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11. 23. 선고 2020구합103411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5. 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D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6. 1. 19. 의료기관의 설치 및 운영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2019. 4. 6. 부산 북구 E에서 F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개원하였다.

나.

원고는 2018. 10. 21. 이 사건 병원의 행정원장 채용과 관련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 대하여 면접을 실시하였는데, 당시 면접업무를 원고의 이사장인 G의 남편이자 H병원의 원장인 I이 수행하였다.

다.

원고는 2018. 10. 29. 참가인을 2018. 12. 10.부터 이 사건 병원의 행정원장으로 채용하기로 하고 참가인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그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I은 2018. 11. 5. 참가인에게 전화로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을 취소한다고 통보하였다.

마.

참가인은 2019. 1. 30. 위 2018. 11. 5.자 채용내정 취소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3. 27. ‘원고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근로기준법 적용대상 사업장에 해당하고,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를 구두로 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바.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2019. 4.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7. 3. 위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종전 재심판정’이라 한다).

사.

원고는 2019. 4. 29.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종전 재심판정을 이유로 대기발령을 명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고, 2019. 7. 26.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해고에 처하는 징계의결을 한 후, 다음날 참가인에게 2019. 8. 26.자로 해고한다는 내용의 징계통보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아.

참가인은 2019. 11. 15.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 13.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자.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2020. 2. 1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5. 6. 위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차.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종전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피고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2019구합105077호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으며, 위 법원은 2021. 2. 4.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2018. 11. 5.자 채용내정 취소를 할 당시 이 사건 병원은 H병원과 독립된 별도의 사업장이었으므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위 채용내정취소에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고, 따라서 위 채용내정취소에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종전 재심판정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이를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대전고등법원 2021누10604호로 항소하였으나, 2021. 9. 30.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며, 이는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1, 3,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 제28조 소정의 근로자에 대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는 민사소송을 통한 통상적인 권리 구제방법에 따른 소송절차의 번잡성, 절차의 지연, 과다한 비용부담 등의 폐해를 지양하고 신속·간이하며 경제적이고 탄력적인 권리구제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누5926 판결 참조). 이러한 근로기준법에 의한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이 정당한 이유가 없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다.

한편,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사법상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며(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참조), 구제명령에 따른 사용자의 복직명령은 사용자가 구제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잠정적으로 근로자를 복직시킨다는 의미라고 봄이 합리적인 의사해석이라고 할 것이지, 근로자에 대한 해고를 종국적으로 무효 내지 실효로 하겠다는 의미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두12941 판결 취지 참조).

2)

행정처분을 취소한다는 확정판결이 있으면 그 취소판결의 형성력에 의하여 당해 행정처분의 취소나 취소통지 등의 별도의 절차를 요하지 아니하고 당연히 취소의 효과가 발생한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0누5443 판결 참조). 따라서 처분이나 재결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취소된 처분이나 재결의 효력은 처분청의 행위를 기다릴 것 없이 처분시에 소급하여 소멸되고 그로써 그 처분이나 재결을 근거로 하여 형성된 기존의 법률관계 또는 법률상태에 변동을 가져오게 된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4도1957 판결 등의 취지 참조).

나.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원고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 대한 구제절차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1)

근로기준법상 해고라 함은 징계해고이든 정리해고이든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근로계약 내지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단독행위이므로, 일반적으로 사용자에 의한 유효한 해고처분이 있으면 그 효력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서 당해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는 종료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근로기준법 제28조의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이 정당한 이유가 없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됨을 전제로 사용자에게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를 침해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한 시정조치를 하게 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시켜 사실상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를 조속히 회복시키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 및 그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사용자의 해고가 적법하다고 확정된 때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의하여 조속히 회복시키려 했던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가 해고 당시부터 없었던 것이므로, 그 구제명령에 따라 잠정적으로 회복되었던 법률관계도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원고는 2018. 11. 5.자 채용내정 취소에 대한 이 사건 종전 재심판정의 구제명령에 따라 참가인을 복직시킨 후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의 구제명령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구제명령만으로 원고와 참고인 간에 사법상 법률관계가 변경된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그 구제명령에 따라 참가인을 복직시켰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구제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잠정적인 조치이므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종국적으로 무효 내지 실효로 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는 없다.

4)

2018. 11. 5.자 채용내정 취소에 대한 이 사건 종전 재심판정은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에서 취소되어 확정됨으로써 그 취소판결의 형성력에 의해 소급하여 소멸하였다. 따라서 2018. 11. 5.자 채용내정 취소에 대한 재심판정의 구제명령에 의하여 조속히 회복시키려 했던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2018. 11. 5.자 채용내정 취소 당시부터 소급하여 없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구제명령에 따라 잠정적으로 회복되었던 법률관계도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결국 참가인은 2018. 11. 5.자 채용내정 취소 당시는 물론 이 사건 해고 당시 모두 원고와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였다고 볼 수 없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윤이진(재판장) 안영화 신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