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11. 12. 선고 2021가단115839 판결

2021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2.

본소에 관한 소송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택시여객 자동차 운송사업을 목적으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고, 원고는 2009. 9.경 피고에게 고용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20. 10. 12. 퇴직하였다.

나.

원고는 근무기간 일부 또는 전부 동안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운송수입금(사납금)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초과 운송수입금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C사업조합(이하 사업조합이라 한다)과 D노동조합 대전본부(이하 D노조 대전본부라 한다) 2009. 7. 30.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 휴게시간은 3시간 20분, 배차시간은 10시간이고, 이를 기초로 월 200시간으로 정한 2009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라.

그 뒤 최저임금법이 개정되어 일반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된 이후인 2013년 임금협정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 20분, 주 26시간, 월 130시간, 1일 배차시간은 10시간, 휴게시간은 5시간 40분으로 정하였고, 2015. 8. 4 체결한 2015년 임금협정에서는 소정 근로시간을 1일 3시간 40분, 주 22시간, 월 110시간, 1일 배차시간은 10시간, 휴게시간은 6시간 20분으로 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2.

본소청구

가.

원고의 주장

2011년 이후 피고의 소정근로시간 변경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의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은 2009년 임금협정에 따른 1일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 40분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기준으로 산정된 최저임금과 퇴지금에서 실제 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 단

1)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1>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 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다279402(본소), 2023다280563(반소) 판결,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사업조합과 D노조 대전본부 사이에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를 한 것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사업조합과 D노조 대전본부 사이에 2013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 20분, 1일 배차시간은 10시간, 휴게시간은 5시간 40분으로, 2015년 임금협정에서는 다시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40분, 배차시간은 10시간, 휴게시간은 6시간 20분으로 각 정하여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되어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되지 않도록 근로시간을 변경하기로 합의하여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는 하였다.

그러나 사납금과 초과운송수입금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여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한 채 사납금을 올리는 대신 배차시간을 동일하게 유지한 채 휴게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간을 조절하여 배차시간 내에서 택시운전근로자로 하여금 소정근로시간에 일정액의 사납금을 충당하고 나머지 배차시간을 휴게시간 등으로 활용하거나 운행을 계속하여 사납금의 수입을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의 소득을 얻을 수도 있도록 사업조합과 D노조 대전본부 사이에 선택한 것이고 이는 택시비가 인상되었지만 그에 따라 사납금을 인상하는 방식을 취하지 아니하고 사납금 인상을 억제하는 대신 1일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을 가져오는 내용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노사 간에 합의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된 이후이거나 관계법령이 그와 같은 취지로 법령이 개정된 이후에 사업자가 초과운송수입금을 얻고 있는 택시근로자와 사이에 위와 같이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합의를 하였다면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되기 이전에 이 사건과 같이 사업조합과 D노조 대전본부 사이에 자발적 의사에 따라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위와 같이 사납금을 인상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 등을 변경하기로 선택하는 합의를 한 것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거나 변경 전후로 실질적으로는 운송사업자의 이익만이 증대되거나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이나 근무형태를 더욱 열악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지도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조합이 위와 같은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사후적으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및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특례조항이 실질적으로 의도하고 있는 국민의 안전 및 교통편익 증진과 같은 입법 취지를 근로관계 당사자가 개별적 합의를 통해 잠탈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오히려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데도 불구하고 강행규정의 취지를 형식적으로 해석하여 당사자 사이에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규범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당사자의 의사의 해석과 합의의 규범적 평가의 범위를 벗어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3)

따라서 사업조합과 D노조 대전본부 사이에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본소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예비적 반소 청구

피고의 예비적 반소 청구는 원고의 본소 청구가 인용될 것을 해제조건으로 심판을 구하는 것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본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피고의 예비적 반소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성호

각주1)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