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12. 16. 선고 2019고정114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 A은 대전 대덕구 D에 있는 ㈜E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36명을 고용하여 통행료수납업무대행업을 경영한 사용자이고, 피고인 B, C은 위 법인을 피고인 A과 공동경영한 사용자이다.

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동으로 위 사업장에서 2014. 2. 1.부터 2016. 4. 30.까지 근무하고 다음날 퇴직한 F의 2015. 2월분 임금 29,781원, 2015. 3월분 임금 39,708원 등 합계 1,011,699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기재와 같이 근로자 36명의 임금 합계 23,761,92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3 피고인은 위 "가"항의 근로자 F의 퇴직금 106,896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36명의 퇴직금 합계 3,438,414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같은 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퇴직금 지급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에 관하여 피고인들에게는 이를 다툴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특정하고 있는 임금과 퇴직금만큼이 미지급되었다는 것도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한국도로공사 영업소는 업무 특성상 24시간 3교대제로 운영될 필요가 있었고, 1주간 5일 근무를 고집하면 근로자들이 불규칙적으로 근무할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근로자들의 필요를 고려하여 1주간 6일 근무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근무자들의 연속 휴무를 보장하기 위하여 3개월 단위로 1주 평균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근무편성을 조정하였고, 그 결과 초과근무수당이 발생하였다.

(2)

이러한 3개월 단위 근무 관행은 2009년경부터 계속되어 피고인들이 운영하는 E이 2017. 4. 30. 폐업할 때까지 근로자들로부터 별다른 이의도 없었다. 피고인들은 위 기간 동안 근로자들에게 추가로 성과급을 지급하여 왔는데 이러한 돈을 초과근무수당으로 지급할 수도 있었고, 노사 간에 합의가 가능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초과근무수당이 지급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 결국, 피고인들은 법의 무지로 인하여 이 사건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왔던 것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인들이 3개월 단위 근무편성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은 크지 않았거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설령, 피고인들의 임금지급의무가 인정된다 하더라고 그 범위에 대하여 다툼이 있었다. 즉, 이 사건 범죄일람표는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일수가 아니라 회사에 존재했던 근무편성표를 기준으로 초과근로일수가 산정되었다. 결국, 이 사건 범죄일람표의 미지급초과근무수당 23,761,926원은 민사소송에서 12,463,380원 만 인정되었을 뿐이어서, 피고인들이 근로자들에게 14일 이내에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 또한, 피고인들이 각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과 퇴직금의 액수가 얼마인지에 대한 공소사실이 정확히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4)

또한, 이 사건 범죄일람표를 뒷받침하는 증거인 진정서에 첨부된 수사기록 제10쪽 이하의 개인별 미지급 금품내역서만으로는 위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민사소송에서 피고인들에게 인정된 미지급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를 특정하기에 부족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문홍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