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9. 24. 선고 2019노1815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가.

피고인은 D과 체결한 유효한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에 따라 퇴직금을 전부 지급하였으므로 퇴직금을 체불한 사실이 없다(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나.

피고인의 행위가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원심의 양형(벌금 200만 원)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양형부당).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제8조 제1항에서 "퇴직금제도를 설정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 전문에서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조항의 '퇴직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축적하였다가 이를 기본적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가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니는 것이므로, 이러한 퇴직금의 지급청구권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유효하게 성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2)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여러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사정들, 즉 ① 근로자인 D은 원심 법정에서 "급여명세서를 받아보고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상무님에게 물어봤더니 앞으로는 퇴직금을 포함해서 급여가 지급되는 것으로 바뀔 것이라고 하였다. 이후 사장님이 부르더니 '퇴직금을 월별로 분배하여 급여에 포함된 상태로 지급받기로 한다'는 내용의 서약서(증거기록 제14쪽)에 사인을 하라고 요구하였다"라고 진술한 점, ② 앞서 본 D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하였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위 서약서가 작성된 시점이 D이 입사한 2011. 2.경으로부터 2년이 넘게 지난 후인 2013. 6. 18.경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은 입사 당시에는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하지 않았으나, 이후 위 서약서를 작성한 2013. 6.경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분할된 퇴직금이 포함되지 않은 급여를 받으면서 근무하여 오던 D이 위 서약서를 작성할 무렵에 피고인에게 퇴직금 분할지급을 요청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고, 오히려 D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측에서 먼저 서약서 작성을 요구하면서 동의하지 않으면 퇴사하라는 식으로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이 사건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은 근로자의 요구에 따른 것이 아니어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러한 사정에 관하여 피고인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D에게 기일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의 연령, 경력,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형을 선고하였는데, 비록 무효인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에 따라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근로자인 D에게 퇴직금에 상당하는 돈을 지급한 사실은 있다는 등 피고인이 당심에서 주장하는 양형에 유리한 사정은 이미 원심에서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한 것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에도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2회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범행을 반복한 점, 체불한 퇴직금이 약 1,700만 원에 달하는 고액인 점, 근로자인 D으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당심에서 양형조건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양형을 존중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동희(재판장) 심학식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