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원자력 안전규칙 기술 개발, 원자력 안전규제 정책 및 제도개발을 위한 기술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1997. 8. 1. 피고에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하여 2008년부터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여 온 사람이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
피고는 2016. 9. 3. 원고가 10일 이상 무단결근을 하여 피고의 인사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임 징계(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를 의결하였다. 이 사건 해고의 이유는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16. 9. 9.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인사발령을 하였고, 2016. 9. 27. 피고의 인트라넷 망에 이 사건 해고를 공지하였다.
원고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요양급여 신청
원고는 2019. 9.경 이후에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원고에게 2014. 11. 22.경 우울증이 발생하였다는 것을 원인으로 하여 요양급여(산업재해 보상보험)를 신청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2019. 12. 30.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이라 한다).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의 인사 규정 등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취업규칙, 인사규정, 징계요령(이하 '피고 규정'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9, 12호증, 을 제1 내지 3, 9호증의 각 기재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아래와 같이 부적법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효력이 없다.
원고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의 부서 통폐합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인하여 2014. 11.경부터 우울증을 앓게 되었고, 2015년 가을부터는 사회적 철수상태가 되었으며, 2016. 7.부터는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D병원 정신과 입원치료 등을 통하여 2019. 9.경 의사능력이 호전되었다.
이처럼 원고에게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원고의 진술권 포기서 제출 및 피고의 이 사건 해고 통보는 모두 효력이 없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받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
원고가 무단결근을 한 것은 피고의 부서 통폐합으로 인한 업무과중이 원인이 되어 우울증을 앓게 된 것을 원인으로 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무단결근은 원고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하고, 따라서 원고의 무단결근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해고 사유가 일부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해임의 징계를 한 것은 징계권 남용에 해당한다.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0. 12. 31.까지의 미지급 임금770,841,9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해고예고수당 7,513,434원, 2021. 1. 1.부터 원고가 피고에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9,915,967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절차적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가 있었는지 관하여 보건대, 을 제5, 16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2016. 8. 3., 2016. 8. 9., 2016. 8. 12. 원고에게 3차례에 걸쳐 업무복귀명령(이하 '이 사건 업무복귀명령'이라 한다)을 하였고, 이 사건 업무복귀명령에는 원고가 10일 이상 무단결근을 하였을 때 피고의 인사규정 제22조에 따라 직권면직 될 수 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
고, 이에 더하여 2016. 8. 12.자 업무복귀명령에는 원고의 무단결근이 징계요령 제4조에 따른 징계사유가 되고, 무단결근이 7일 이상인 경우에는 파면, 해임의 징계가 가능하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② 2016. 9. 9.자 징계집행통보서(이하 '이 사건 해고통지서'라 한다)에는 원고가 징계위원회를 통해 해임 징계를 받았고 15일 이내에 재심청구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징계의결 내용이 첨부되어 있는 점, ③ 피고의 직원 E는 수차례 원고의 집에 직접 찾아가 원고에게 이 사건 업무복귀명령 및 해고통지서를 전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하여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가 존재한다고 인정할 수 있다.
원고에게 의사능력이 없어 원고의 진술권 포기서 제출 및 피고의 해고 통보가 효력이 없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의사능력이란 자신이 하는 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정상적인 인식력과 예기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 내지는 지능을 말하는 것으로서, 의사능력의 유무는 구체적인 법률행위와 관련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의사무능력을 이유로 법률행위의 무효를 주장하는 측은 그에 대하여 증명책임을 부담하는데(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10113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8호증의 기재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주장하는 원고의 상태가 사회적 철수상태라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자신의 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판단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② 원고는 2016. 8. 25.자 진술권 포기서에 직접 서명날인 하였는데, 위 진술권 포기서의 내용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명날인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없는 점, ③ 증인 E의 증언에 따르면 원고는 2016. 8.경 내지 2016. 9.경 E를 포함한 피고의 직원들이 원고의 집에 찾아갔을 때 원고는 그 연락을 받고 지하주차장 등으로 내려와 피고의 직원들을 만났고, 피고의 직원들에게 대화를 하고 싶지 않다거나 피고의 직원들이 가져온 문서를 그냥 두고 가라고 이야기 하는 등 자신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뿐만 아니라 2016. 8. 3.자 업무복귀명령에는 자필로 자신의 이름과 날짜를 적고 날인까지 하였는 바, 그렇다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진술포기서를 제출한 2016. 8. 25.경 내지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서면통지를 받은 2016. 9. 9.경 원고에게 의사능력이 없었다고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 위법이 없다.
징계사유에 대한 판단
관련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존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다49192 판결 등 참조).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가 2016. 8. 3.부터 원고에 대한 피고의 징계위원회가 열린 2016. 9. 3.까지 10일 이상 무단결근을 하고 있었던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고 규정에 무단결근을 피고의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무단결근은 징계사유가 된다.
원고가 2019. 9.경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여 '상세불명의 우울 에피소드'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질병으로 인정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4. 12.경부터 2015. 1.경까지 F, G정신건강의학과, H정신과의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위 병원들의 진료기록에 따르면 원고가 업무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2, 13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2018. 3.경 I이 작성한 외래초기평가, J가 작성한 입원초기평가에 따르면 원고의 우울증 발병은 가정환경, 가족문제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의 업무가 가중되었던 시기는 2013년 말부터 2014년 초까지이고, 근로복지공단 역시 이 기간 동안의 업무상질병을 인정하였을 뿐 이를 넘어서 기분부전장애(지속적 우울장애)는 업무상질병으로 인정하지 않은 점, ③ 원고는 피고에게 진단서를 제출하는 행위만으로 휴직을 신청할 수 있었고(피고가 질병 휴직을 위해 진단서를 요구하는 것이 이례적이거나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이미 2014. 12.경부터 2015. 1.경까지 F, G정신건강의학과, H정신과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상태였고, 원고의 상태를 고려하였을 때에도 원고가 위 의료기관에서 진단서를 발급받는 것이 특별히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무단결근이 원고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거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양정에 대한 판단
관련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선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16. 4. 19.경부터 무단으로 출근을 하지 않았는데, 피고는 2016. 8. 2.까지 의 원고의 무단결근을 모두 휴가 처리해주었고(연차휴가 23일, 근속휴가 7일, 병가 60일), 특히 피고의 취업규칙 제21조에 따르면 7일 이상의 병가에는 의사의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원고로부터 별도의 진단서를 제출받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가낼 수 있는 최대치의 병가를 적용하여 준 점, ② 원고가 제출한 진단서(F 진료기록, G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기록, H정신과의원 진료기록)는 모두 2014. 12.경부터 2015. 1.경까지 원고가 진료를 받은 기록으로 원고는 이 시기까지는 병원에 다닌 것으로 보이고,2015년 가을부터 이 사건 해고가 있었던 2016. 9.경까지 적어도 원고 내지 원고의 가족들이 위 진단서를 피고에게 제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는 2015.12. 18.부터 2016. 3. 10.까지 총 14회에 걸쳐 원고와 인사상담을 통해 원고가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하도록 독려하였고, 2016. 3. 25.과 2016. 3. 30.에는 외부 상담사를 초빙하여 원고에게 상담의 기회를 부여한 점, ④ 이 사건 해고에 대한 2016. 9. 3.자 해고 의결서에 비추어 보아도 원고는 2016. 8. 3.부터 1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무단결근을 하고 있어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이는 피고 인사규정 제22조에 따른 직권면직사유에도 해당하는 점, ⑤ 이 사건 해고는 피고의 징계요령 징계양정규정에 부합하고, 원고에게 징계요령 제10조의2에서 정한 징계감경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할 때, 이 사건 해고는 그 양정이 타당하다.
소결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하므로, 그 무효확인 청구는 이유없고, 나아가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금전 청구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신혜영(재판장) 박서우 송현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