합 간부 중 일부에 대하여만 입장을 허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현장순회를 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C이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현장순회를 저지한 것이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C의 저지에 대항하여 피고인이 C의 가슴을 1회 밀친 행위는,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으로서 현장순회를 하기 위한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가슴을 1회 밀친 행위는 현장순회를 저지하는 행위에 대항하기 위한 행위로서 그 수단의 상당성도 인정되며,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보호되는 법익 즉, 근로조건 유지·개선과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이 이로 인하여 침해되는 법익보다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며, 당시 피고인으로서는 C의 저지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달리 C에게 대항하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을 찾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므로 긴급성 및 보충성의 요건도 충족된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현장순회를 할 당시에 공장 근로자들이 근무 중이었기는 하나, 회사 측이 근무시간 중에 이루어지는 노동조합원들의 현장순회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②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당시 공장 근로자들이 위험한 공정을 수행하고 있었거나 피고인이 순회하려는 통로에 위험 요소가 있다는 등의 사실을 확인할 만한 자료는 제출된 바 없는 점, ③ 당시 상황이 촬영된 CD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과 C이 매우 근접한 거리에서 마주서 있는 상태로 피고인이 좌우로 움직이며 계속해서 출입을 시도하고 있고 C은 이를 따라가며 제지하고 있던 와중에 피고인이 C의 가슴 부분을 팔로 1회 밀친 것으로 보이는바, 그 유형력의 행사 정도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회통념상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조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봉길(재판장) 고영식 이혜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