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이 사건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제관공으로 2016. 12. 26.부터 피고와 일당 15만 원을 받기로 하는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에서 철골제작 및 설치 업무를 담당하였고, 2018. 5.부터는 일당 16만 원을 받기로 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매월 실제 근무한 일수에 2일을 가산한 후 일당을 곱한 금액에서 사업소득세, 지방소득세 합계 3.3%를 원천징수한 나머지를 월급으로 지급하였다.
원고는 2019. 3. 16.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였고, 피고는 원고에게 따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당시 원고의 퇴직금은 9,582,972원으로 계산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제2호증의 4, 제6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C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은 원고가 숙련공으로 피고 회사에서 비중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매월 2일치 일당을 직책수당 명목으로 지급받았던 것이지,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것이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한 퇴직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 피고의 주장은 추가로 지급한 2일치 일당은 원고와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퇴직금을 미리 지급한 것이므로, 퇴직금을 다시 중복하여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3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위 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가 그 주장과 같이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매월 원고에게 2일치 일당을 퇴직금으로 추가 지급하였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앞서 본 미지급 퇴직금 9,582,97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된 2019. 3. 31.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9. 5. 2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퇴직일 이후인 2019. 3. 17.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가 위 기간 이내에 퇴직금 지급을 청구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미지급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은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인 2019. 3. 31.부터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초과하는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은 원고에게 매월 추가로 지급하였던 2일치 일당이 퇴직금의 사전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면, 이는 부당이득으로 피고에게 반환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고는 재직기간 동안 추가로 지급받았던 금원 합계 83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 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거시한 증거들, 을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가 매월 원고에게 실제 근무한 일수보다 2일을 추가로 일한 것으로 더하여 임금을 계산해 지급해 온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가 회계처리 등 내부적으로는 이를 퇴직금의 선지급으로 처리해 온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선 증거들, 갑 제3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에는 원고에게 지급할 일당만 정해져 있을 뿐, 퇴직금 조로 2일치 일당을 더 주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의 내용을 찾아 볼 수 없는 점(을 제6호증), ② 피고는 원고와 동일한 방식으로 퇴직금을 선지급 했다는 D과 사이에는 선지급이 시작되기 전인 2016. 12. 31.자 확인서를 작성해 두었다고 하면서도, 정작 원고에 대하여는 확인서를 작성받지 못한 점, ③ 피고는 근로자가 1년 미만을 근무할 경우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원고에게는 처음부터 약정된 기본 일당 외에 매월 추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것인데, 원고로서는 이를 임금의 보전으로 받아들였을 것인 점, ④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선임 근로자이자 숙련된 제관공이므로, 당초 피고가 제시한 일당이 실제와 맞지 않으므로 이를 보전해 준 것이라는 주장이고, 실제로 원고가 피고 회사를 퇴직한 이후 더 높은 일당의 보수를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된 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명시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의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그와 같은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들에 의하면, 이는 임금 보전의 의미를 가진 것이지, 임금과 구별된 실질적인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영희(재판장) 유석철 신혜영
각주1) 피고 또한 원고가 1년 미만 근무하고 퇴직할 경우, 추가 지급한 것을 임금의 일부로 지급한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