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사건 재심결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상시근로자 약 524여 명을 고용하여 자연생태계를 보전 관리 연구하는 법인으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원고는 D단체 소속 지역별 노동조합으로 그 산하에 참가인의 직원들로 구성된 ‘E 지회’(지회인준일 2018. 8. 6., 조합원 수 87명, ‘원고 지회’라 한다)를 두고 있다.
원고는 2019. 12. 3.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의 교섭단위 중 운영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달라는 신청을 하였으나,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 14.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2. 28.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1, 2, 제2호증의 1, 2,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F 노동조합은 운영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였던 바 있고, 2019. 1. 1.부터는 운영직 근로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지도 못하도록 하고 있다. 운영직 근로자들은 교섭단위가 분리되지 않으면 단체교섭을 할 기회가 봉쇄되므로 교섭단위 분리가 반드시 필요함에도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기각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 및 중앙노동위원회의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노사협의를 거쳐 2018. 7. 1.자로 참가인에서 근무하던 파견·용역근무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직접 고용하였는데, 직접 고용 이후에도 관리에 있어서는 정규직 직원들에 대하여는 ‘정규직’ 직군으로, 직접 고용으로 전환한 파견·용역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공무직’[관리·연구직과 운영직(청소, 경비, 시설, 안내, 운전원, 비서·사무보조)] 직군으로 구분하여 이들을 별도로 규율하고 있다.
참가인 근로자들로 구성된 F 노동조합(G 산하 단체임)은 2014. 4. 4.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인데 2019. 1. 1. 규약을 개정하면서 기존에 조합원의 범위를 ‘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으로 하던 규정을 아래와 같이 변경하였다.
2018. 8. 6. 설립된 원고 지회는 직군별 가입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F 노동조합 및 원고 지회의 가입현황은 아래와 같다(재심결정 당시 인원현황에 의함)<1>.
직군별 근로조건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2>
B기관이 2013. 10. 개원한 이후 2014. 7. 7. 정규직 및 공무직 중 관리직·연구직을 조합원 범위로 하는 F 노동조합이 설립되었고, F 노동조합은 참가인과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왔다.
원고는 2018. 10. 1. 참가인에게 교섭을 요구하였고,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 중 참가인이 개별교섭에 응하여 2019. 7. 25. 단체협약(유효기간 2019. 7. 25. ~ 2021. 7. 24.)을 체결하였다.
F 노동조합과 원고는 참가인에게 2020년도 교섭요구를 하였고, 참가인은 교섭대표노조 확정공고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조로 확정된 F 노동조합과 2020. 7. 13. 유효기간을 체결일로부터 2년으로 하는 ’2020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제29조의2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도록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규정하고, 제29조의3 제1항에서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2항에서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9조의3 제1항, 제2항의 내용과 형식,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일정한 경우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법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있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 하는 것이 오히려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두3936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운영직과 다른 근로자들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이나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운영직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교섭이 이루어지는 관행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운영직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함으로써 달성하려는 이익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운영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결정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가 있는지 여부
참가인은 전 직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사규정, 인사규정 세칙, 복무관리규정, 보수규정, 보수규정 시행세칙 등을 두고 있다. 다만, ‘공무직 및 기간제 근로자 관리세칙’의 경우 정규직 직원들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하나, 운영직 외에도 공무직 중 관리직과 연구직 근로자들도 그 수범대상자가 된다. 위 관리세칙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근로자 정규직 전환정책에 따라 기존에 없던 직종을 새로 추가하는 과정에서 직종의 특성, 업무성격, 근로형태 등을 고려하여 마련된 것으로서 그 내용도 대부분 회사의 인사규정, 복무관리규정, 보수규정에 대한 위임규정일 뿐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직군 근로자들이 모두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평일 09:00~18:00까지인 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운영직의 경우 청소직, 안내직, 운전원은 평일 중 2일 동안 휴무를 하고, 경비직이나 시설직은 평일, 토요일, 일요일의 구분 없이 교대근무를 하는 차이가 있기는 하나, B기관 개장일과 직무특성에 따라 불가피하게 운용될 수 밖에 없는 위와 같은 근무요일 등의 차이만으로 교섭단위 분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 차이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참가인은 운영직과 다른 직군 근로자들이 근무요일 등을 달리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주5일 하루 8시간씩 주 40시간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운영직의 경우 담당업무의 내용에 따라 12개 직무로 나누고 직무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는 승급이나 승진을 허용하고 있지 않은 직무급제를 두고 있는 반면, 공무직 중 연구·관리직은 승급제도를, 정규직은 승진제도를 두고 있으며, 직군별로 임금수준의 차이도 있으나, 직무의 내용과 전문성, 노동시장에서의 임금수준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임금체계나 임금수준의 단순비교를 통해 근로조건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운영직의 임금체계는 노사 및 전문가 협의기구를 통해 정부가 제시한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마련된 동일가치노동 - 동일임금의 취지를 고려한 중장기적 공공부문의 임금체계 개편방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고용형태가 다른지 여부
운영직과 다른 직군은 근로계약시 계약기간을 정함에 있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하여 체결한다는 점에서 같고, 채용방법도 공개경쟁으로 같으며, 직종 간 이사이동이 어려운 점은 있으나 이는 각 직종의 업무특성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운영직과 다른 직군의 정년은 61세로 동일하나, 운영직 중 미화 및 경비 직종은 정년이 65세로 차이가 있으나, 고령자가 특히 많은 미화와 경비 직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정년이 지나 일자리를 잃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로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으로서 참가인 사업장의 특수한 일부 운영직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조건 내지 고용형태의 차이라고 보기 어렵다.
교섭관행
운영직 직원들이 참가인의 정규직 근로자가 된 이후 설립된 원고의 지회가 최초로 참가인에게 한 교섭요구(2018. 10. 1.자)에 대하여 2018. 10. 26.부터 개별교섭이 진행되어 2019. 7. 25. 원고와 참가인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던 적이 있기는 하나, 파견·용역근로자가 공무직으로 전환되면서 기존에 없던 직군의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확정하기 위한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1회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개별교섭 관행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유지와 교섭단위 분리의 이익형량
운영직과 나머지 근로자들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나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양자를 분리하여 교섭한 관행이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운영직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경우 운영직과 나머지 공무직 근로자 사이에 서로 다른 단체협약이 체결될 수 있고 이로 인하여 노동조합 상호간 또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교섭 효율성 저하, 교섭비용의 증가,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등이 초래될 수 있다.
같은 사용자 소속 근로자라도 담당하는 업무의 특성에 따라 근로조건과 고용형태가 조금씩 다르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근로조건과 고용형태에 다소간의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할 경우, 개별교섭을 원하는 세부 직군과 노동조합별로 교섭단위가 분리되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형해화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F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는 운영직 근로자는 F 노동조합 조합원수의 약 3.5%(11명<3>/313명) 정도이고, F 노동조합 규약은 운영직을 2019. 1. 1.부터 F 노동조합에 가입 범위에서 배제하고 있어 이미 가입한 위 11명 이외에 대다수의 운영직 직원들은 더 이상 F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다.<4> 그러나 노동조합 가입범위와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운영직 근로자들이 F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는 없더라도 원고를 통해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고, F 노동조합이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할 경우 노동조합법 제29조의4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교섭단위 분리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결정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표(재판장) 정아영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