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41,733,203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1.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과 같다.
반소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는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에게 2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5. 12.부터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과 28,145,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피고의 반소취지를 위와 같이 본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대전 유성구 C에서 D 미술학원이라는 상호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D 미술학원에서 2008. 10. 28.부터 강사로 근무하다가 2018. 8. 24. 퇴직하였다.
원고는 위 퇴직일 당시를 기준으로 2018. 4.분부터 2018. 8. 24.까지의 임금 합계 16,180,645원(= 2018. 4.분 330만 원 + 2018. 5.분 330만 원 + 2018. 6.분 330만 원 + 2018. 7.분 330만 원 + 2018. 8.분 2,980,645원) 및 퇴직금 30,710,559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임금 16,180,645원, 퇴직금 30,710,559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당사자 사이에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전지방법원 2019고단1440, 2019고단2678(병합)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로 기소되었고, 위 법원에서 2019. 11. 15.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위 판결은 피고가 항소하지 아니하여 2019. 11. 23. 확정되었다(이하 위 근로기준법위반 등 사건을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이 진행 중이던 2019. 11. 10. 원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16,180,645원을 공탁하였고, 원고는 2019. 11. 15. 이의를 유보하고 위 공탁금을 출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액 46,891,204원(= 임금 16,180,645원 + 퇴직금 30,710,559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인 2018. 8. 24.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8. 9. 8.부터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19. 11. 10. 원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16,180,645원을 공탁하였고 원고가 이를 이의를 유보한 채 수령하였으므로, 위 공탁금의 한도에서 원고들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이 변제되었다 할 것이다. 다만 피고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전액을 공탁한 것이 아니어서, 위 공탁금은 공탁일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 11,022,644원(= 46,891,204원 × 20% × 429/365일)에 우선 충당되고, 나머지 5,158,001원(= 16,180,645원 - 11,022,644원)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원금에 충당되어야 한다. 결국 피고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은 위 공탁일 기준으로 41,733,203원(= 46,891,204원 - 5,158,001원)이 남게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41,733,203원 및 위 금원에 대하여 위 공탁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9. 11.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09. 1. 9.경부터 2017. 5. 11.경까지 사이에 합계 2,500만 원을 원고의 채권자인 E에게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채무를 대위변제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구상채권을 가진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대위변제금 2,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최종변제일 다음날인 2017. 5. 12.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와 피고는 매월 지급하는 급여 중 10%는 퇴직금으로 분할해 지급된 것으로 처리하고, 퇴직할 때 퇴직금을 별도로 받지 않기로 약정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2008. 11. 20.경부터 2018. 8. 31.까지 급여로 총 281,450,000원을 지급하였는데, 위와 같은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원고가 지급받은 급여 중 10%인 28,145,000원은 퇴직금으로 지급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 사건 본소 청구를 하면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바, 원고가 지급받은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28,145,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구상금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피고가 원고 대신 E에게 2,500만 원을 대위변제하였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당시 원고가 E에 대하여 2,500만 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피고가 E에게 직접 위 금원 상당액을 수십 차례에 걸쳐 분할하여 지급한 사실은 있으나, 피고가 E에게 지급한 금원은 원고의 급여 중 일부를 뗀 것이지 대위변제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을 제2,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E가 피고에게 “상기 본인은 2009. 1. 9.부터 2017. 5. 11.까지 원고의 대여금 총 2,500만 원을 83회로 분할하여 D 미술학원으로부터 영수하였음을 확인합니다”라고 기재된 2018. 10. 19.자 확인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 E는 2019. 8. 20. 피고의 근로기준법위반 등 사건의 제1심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원고의 E에 대한 채무를 갚아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4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가 E에게 원고의 채무를 대위변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가 원고를 대위하여 E에게 변제하였다는 금원은 2,500만 원에 달하여 적지 않은 액수이고, 그 변제기간 또한 상당히 긴 기간임에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그러한 대위변제에 관한 문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E에게 지급된 금원의 출처가 피고로부터 나왔음을 인정하고 있는바, 피고가 E에게 금원을 대위변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위에서 본 E 작성의 확인서 및 E의 피고에 대한 형사사건에서의 증언밖에 없다. 그러나 위 증언 과정에서 E는 ‘피고와 자신이 학원의 수익을 나눠가지기로 하는 계약이 있었고, 피고로부터 인센티브를 받고 있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바, E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분쟁에서 객관적인 입장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E 작성의 확인서나 증언만으로 피고가 E에게 지급한 금원을 대위변제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는 D 미술학원에서 일할 당시 피고에 대한 약 5,000만 원의 채무가 있었고,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급여에서 매월 100만 원 가량을 공제한 채 지급받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E는 피고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원고가 매달 받는 돈에서 100만 원씩 빠져서 월급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증언하였는바,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는 피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으면서 피고에 대한 변제금을 공제한 임금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다수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원고의 사정을 딱하게 여겨 그 채권자인 E에게 원고의 채무를 대신 변제한 것이라는 취지로 대위변제의 경위를 설명하나, 원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 회수를 위하여 원고에게 지급되는 임금에서 변제금을 공제하기도 하였던 피고가 합계 2,500만 원이나 되는 금원을 원고를 위해서 추가로 출연하였다는 점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의 주장대로라면 피고는 2017. 5. 11.까지 E에게 2,500만 원을 대위변제하여 원고에게 그 액수에 상당하는 구상채권을 보유하게 되고, 이는 수십 차례에 걸쳐 대위변제된 것이므로 피고는 2017. 5. 11. 이전에도 기 변제분에 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었을 것인데, 원고가 퇴직 후 피고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청구하기 전까지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대위변제를 주장하며 그 변제를 독촉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나 자료가 없다.
피고가 원고의 채무를 대위변제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부당이득 반환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한편 민사재판에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276 판결 참조).
판단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0. 5.경 퇴직금중간정산신청서를 작성하면서 입사일부터 2010. 4. 30.까지의 퇴직금 2,747,790원이 지급되었다는 내용으로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를 작성하고, 2010. 5. 1.부터 퇴사일까지 퇴직금은 매월 정산받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퇴직금중간정산신청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실질적으로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리 지급하였다거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지급에 관한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2010. 5.경 작성한 퇴직금중간정산신청서에 입사일부터 2010. 4. 30.까지의 퇴직금 2,747,790원이 지급되었다는 내용의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가 첨부되어 있으나, 위와 같은 금액이 실제 원고에게 지급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고 오히려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위 퇴직금 중간정산금액은 실제 위와 같은 퇴직금이 지급된 것이 아니라 그 때까지 월급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지급되었기 때문에 금액을 확인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원고가 작성한 퇴직금중간정산신청서 중 2010. 5. 1.부터 퇴사시까지 매월 급여의 중간정산을 구하는 부분은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의 액수가 명시되어 있지 않고, 그 비율이 특정되어 있지도 않다.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고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가 유죄로 인정되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와 사이에 매월 지급하는 돈 중 10%는 퇴직금으로 퇴직금 분할약정을 하였기 때문에 퇴직금은 이미 다 지급되었다’는 취지로 변소하였으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주장이 배척되었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퇴직금 분할약정과 관련하여 관련 형사사건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새로운 주장을 한 바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서 제출된 증거들도 관련 형사사건에서 모두 제출되었던 것으로서 새로운 증거가 아니므로 위 형사사건에서 인정한 사실과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도 없다.
결국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더 나아가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호성
각주1) 원고는 전월 28.부터 당월 27.까지를 임금산정기간으로 하여 매월 28. 임금을 지급받았다. 2018. 8.분 임금은 2017. 7. 28.부터 퇴직일인 2018. 8. 24.까지 기간에 해당하고, 그 계산식은 아래와 같다. 2,980,645(= 3,300,000원 × 28/31,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