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8. 9. 1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8단위11 교섭 단위 분리 결정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결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결정의 경위
원고는 농산물 등의 가격안정과 수급안정을 위하여 A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상시 약 8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6. 11. 30. 공공기관 등의 사회서비스업과 철도, 버스 등의 운수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상급단체는 C조합총연맹이고, 2018. 5. 31. 원고의 상용직 근로자(정규직 근로자를 제외한 무기계약직 근로자, 기간제계약직 근로자를 의미한다) 72명으로 구성된 B조합 A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 한다)를 설치하였다.
A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1989. 1. 28. 원고의 3급 이하 정규직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기업단위 노동조합으로, 상급단체는 D조합 총연맹이고, 2018. 7.경 조합원은 515명이었다.
참가인은 2018. 6. 28.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의 상용직 근로자(이하 '상용직'이라 한다)와 정규직 근로자(이하 '정규직'이라 한다)의 근로조건 등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이하 '교섭 단위'라 한다)를 분리해 줄 것을 신청하였으나,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7. 30. 상용직과 정규직의 근로조건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고용형태에 있어서도 본질적인 차이를 인정하기 어려우며, 상용직에 대해 별도로 교섭이 이루어진 관행이 존재하지 않고, 교섭단위를 분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보다 크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위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이하 '초심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참가인은 2018. 8.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초심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9. 17. 상용직과 정규직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가 존재하고, 승진소요최저연수와 승진제도에 있어서도 차이가 일부 존재하며, 이 사건 노동조합이 상용직의 가입을 제한하고 있어 상용직 근로자들이 위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그 동안의 임금인상률에 있어서도 차이가 존재하는 등 위 노동조합이 상용직의 이해관계를 대표·대변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향후에도 상용직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대표·대변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고, 하나의 교섭단위를 유지하여 달성되는 이익보다 분리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이 훨씬 더 크다는 이유를 들어 초심결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교섭단위에서 상용직 직종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는 결정(이하 '재심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초심결정에 어떠한 위법이나 월권이 없음에도, 초심결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상용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한 재심결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법령
별지와 같다.
인정사실
이 사건 노동조합의 규약상 2019. 3. 28. 이전에는 정규직만이 조합원이 될 수 있었으나, 2019. 3. 28. 규약이 개정되어 상용직도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지부의 모든 조합원이 참가인을 탈퇴하고 위 노동조합에 가입하였고, 기존에는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았던 다수의 상용직도 위 노동조합에 가입함으로써 현재는 원고의 상용직 123명 중 113명이 위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었다.
재심결정 당시의 상용직원인사관리요령 중 복무에 관한 규정은 아래와 같다.
재심결정 당시 정규직과 상용직의 고용형태, 근로조건은 아래와 표 기재 같다.
상용직과 정규직의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평균 보수액 및 근속연수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정규직과 상용직의 2012년부터 2017년 사이 임금인상률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2009년부터 재심결정 당시까지 상용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5급 J 2012. 8. 6. 6. 2017. 1. 2. 5급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 을 나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제1항 본문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1항은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단위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한다'고 규정하며,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문언,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에 관한 판단작용의 성질 등에 비추어 보면 노동위원회는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재량을 가진다. 그러나 노동조합법상의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야기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즉 복수의 노동조합이 각각 독자적인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상호간의 반목 및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동일한 사항에 대해 같은 내용의 교섭을 반복하는 데서 비롯되는 교섭효율성의 저하와 교섭비용의 증가, 복수의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소속에 따라 상이한 근로조건의 적용을 받는 데서 발생하는 불합리성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이러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노사대등의 원리 위에서 적정한 근로조건의 구현이라는 단체교섭권의 실질적인 보장을 위해 요구되는 불가피한 제도이다(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따라서 노동위원회는 교섭단위 분리 여부에 관한 재량을 행사함에 있어서 객관적인 자료에 의하여 인정된 사실을 기초로 하여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 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별도로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와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인정되는지 여부,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의하여 교섭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이 불합리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엄격하게 심사하여야 한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정규직과 상용직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나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상용직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교섭이 이루어진 관행이 존재하지 않으며, 상용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함으로써 달성하려는 이익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상용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근로조건
정규직은 국정감사, 경영평가, 인력증원, 정부정책 사업기획, 대정부협의, 외부감사대응 등의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상용직은 업무의 권한과 책임이 크지 않은 단순·반복적 특성이 있는 행정보조 등의 업무를 주로 수행한다.
정규직과 상용직의 근무형태, 휴가, 휴일, 정년, 근무태도·복무·징계 등 인사관리, 교육훈련 등은 모두 동일하고, 장기근속을 전제로 한 사내 장기융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복리후생제도 역시 동일하다.
정규직의 임금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계속 인상되었으나, 상용직의 임금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인상되지 않다가 2015년 상용직에 대한 처우개선을 실시하여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계속 인상되었다. 2015년부터 2017년 사이에는 상용직의 임금인상률이 정규직의 임금인상률과 같거나 그보다 높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적으로 정규직이 상용직보다 보수를 많이 수령한 것은 채용과정,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과 특수성 및 난이도(동종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더라도, 그 책임의 범위와 정도까지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다), 정규직과 상용직의 평균근속연수 등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차이를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라고 보기 어렵다.
고용형태
상용직원인사관리요령에 따르면, 상용직의 복무, 포상, 징계, 출장여비, 안전보건후생, 재해보상, 근태관리, 교육 등은 정규직 인사규정, 취업규칙, 교육훈련규정을 그대로 준용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채용, 신분, 근무성적 평정 및 관리, 승진, 보수 등은 정규직과 다르게 규정되어 있으나, 이는 상용직과 정규직의 본질적인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일 뿐이고, 정규직의 경우 실제로는 직급별로 승진 여력이 있는 경우에만 승진이 이루어져서 승진소요최저연수보다 장기간 근무해야만 승진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며, 2009년부터 재심결정 당시까지 6명이 상용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정규직과 상용직 사이에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교섭관행
이 사건 지부 설립 이전에는 이 사건 노동조합만이 원고의 유일한 노동조합으로서 원고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을 뿐, 상용직만 분리하여 교섭하였던 관행은 존재하지 않았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유지와 교섭단위 분리의 이익 형량
정규직과 상용직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나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정규직과 상용직을 분리하여 교섭한 관행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상용직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경우, 정규직과 상용직 사이에 서로 다른 단체협약이 체결될 수 있고, 이로 인하여 노동조합 상호간 또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교섭효율성의 저하, 교섭비용의 증가,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등이 초래될 수 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이 과거에는 조합원의 자격을 정규직으로 제한하였다가 이를 변경하여 상용직에게도 조합원의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규약을 개정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들이 모두 탈퇴하여 위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는바, 위 노동조합이 상용직의 이해관계도 충실히 대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근로조건과 고용형태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교섭단위 분리를 쉽게 인정할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형해화될 수 있다.
재심 결정의 위법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정규직과 상용직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나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상용직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교섭이 이루어진 관행도 존재하지 않으며, 교섭단위를 분리함으로써 달성하려는 이익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어 상용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초심결정에 어떠한 위법이나 월권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음에도 재심 결정은 초심결정을 위법하다고 보아 이를 취소하였으므로, 재심 결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천석(재판장) 김재학 최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