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4. 7. 선고 2019노2903 판결

주문

피고인 A, B,C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B, C의 주장

피고인 A, B, C(이하 '피고인 A 등'이라 한다)은 계단에 오르려고 하였을 뿐 G, H를 손으로 밀친 사실이 없다. 설령 피고인 A 등이 계단에 오르려고 한 것이 폭행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당한 조합활동을 방해하는 G, H에 대항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 등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검사의 주장

이 사건 발생 당시 촬영된 동영상과 피해자 I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고인 D이 피해자 I를 잡아당겨 계단에서 넘어지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피고인 D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피고인 A 등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A 등이 피해자들을 밀친 사실이 있는지 여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A 등이 계단 위에 서 있는 피해자 G, H를 손으로 밀친 사실, 피해자들이 이로 인하여 바닥에 넘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A 등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 A 등의 행위가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1)

형법 제21조 소정의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침해행위에 의하여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과 방위행위에 의하여 침해될 법익의 종류,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들을 참작하여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이어야 하고, 해당 행위가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거나 그러한 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행위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7도1794 판결 등).

(2)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등 참조).

한편,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은 근로자가 가지는 결사의 자유 내지 노동3권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는 민형사상 면책이 된다(노동조합법 제4조, 형법 제20조),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당하다고 하려면, 첫째 주체의 측면에서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둘째 목적의 측면에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며, 셋째 시기의 측면에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이나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원칙적으로 근무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고, 넷째 수단 방법의 측면에서 사업장 내 조합활동에서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며 폭력과 파괴 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도3044 판결, 대법원 2020. 7. 29. 선고 2017도247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A 등은 2017. 11. 중순경부터 지속적으로 선전전을 하여 오던 중이었으므로 이 사건 당시 현재의 급박한 침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피해자들을 포함한 경비원들이 계단 위에 서 있어 물러설 공간이 없었음에도 이들을 과격하게 밀쳐 상해를 가한 것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으로 볼 수 없는 점, ③ 피고인 A 등은 이 사건 발생 이전인 2018. 1. 24.경 통제센터 내부 건물에 진입한 사실이 있었고, 그러한 이유로 경비원들이 조합원들의 건물 내부 진입을 방지하기 위하여 계단 앞을 막아선 것이 현저히 불합리한 규율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 등이 피해자들을 밀쳐 상해를 가한 행위는 현재의 급박한 침해를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거나 그 수단과 방법이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A 등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나.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D이 피해자 의 왼쪽 팔을 잡아당겨 넘어지게 하여 상해를 가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I는 원심 법정에서 '계단 위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피고인 D이 나를 잡고 떨어졌다'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당시 촬영된 동영상에 의하면 피고인 D이 I의 왼쪽 팔에 접근한 후 피고인 D과 I가 함께 계단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일 뿐, 피고인 D이 I의 팔을 잡아당기는 장면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②

피고인 D은 I와 마주본 상태에서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가 몸을 오른쪽으로 돌린 후 계단 아래로 떨어졌는데, 계단 아래에 떨어진 직후에는 머리를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고, I는 피고인 D의 몸 위에 엎드린 자세로 있었다. 피고인 D이 계단 아래로 떨어지기 직전의 위치와 자세, 떨어진 방향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D이 I의 팔을 잡아당겨 계단 아래로 넘어뜨리는 것은 피고인 D에게 더욱 위험한 행위여서, 피고인 D이 이러한 방법으로 I에게 상해를 가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③

피고인 D과 I가 계단 아래로 떨어진 직후 피고인 D 및 노동조합원들은 I에게 항의를 한 반면, I는 피고인 D에게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일어나 계단 위로 올라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 B, C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희(재판장) 최리지 장태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