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7. 14. 선고 2018구합10626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3. 4. 7. D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로 임용되어 2009. 10. 1. 교수로 승진하였으며, E병원 성형외과에서 겸임근무를 하였다.

나.

피고는 2017. 9. 29. 아래와 같은 이유로 D대학교 교육공무원일반징계위원회(이하 ‘징계위원회’라 한다)에 원고에 대한 중징계의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다.

징계위원회는 2017. 10. 18. 원고의 혐의사실에 대한 자료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회의를 속행하였고, 2017. 11. 1. 원고에게 별지1 기재와 같은 징계혐의의 요지(이하 ‘이 사건 징계혐의’라 한다)를 통지하였다.

라.

징계위원회는 2017. 11. 20. 이 사건 징계혐의가 국가공무원법 제63조(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서 같은 법 제78조 제1항 제1호 및 제3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파면을 의결하였고, 피고는 2017. 11. 27. 원고에게 파면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18. 6. 20. 기각되었다.

바.

한편, 원고는 아래와 같은 강제추행 및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2019.

2. 14. 강제추행 공소사실에 관하여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받았고, 준강제추행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무죄판결을 선고받았다(대전지방법원 2018고단1551호). 이에 대하여 원고와 검사가 모두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20. 2. 5. 부수처분에 관한 판단누락을 이유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면서 동일한 형을 선고하고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고(대전지방법원 2019노536호), 이에 대한 원고의 상고가 2020. 6. 4. 기각되어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20도2912호). 이에 따라 원고는 D대학교 교수직에서 당연퇴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 8, 10, 37호증, 을 제34 내지 4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가.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할 당시 문제삼은 성희롱적 발언 및 신체적 접촉은 총 25회였으나, 이후 징계의결의 대상이 된 징계사유는 46건으로 늘어났는바, 징계의결 내용이 징계의결 요구서와 다르게 변경되거나 추가되어 위법하다.

나.

원고에 대하여 충분한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다.

원고는 의식이 없는 환자를 추행하거나 간호사 등을 강제추행한 사실이 없고, 간호사 등에 대하여 일부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은 있으나 그것만으로 원고를 파면한 것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3.

관련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징계사유 추가·변경의 적법 여부

1)

징계규정에서 근로자에게 일정한 징계사유가 있을 때 징계의결 요구권자가 먼저 징계사유를 들어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 요구를 하고 징계의결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되 징계위원회는 징계대상자에게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고 이익되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하며 징계의결을 하는 경우에는 징계의 원인이 된 사실 등을 명시한 징계의결서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경우, 징계위원회는 어디까지나 징계의결 요구권자에 의하여 징계의결이 요구된 징계사유를 심리대상으로 하여 그에 대하여만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징계의결이 요구된 징계사유를 근본적으로 수정하거나 징계의결 이후에 발생한 사정 등 그 밖의 징계사유를 추가하여 징계의결을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100919 판결 등 참조). 다만, 징계의결이 요구된 당초의 징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는 징계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2)

교육공무원법 제51조 제1항에 의하면, 교육기관의 장은 그 소속 교육공무원이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각 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해당 징계사건을 관할하는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여야 한다. 교육공무원법 제50조 제2항의 위임에 따른 구 교육공무원 징계령(2019. 2. 26. 대통령령 제295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의하면, 징계의결 요구와 동시에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을 징계혐의자에게 송부하여야 하고(제6조 제7항), 징계혐의자에게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징계혐의자는 서면 또는 구술로서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사실을 진술하며 증거를 제출할 수 있으며(제9조 제2항), 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은 징계의 원인이 된 사실·증거의 판단과 관계법령을 명시한 징계의결서에 의하여 행하여야 한다(제10조 제2항).

위와 같은 규정의 내용과 앞서 본 법리를 종합하면, 징계위원회는 원칙적으로 징계의결이 요구된 징계사유에 대하여만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다만 징계의결이 요구된 당초의 징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는 징계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3)

앞서 든 각 증거와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가 2017. 9. 29. 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면서 제출한 징계의결 요구서에는 징계사유로 ‘F, G, H, I 등 4명이 원고로부터 2010년부터 2017. 8. 22.까지 성희롱적 발언 및 신체적 접촉 등 총 25회에 걸쳐 성희롱을 당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개개의 성희롱 행위를 특정하지는 아니한 사실, 위 F 등 4명의 직장 내 성희롱 고충 신고를 기초로 원고에 대한 조사 및 징계절차가 진행되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비추어 피고는 ‘2010년경부터 2017. 8. 22.까지 F 등 4명이 원고로부터 당한 성희롱 행위’ 전체를 징계사유로 삼아 징계의결을 요구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구체적으로 25회의 특정 성희롱 행위에 대하여만 징계사유를 한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징계혐의 중 F 등 4명을 피해자로 한 성추행 행위(별지1 제1항), 성희롱 행위(별지1 제2항), 신체접촉 행위 등(별지1 제3의 가항) 합계 35건은 피고에 의하여 징계의결이 요구된 징계사유에 포함되므로 징계위원회는 이를 징계사유로 삼아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할 수 있다(징계위원회가 징계의결이 요구된 징계사유에 대하여만 심리·판단할 수 있다고 보는 취지는 징계대상자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피고는 2017. 11. 20.자 징계위원회 개최 전에 개개의 징계혐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원고에게 통지하였고, 위 징계위원회에서 원고가 의견진술의 기회를 가졌으므로, 위와 같이 해석하더라도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이 사건 징계혐의 중 환자에 대한 준강제추행 및 학생, 수련의, 동료교수 등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 의료윤리 위반행위 등(별지1 제3의 나항) 11건의 경우에는 당초 피고가 징계의결을 요구한 사유에 포함되지 않았고, ‘F 등 4명에 대한 성희롱 행위’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도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아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한 것은 위법하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혐의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에 대한 충분한 조사 여부

을 제3, 7, 13, 41, 4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E병원 성희롱 고충신고 조사위원회는 2017. 8. 23. 피해자들의 고충신고가 접수된 이후 2017. 9. 1. 변호인의 참여 하에 원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원고는 위 조사위원회에 2017. 9. 1. 경위서 및 2017. 9. 5.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 D대학교 인권센터가 2017. 11. 6. 변호인의 참여 하에 원고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한 사실, 원고는 2017. 11. 15. 및 2017. 11. 16. 징계위원회에 소명자료와 변호인의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원고 및 변호인이 2017. 11. 20.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혐의 등에 대한 의견을 진술한 사실, 원고는 줄곧 혐의를 부인하여 온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원고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징계사유의 존부

1)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 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사실관계와 을 제2, 3, 6, 9 내지 12, 14 내지 31, 4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 F, G, H, I는 별지1 제1항, 제2항, 제3의 가항 기재와 같은 원고의 행위에 관하여 원고로부터 추행 등을 당한 경위와 방법, 당시 원고가 한 말과 행동, 그에 대하여 자신이 느낀 감정과 원고에게 나타낸 반응 등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게 진술하였고, 달리 피해자들이 허위로 진술하여 원고를 무고할 만한 특별한 동기나 이유를 찾을 수도 없으므로 피해자들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점, ② 피해자들의 진술 내용을 뒷받침하는 참고인 L, M, N, O, P, Q, R, S 등의 진술이 존재하고, 별지1 제1항의 순번 2번, 제3의 가항의 순번 7번 및 17번 기재 행위(피해일시가 다소 차이나는 것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기억이 희미해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부득이한 것으로 보이고, 추행부위인 ‘팔뚝 안쪽’과 ‘겨드랑이 쪽 맨살’은 표현상의 차이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에 관하여는 원고가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점, ③ 원고가 2017. 6. 22. 내지 2017. 8. 18. 피해자들에게 신체접촉과 성적 농담을 한 점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해 주기도 한 점(원고는 강요에 의하여 위 서약서에 서명하였던 것이라고 주장하나, 성형외과 교수 및 의사인 원고와 간호사 내지 의국비서인 피해자들의 지위, 서약서 작성 이후에도 유사한 행위가 계속된 점 등에 비추어 위 주장은 믿기 어렵다)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해자들에 대하여 별지1 제1항, 제2항, 제3의 가항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피고가 ‘원고의 피해자들에 대한 성희롱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아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①

별지1 제2항 순번 2번 행위: 성희롱 불인정

을 제9, 2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17. 7.경 수술 도중 수술실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얼마 전 개명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에 다른 전공의가 ‘개장수, 이런 이름은 개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자 원고가 ‘그런 이름은 별 것 아니다. 소음순, 이런 이름을 개명해야지.’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 소음순이 여성성기의 한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기는 하나, 위와 같은 대화의 맥락에 비추어 원고가 소음순을 언급한 것이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②

별지1 제3의 가항 순번 8번 행위: 성희롱 불인정

이 부분 징계혐의 내용은 원고가 피해자 H에게 들으라는 듯 ‘요즘은 말도 함부로 하면 안 돼. 기집애들 앞에선 말을 못해.’라고 이야기하였다는 것이다. 원고의 위 발언이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 내지 차별적 발언으로 부적절하다고 볼 수는 있겠으나,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내용으로는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성희롱으로 판단할 수 있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③

신체접촉 행위(별지1의 제1항 및 제3의 가항 순번 1 내지 7, 10, 15, 17 내지 20번 행위): 성희롱 인정

을 제9 내지 12, 14, 27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일반적으로 여성의 가슴 및 엉덩이는 성적으로 민감하고도 내밀한 부위인 점, 어깨 및 팔의 경우 성적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는 있으나, 원고가 돌발적이고 일방적으로 어깨나 팔(특히 팔 안쪽 부분)의 맨살을 만지는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되었고, 피해자들은 원고의 이와 같은 잦은 신체접촉 시도를 인지하고 가급적 피하려고 하였으며 원고의 신체접촉에 대하여 상당한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한 점, 원고는 교수이자 의사이고 피해자들은 원고로부터 업무상 지휘를 받는 간호사 내지 의국비서인 점, ‘경험상 다른 의사들과 일할 때에는 원고와 같은 신체접촉이 없었다’, ‘수술자가 수술보조자에게 팔짱을 끼는 식의 자세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피해자들 및 참고인 L, N의 진술에 비추어 환자 처치 과정이나 수술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불가피한 신체접촉으로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피해자들의 가슴, 엉덩이, 어깨, 팔 등을 만진 행위는 피해자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④

나머지 행위(징계양정사유에 불과한 별지1 제3의 가항 순번 22, 23, 24번은 제외): 성희롱 인정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와 피해자들의 관계, 피해자들이 느낀 감정, 각 행위의 내용과 정도 등을 고려하면, 별지1 제2항 순번 1, 5, 6, 8, 9번 및 제3의 가항 순번 13, 14번 행위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 [별표1]에서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의 예시로 들고 있는 ‘1.나.(2)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한 행위’로서, 별지1 제2항 순번 3, 4, 7번 행위는 ‘1.나.(1) 음란한 농담을 하거나 음탕하고 상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행위’ 내지 ‘1.다.(2) 성과 관련된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를 고의적으로 노출하거나 만지는 행위’로서, 별지1 제3의 가항 순번 9, 11번 행위는 ‘1.가.(3) 안마나 애무를 강요하는 행위’로서, 별지1 제3의 가항 순번 12번 행위는 ‘1.나.(3) 성적인 사실 관계를 묻거나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로서, 별지1 제3의 가항 순번 16, 21번 행위는 ‘1.나.(5) 회식자리 등에서 무리하게 옆에 앉혀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행위’로서(을 제2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순번 21번의 ‘와서 원장님들한테 인사 좀 해봐라’, ‘너 잘하는 특기 부려봐라’는 원고의 발언은 원고와 타 병원 원장 사이에 앉아 술을 따르라는 의미였던 것으로 보인다) 각 성희롱에 해당한다.

4)

결국 이 사건 징계혐의 중 위 ③ 및 ④의 각 행위는 성희롱으로서 국가공무원법 제63조, 제78조 제1항 제1호 및 제3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징계양정의 적정성

1)

교직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교직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 그러한 판단을 함에 있어서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사실관계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19. 3. 18. 교육부령 제1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별표] 제7호 가목은 품위유지의무 위반 중 성희롱에 대하여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징계양정 기준을 ‘파면’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원고의 행위는 형법상 강제추행죄로 인정될 정도의 성적 언동도 포함된 성희롱행위로서,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간호사 내지 의국비서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행해진 점에 비추어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성도 인정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 기준에 부합한다.

②

대학교수 및 의사인 원고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직업윤리의식 내지 도덕성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원고는 직무수행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행위로 원고에게 부여된 신뢰와 임무를 저버렸다. 나아가 원고의 성희롱이 다수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장기간 반복되었고, 그로 인해 원고와 E병원 내 구성원들 사이의 근본적 신뢰관계가 깨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상, 원고가 종전과 동일한 지위에서 의료행위에 종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③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교수 지위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그로 인해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교원기강의 확립이나 교수에 대한 사회적 신뢰 제고 등의 공익이 더 크다고 보인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헌숙(재판장) 유현식 장민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