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4. 21. 선고 2019나105939 판결

주문

1.

당심에서 감축 및 확장된 청구를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이 사건 소 중 당심에서 감축하였다가 확장한 '3,842,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1.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나.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3,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1. 1.부터 2020. 4. 2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3.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들은 부부로서 피고 B 명의로 사업자명을 'B 벌목업'으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한 다음 전라북도 무주군 D에 있는 벌목현장(이하 '이 사건 벌목현장'이라 한다) 등에서 벌목사업을 하였다.

나.

원고는 2016. 11. 1. 이 사건 벌목현장에서 벌목작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전기톱에 의해 얼굴을 다쳐 좌측 협부 및 비부의 심부 열상을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한편 E는 2016. 9.경에서 10.경 원고를 포함한 벌목공 4~5인(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을 대표하여 피고 C과 사이에 이 사건 벌목현장에서 약 3개월의 약정기간 동안 벌목작업을 마치고 벌목량 1톤 당 약 13,000원에서 약 14,000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구두계약을 체결하였다.

1)

피고 C은 E에게 아래 사항들이 기재된 '작업지시사항'(갑 제9호증)을 주었고, E는 피고 C에게 원고 등의 이름, 연락처를 주었다.

2)

원고 등은 대개 일출 무렵 이 사건 벌목현장에 도착하였고, 피고 C도 매일 작업현장에 나와서 벌목된 나무들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원고 등이 벌목작업에 사용한 기계톱들은 각자의 소유였다. 원고 등은 비가 많이 와서 바닥이 미끄럽거나 경사가 심하여 작업을 할 수 없는 등으로 작업여건이 좋지 않으면 벌목현장에서 철수하였다.

3)

피고 C은 벌목작업 중간에 E에게 그때까지의 벌목작업량에 따라 약정한 금액을 총액으로 지급하였고, 원고 등은 이를 정산하여 나누어 가졌다. 정산은 지급받은 대금에서 기계톱에 사용된 유류비, 교통비, 식비 등을 비용으로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각자의 작업일수를 합친 전체 작업일수로 나누어 작업일수 당 지급될 금액이 산정되면, 그 금액에 각자의 작업일수를 곱하여 나온 금액을 각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8,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내지 4,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6호증의 1 내지 5, 갑 제7호증, 갑 제8호증의 1 내지 4,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의 1, 2, 갑 제11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 중 3,842,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에 관한 직권판단

가.

항소심에서 수량적으로 가분인 동일 청구권에 기한 청구금액의 감축은 소의 일부 취하로 해석되고(대법원 2004. 7. 9. 선고 2003다46758 판결 등 참조),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후 항소심에서 이미 판결이 있는 부분의 일부에 대하여 소를 취하한 사람은 그 취하한 부분에 관하여 같은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제1심에서 일실수익금 18,437,892원, 치료비 527,166원, 위자료 1,000만원 합계 28,965,058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1.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였고 이에 대해 제1심에서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받은 사실, 원고는 이 법원 제1차 변론기일에서 2019. 5. 5.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위 청구취지를 유지하면서 위자료 1,000만원 청구부분을 향후치료비 3,842,000원과 위자료 6,158,000원 청구로 그 청구원인을 변경하여 위자료 청구를 감축하였고, 이 법원 제2차 변론기일에서 2020. 1. 7.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위자료 청구금액을 1,000만원으로 확장하면서 청구취지를 1,000만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1.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그런데 항소심에서 청구를 감축한 것은 종국판결 선고 이후에 소의 일부를 취하한 것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소 중 3,842,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1.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원고가 종국판결을 선고받은 뒤에 청구를 감축함으로써 소를 일부 취하하였다가 다시 소를 제기한 경우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는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이 정한 재소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부적법하다.

3.

원고의 나머지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들이 운영하는 이 사건 벌목현장에서 피고 C의 지시를 받아 벌목작업을 수행하였고 그 근로의 대가로 임금을 받고 일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

원고는 'F'이라는 팀원들과 함께 벌목주인 피고 C과 톤당 단가계약을 체결하고 작업을 하였고,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벌목작업 완료 후 벌목주 피고 C로부터 약정한 금액을 수령하여 교통비, 식비, 유류비 등 경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팀원들이 균등 분배하였으며, 비가 많이 와서 미끄럽거나 경사가 심하여 작업을 할 수 없는 등 작업 여건이 좋지 않으면 스스로의 판단 하에 작업가능 여부와 근무시간을 결정하였는바, 이러한 사정들을 보면 원고를 포함한 'F' 팀원들은 근로자가 아닌 공동사업주로서 작업현장에 대한 모든 안전관리의무가 원고에게 있다.

2)

판단

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되는바(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6두49372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원고는 자기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금품을 받을 것을 목적으로 이 사건 벌목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의 사용자로서 그 소속 근로자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 사건 벌목현장과 같이 비가 와서 바닥이 미끄럽거나 경사가 심한 경우에는 미리 그 장소를 작업 장소에서 제외시키거나 작업을 하다가 미끄러져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채 이 사건 벌목현장에서 작업을 하도록 함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되었으므로, 원고에게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①

피고 C은 원고 등이 벌목작업을 개시하기 전에 벌목작업의 범위나 내용을 지정하였고, 위 '작업지시사항'을 통하여 구체적인 작업내용이나 주의사항에 관하여 상세한 지침을 주었다. 피고 C이 이 사건 벌목현장에 상주하면서 원고 등에게 밀착하여 구체적, 개별적으로 작업지시를 하지는 않았으나, 이는 이 사건 벌목작업의 특성상 그와 같은 지휘, 감독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 C은 위 계약 시 벌목장소와 작업기간을 약정함으로써 원고 등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정하였고, 원고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일출 무렵 정해진 벌목현장으로 가서 벌목작업을 하였고, 작업기간 준수를 위해 노력하였다. 비가 많이 와서 미끄럽거나 경사가 심하여 작업을 할 수 없는 등 작업여건이 좋지 않을 때 작업이 중단되었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이는 피고 C이 요청한 '작업지시사항'에 따른 것이었고, 벌목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 등이 임의로 작업현장에 출퇴근하는 시간을 정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원고 등이 E의 차량으로 작업현장에 오고갔고 일당개념으로 정산을 한 점에 비추어도 원고 등은 작업일에 정해진 시간 동안 벌목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 등이 벌목작업에 사용한 기계톱은 원고 등의 소유였으나, 이는 벌목공의 업무 특성상 개인적으로 관리함이 적절한 물건이고, 근로자인 벌목공의 경우에도 기계톱은 자신의 비용으로 개인적으로 구입하여 사용하고 관리함이 통례로 보이므로, 위의 사정을 원고 등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실질적인 징표라고 볼 수 없다. 원고 등이 임의로 제3자에게 자신의 벌목업무를 대행하도록 한 적도 없다.

④

벌목작업의 결과물로 인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은 원고 등과 무관하다. 원고 등에 대하여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지지 않았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원고 등은 벌목작업을 한 일수에 따라 보수를 받음으로써 결국 자신이 투입한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대가를 지급받았으므로, 원고 등의 보수의 성격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강하다.

⑤

원고 등이 이 사건 벌목현장에서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다른 벌목현장으로 가서 일을 한 적이 없다.

⑥

피고들은 피고 B의 명의로 이 사건 벌목사업을 위하여 사업장명 'B 벌목업', 벌목현장 소재지 '전북 무주군 D', 사업기간 '2016. 10. 14.부터 2017. 1. 31.까지'인 산재보험에 가입하였다(사업장 관리번호: G). 이는 이 사건 벌목사업을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는 원고 등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6항,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 제2호 등 '벌목업' 관련규정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⑦

원고 등이 공동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거나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적이 없고, 사업주로서 제3자를 상시적으로 고용하여 근로를 제공하도록 한 적도 없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 B는, 자신은 피고 C에게 명의만 대여하였을 뿐 피고 C이 실질적으로 이 사건 벌목사업을 운영하였다고 다툰다.

살피건대, 원고 등을 대표한 E가 피고 C과 이 사건 벌목현장에서의 벌목작업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피고 B와 어떠한 접촉을 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는 없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들은 경제생활 공동체인 부부로서 사업운영의 편의상 부부 중 일방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을 운영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B가 이 사건 벌목사업 운영에 관해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 B는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음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고 남편인 피고 C에게 그 사업의 운영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함으로써 피고 C로 하여금 이 사건 벌목사업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도록 허락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앞서 본 사정만으로는 피고 B를 명의대여자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볼만한 증거가 없다.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상법 제24조에서 규정한 명의대여자의 책임은 명의자를 사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거래상대방이 명의대여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책임을 지지 않고, 이때 거래의 상대방이 명의대여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대한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면책을 주장하는 명의대여자가 입증책임을 부담하는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명의대여사실을 알았다거나 모르는 데 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위자료 인정금액

피고 C이 이 사건 벌목현장에서의 벌목작업을 시행하면서 E에게 작업지시사항을 교부하였고 그 지시사항에는 작업 중 비나 눈이 오면 하산할 수 있도록 당부한다거나 작업 중 안전유의 또는 안전장구 착용, 작업자 모두 작업이 끝날 때까지 안전하게 작업을 끝냈으며 좋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점, 원고 등이 벌목작업에 사용한 기계톱들은 각자의 소유였고, 원고 등은 비가 와서 바닥이 미끄럽거나 경사가 심하여 작업을 할 수 없는 등으로 작업여건이 좋지 않으면 벌목현장에서 철수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벌복현장에서와 같은 벌목작업은 작업자에게 그 안전과 관련하여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원고 또한 이 사건 사고현장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발생에는 원고의 과실도 기여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는 점, 원고의 나이, 직업, 사고의 경위와 결과,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를 3,500,000원으로 정한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3,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6. 11. 1.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4. 2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3,842,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일부 받아들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주문과 같이 변경하기로 한다.

판사 이경희(재판장) 이태영 김선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