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3,710,715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3.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택시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8. 3. 1.부터 2019. 2. 15.까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20. 6. 30. 운송사업면허를 C 협동조합에게 양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3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의 노동조합은 D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고, 대전지역의 택시사업자 단체인 E조합과 F노동조합 G본부와의 통일교섭(이하 ‘통일교섭’이라고만 한다)에 의하여 체결한 임금협정서를 적용하여 임금을 지급하여 왔다.
그런데 2013년 통일교섭에 의한 임금협정 과정에서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의 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을 4시간 20분으로 단축하는 합의를 하였고, 2015년 임금협정에서는 3시간 40분으로 다시 단축하는 합의를 하였는데, 이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최저임금 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최저임금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임금, 야간근로수당, 퇴직금 미지급액 합계 23,710,715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2009년 이전부터 현재까지 통일교섭을 따르지 않고 회사 자체적으로 노사협의를 통해 임금협의를 해왔다. 또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임금협상은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동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
판단
피고가 통일교섭에 의한 임금협정서에 의하여 임금을 지급하여 왔는지 여부
살피건대, 갑 제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10. 12. 6. 작성된 D노동조합의 H지부 소속 회사의 미납금 내역(갑 제11호증)에 피고의 사명이 기재되어 있는 점, ② 피고는 ‘E조합과 F노동조합 G 본부에 각각 위임하여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을 체결한 것을 기준으로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고 답변하여 위 단체에 임금협정을 위임한 사실을 인정한 점<1>, ③ 피고는 자체적으로 임금협의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이와 관련된 어떠한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피고는 사업이 어려워 택시운송 사업면허를 양도하여 자료들이 모두 폐기되었다고 주장하나, 위 면허를 양수한 C 협동조합의 대표자 역시 피고의 대표자와 동일하고, 설립당시 사무소 소재지도 피고와 동일한 곳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통일교섭에 의한 임금협정서에 의하여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여 왔다고 봄이 상당하다.
통일교섭에 의한 임금협정의 효력
법리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제32조 제1항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3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통일교섭에 의한 임금협정 중 2013년 및 2015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아래 내용은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4다206166(본소), 2024다206173(반소)의 판시 내용과 동일하다].
2009년 임금협정은 1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으로 명시하고 있고, 이러한 소정근로시간이 단지 형식적으로 마련된 것에 불과하다거나 당사자 일방이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라고 볼 자료는 없다. 오히려 이 사건 특례조항은 2008. 3. 21. 개정․공포되어 2009. 7. 1.부터 대전광역시에서 시행되었고, D노동조합 I본부와 E조합은 이를 인식한 상태에서 실질적인 교섭을 거쳐 2009. 7. 30. 2009년 임금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E조합은 2013. 5. 2. D노동조합 I본부와 1일 소정근로시간을 기존 6시간 40분에서 35%를 줄여 4시간 20분으로 정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이전 임금협정에 따른 비교대상 임금에 종전의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을 적용하여 산정한 금액은 2013년의 법정 최저임금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아 피고로서는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않았다면 곧 최저임금법을 위반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후에도 피고는 최저임금이 계속 상승하자 2015. 9. 1. 시행된 임금협정에서 1일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 40분으로 다시 단축하였는데, 이는 당초 소정근로시간 6시간 40분에 비해 45%나 단축된 결과일 뿐 아니라 통상 근로자의 1일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려운 시간이다.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에는 영업시간 외에 준비시간, 대기시간까지 포함되는데, 원고와 같은 대전광역시 소재 택시운전근로자의 운행실태, 고정급의 수준,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과 위 합의로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는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을 것으로 추단된다. 한편 위 기간 동안 택시요금이 인상되거나 평균 영업횟수 등이 감소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정액사납금제하에서 근무하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이 기준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근로시간 또는 영업시간의 감소와 관계될 뿐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 감소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그러한 사정이 곧 실제 근무형태나 근로시간의 변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비율 및 급격성 등을 고려하면, 설령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근로시간과 근무 형태의 변경이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에 부합할 만큼 충분한 것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택시운전근로자들이 기준운송수입금 인상을 반대하였고 노동조합이 자발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를 하였다고 해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은 최저임금법 적용의 회피 목적과 아울러 실제 근로시간과 합의로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고, 위와 같은 사정 때문에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임금액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는 이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근로시간, 근로조건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 원고가 지급받은 임금의 내역을 제출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민사소송법 제349조에 따라 이 법원은 원고의 근로조건, 임금 내역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모두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최저임금, 야간근로수당, 퇴직금 미달액(원고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기초로 합리적인 금액으로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은 모두 진실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결국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진우
각주1) 다만, 체결한 내용을 기준으로 다시 피고 실정에 맞게 보완, 수정하여 협정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위임’하였다는 표현과는 맞지 않는 주장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