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한국조폐공사법에 따라 설립되어 대한민국 정부(외교부)로부터 여권의 제조 · 발급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는 공기업이고, 원고 A은 2018. 11. 19., 원고 B, C는 2019. 4. 1. 피고와 사이에 각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하고, 그 계약서를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을 체결하여 소형 여권발급기를 이용한 여권의 발급 · 포장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들이다.
피고는 2020. 9. 16.<1> 원고 A에게, 2021. 1. 29. 원고 B, C에게 '인력풀 유지기간의 만료로 인력풀에서 제외하고, 제외일자 이후로는 여권발급원 업무를 위한 일용직근로계약 체결의 기회를 더 이상 부여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으로 '일용근로자 인력풀 제외통보'(이하 '이 사건 인력풀 제외통보'라 한다)를 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0. 9. 16. 원고 A에 대하여 한 해고와 2021. 1. 29. 원고 B, C에 대하여 한 각 해고가 모두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500,000원을 각 지급하라.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가합106832
판결선고
2022. 10. 26.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 하 따로 가지번호를 특정하지 아니하는 한 같다), 을 제1 내지 3, 15, 26호증의 각 기재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기간에 대한 기재가 전혀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로부터 근로계약기간을 고지받은 적도 없으며, 원고들이 수행한 여권발급 업무는 상시 · 지속적인 업무이므로,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인력풀 제외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설령 원고들이 피고와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피고가 근로계약의 갱신을 부당하게 거절하였으므로, 이 사건 인력풀 제외통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을 구하고, 해고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 중 일부청구로서 각 15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피고는 1991년경부터 외교부로부터 여권 제조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다가 2007. 9.경부터 소형 여권발급기에 의한 여권 발급업무를 추가로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피고는 위탁받은 여권 발급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2007. 9.경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하였다가, 2009. 2.경 이후부터는 기간제근로자와 일용직 근로자를 혼용하는 방식, 즉 1일 1만 권의 여권발급량을 기준으로 기간제근로자를 우선 투입하되, 이를 초과하는 수량이 발생하면 일일 단위 근로계약을 체결한 여권발급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였다.
이후 피고는 2011. 10.경부터 고용노동부 채용정보제공포털인 '워크넷'(www.work.go.kr.)에 채용공고를 하여 공개경쟁채용 방식으로 여권발급원을 모집하였고, 서류전형, 면접전형의 채용절차를 거쳐 채용된 여권발급원의 전체 인원을 일정기간(12~22개월) 동안 네이버밴드의 인력풀에 성명순으로 등록하여 둔 다음, 일일 여권발급 업무량에 따라 인력풀에서 순번제로 등록된 여권발급원들을 호출하여 출근에 응하는 여권발급원들과 일일 단위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형식으로 '여권발급원 인력풀'을 운영하여 왔다.
인력풀의 구체적인 운영방식은 피고가 매일 16:00경 외교부로부터 전달받은 익일 여권발급량에 필요한 인력을 산정한 다음, 네이버밴드의 인력풀을 통해 순번에 따라 여권발급원들에게 다음날 출근을 요청하고, 이에 대하여 여권발급원들은 다음날 출근가능 여부에 대하여 문자메시지나 네이버밴드 게시글로써 회신하며, 출근에 응하는 여권발급원들은 다음날 출근하여 배정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위와 같은 인력풀 운영에 따라 매일 작성되는 '일용근로자 출근현황'에는 출근대상자가 아니거나 출근하지 않는 여권발급원에 대하여 '근로계약 미성립'이라는 의미의 음영 표시와 함께 그 옆에 "미성립"이라고 기재된다.
피고의 'ID본부 여권발급 일용근로자 운영기준'(이하 '이 사건 운영기준'이라 한다)은 여권발급원 채용, 인력풀 운영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원고 A은 직업안정정보망인 워크넷에 게시된 2018. 10. 8.자 일용근로자 채용공고에 따라 유경험자(경력자)로 채용전형에 응시하여 최종합격한 후 2018. 11. 19. 여권발급원으로 채용되었고, 원고 B, C는 2019. 2. 28.자 일용근로자 채용공고에 따라 신입으로 채용전형에 응시하여 최종합격한 후 2019. 4. 1. 여권발급원으로 채용되었다.
위 2018. 10. 8.자 및 2019. 2. 28.자 각 여권발급원 채용공고에 관하여 피고가 2018. 10. 5. 및 2019. 2. 27. 직업안정기관에 제출한 '구인신청서'에는 여권발급원의 채용기간에 관하여 '22개월' 또는 '17개월 정도'라고 기재되어 있다. 여권발급원 채용에 관하여 피고가 작성한 기안문인 '일용근로자 채용전형 실시' 공문에는 여권발급원의 급여(일급)가 유경험자(경력자) 또는 신입별, 고용기간별로 세분화되어 있고, 여권발급원의 고용방법이 '당일 소요인원 일일 단위 근로계약'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기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9항은 '2일차 이후의 근로계약서는 별도로 작성 · 교부하지 않고, 일자별로 일용근로자 연명부에 서명하는 것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피고가 워크넷에 게시한 '일용근로자 채용공고'에는 여권발급원의 고용형태에 관하여 '당일 소요인원 일일 단위 근로계약'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피고가 이 사건 운영기준 제4조 제3항에 따라 작성한 '여권발급부문 비정규직(일용직) 계약연장 및 신규채용 요청서'에는 신규채용 여권발급원의 채용기간이 '22개월'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신규채용된 여권발급원에 대하여 직무교육을 실시하는데, 그 직무교육 일정 중에는 근로계약서 등 서류작성에 관한 피고 소속 노무과장의 안내일정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들을 포함한 여권발급원들은 2019. 12. 9. 피고에게 '일일근로자 계약 폐지 및 상용근로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하였다.
외교부 여권정책심의위원회는 2020. 7. 7. 현용 여권발급기(소형 여권발급기)의 사용기한을 2021. 12.까지로 연장하되, 그 이후부터는 차세대 전자여권 발급기(중대형여권발급기)를 사용하기로 결정하였고, 2020. 7. 10. 피고에게 위 결정사항을 통보하였다. 단순작업에 불과하여 해당 기기를 다루는 데 고졸 이상의 학력으로 충분한 현용여권발급기와 달리, 차세대 전자여권 발급기를 다루는 데에는 영어독해가 가능하고 전공이 기계공학 · 전자공학인 대졸 이상의 학력이 요구된다.
피고는 2020. 9. 16. 원고 A에게, 2021. 1. 29. 원고 B, C에게 이 사건 인력풀 제외통보를 하였다.
원고 A은 2020. 10. 16. 충남노동지방위원회에 이 사건 인력풀 제외통보가 부당해고라는 이유로 부당해고구제신청(D)을 하였고, 충남노동지방위원회는 2020. 12. 15. 원고 A의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으나, 이에 대한 피고의 재심신청에 따라 개시된 재심절차(E)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5. 10. '원고 A과 피고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근로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인력풀 제외통보가 부당해고라고 할 수 없다.'라는 이유로 충남노동지방위원회의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 A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 을 제4, 5, 7, 8 내지 11, 13, 14, 19, 24 내 지 26, 30호증의 각 기재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며,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라고 할 것이나,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위와 같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9두3354 판결,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두9765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0두7628 판결, 대법원 2012. 2. 9. 선고 2010두22290 판결, 대법원 2011. 6. 24. 선고 2010두24005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8호증, 을 제16, 17, 27 내지 29, 3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그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되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직업안정기관에 제출한 구인신청서에는 여권발급원의 채용기간이 22개월 또는 17개월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가 워크넷에 게시한 채용공고문에는 여권발급원의 고용형태가 '당일 소요인원 일일 단위 근로계약'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특히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9항에는 '2일차 이후의 근로계약서는 별도로 작성 · 교부하지 않고, 일자별로 일용근로자 연명부에 서명하는 것으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여권 발급수량에 따라 당일 필요인력에 대하여 여권발급원들과 일일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일차 이후의 일일 단위 근로계약은 일용근로자 연명부에서명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서 작성을 대체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작성일만 기재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매일 16시경 다음날 여권 발급수량에 필요한 여권발급원 인력을 산정한 다음, 네이버밴드의 인력풀을 통해 순번에 따라 여권발급원에게 출근대상자 명부를 공지하면서 출근을 요청하였고, 출근요청을 받은 여권발급원들은 개인적인 사정이나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다음날 출근을 자유롭게 거절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밴드상의 피고의 공지 및 출근요청에 대하여 여권발급원들이 회신한 게시글(을 제11호증)을 보더라도, 건강상의 이유뿐만 아니라 특별한 이유가 없는 개인적인 사정 등을 이유로 출근을 거절한 사례가 상당수 발견되고, 여권발급원들이 출근요청에 응하지 않더라도 그에 따른 불이익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이 사건 소장에서 '피고가 네이버밴드 인력풀에 매일 공지사항으로 올리는 출근부를 보고 출근하였다.'라고 밝힌 바 있고, 출근부로 지칭되는 '일용근로자 출근현황'에는 날짜별로 당일 출근대상자가 아니거나 출근하지 않는 여권발급원에 대하여 '근로계약 미성립'이라는 의미의 음영 표시와 함께 그 옆에 "미성립"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리고 피고는 그동안 인력풀에 등록된 여권발급원들을 순번제로 일일 단위로 사용하다가 인력풀 등록기간(최대 22개월)이 만료되면 인력풀에서 제외하는 형태로 여권발급원 인력풀을 운영하여 왔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자신들이 일용직근로자로서 피고와 사이에 최대 22개월의 기간 동안에 일일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여권발급원들의 월간 근무일수가 일정하지 않고, 원고 A의 근무일수도 매월 최저 4일에서 최대 19일로 일정하지 않으며, 여권발급원들에 대한 월 급여는 매월 달라지는 실제 근무일수만을 기초로 일급과 수당을 산정하여 지급되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여권발급원들은 일용직 형태로 운영되면서 최대 22개월의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자라고 보아야 한다.
여권발급원들은 17~22개월의 근로기간이 경과하면, 대부분 피고에게 퇴직서약서나 고용해지원을 제출하고 퇴사하였다. 2019. 4. 1.자로 채용된 여권발급원 F은 2020. 7. 31. ID본부 여권발급과장 G과의 대화에서 '대부분은 22개월이라고 하면, 이제 우리가 다 그렇게 알고 들어왔잖아요.'라고 말한 바 있고, 2019. 5. 31.자 채용된 여권발급원 H는 2021. 3. 31. ID본부 직원과의 대화에서 '17개월이라고 분명히 얘기했어요. 얘기 안 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피고는 신규채용된 여권발급원에 대하여 직무교육을 실시하였고, 직무교육 일정 중에는 근로계약서 등 서류작성에 관한 피고 소속 노무과장의 안내일정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을 포함한 여권발급원들은 채용전형 및 직무교육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근로계약기간을 고지 내지 안내받아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더욱이 피고가 근로계약기간이 지나기 전에 여권발급원들과 다시 갱신계약을 체결하거나 단절기간 없이 연속적으로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한 사례가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운영기준 제9조 제2항에 따라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용근로자를 여권발급업무에 사용하고 있고, 이 사건 운영기준 제18조 제1항 제1호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일용근로자 고용계약이 당연히 해지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피고가 작성한 '여권발급부문 비정규직(일용직) 계약연장 및 신규채용 요청서'에도 신규채용 여권발급원의 채용기간이 '22개월'로 기재되어 있다. 또한, 피고의 채용전형 실시공문에는 여권발급원의 고용방법이 '당일 소요인원 일일 단위 근로계약'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여권발급원의 보수(일급)도 근로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고용만료를 전제로 고용기간별로 지급되는 '일급'의 액수를 세분화하고 있다.
원고들을 포함한 여권발급원들은 2019. 12. 9. 피고에게 '일일근로자 계약 폐지 및 상용근로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한 바 있다. 만일 원고들을 포함한 여권발급원들이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알고 있었다면, 피고에게 위와 같은 요구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원고 A은 2018. 11. 19.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2011. 3.경부터 2012. 12.경까지, 2014. 2.경부터 2015. 11.경까지, 2016. 7.경부터 2018. 4.경까지 피고의 여권발급원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으나, 위 각 근무이력 사이 및 2018. 5.경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일까지의 각 공백기간의 합계가 무려 26개월<2>에 이르는 점, 여권발급원 근무경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주관하는 서류전형, 면접전형 등의 채용절차를 거쳐야 하고, 채용전형에서 점수가 낮을 때에는 불합격될 수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은 기존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의 형성으로 볼 수 있고, 위 각 공백기간 동안의 근로관계도 단절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계속 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함에 있어 위와 같이 공백기간이 있는 각 근무이력에 해당하는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 A이 위 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여권 제조 · 발급 업무의 위탁 경위와 현용 여권발급기(소형 여권발급기)의 교체 계획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담당하는 여권 발급업무가 상시 · 지속적인 업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그 업무성격상 인력채용이 탄력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크며, 피고로서는 인력수급사정, 여권발급기 교체, 여권발급 업무의 변동계획 등을 고려하여 여권발급원들과 사이에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할 필요성도 있었다.
원고들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 있어서 그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9두3354 판결,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두9765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0두7628 판결, 대법원 2012. 2. 9. 선고 2010두22290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나. 2).항 기재 사정들과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나 이 사건 운영기준, 채용공고 어디에도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피고에게 재계약 내지 갱신 의무를 지우거나 갱신절차 및 요건 등을 규정한 조항 또는 문구가 전혀 없다.
피고는 인력수급 등에 관한 재량적 판단에 따라 여권발급업무를 위해 등록기간을 정해놓은 인력풀을 운영하였고, 이에 따라 여권발급원들은 일정기간 동안 인력풀에 등록되어 여권발급업무를 수행하다가 기간만료를 사유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
여권발급원들은 중도퇴사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최대 22개월의 기간 동안 근무한 후 근로관계가 종료되었고, 근로기간의 단절 없이 22개월을 초과하여 계속 근무한 사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도 근로계약의 종료 시점을 미리 알고 있거나 예상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권발급원 근무경력이 있는 사람도 다시 채용되려면, 공개경쟁채용절차를 거쳐 피고가 주관하는 서류전형, 면접전형을 합격하여야 하고, 면접전형은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므로, 여권발급원들에게 향후 근로계약기간 만료 시 반드시 재계약되거나 갱신될 것이라는 점에 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인력풀 제외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들의 해고 무효확인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미지급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위 제3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인력풀 제외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위 통보가 부당해고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미지급 임금청구도 모두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신혜영(재판장) 이민정 박경환
각주1) 원고 A에 대한 '일용근로자 인력풀 제외통보서'(갑 제6호증)의 작성일자는 '2020. 9. 16.'이고, 그 내용증명 발송일은 '2020. 9. 17.'인바, 원고 A의 청구취지 기재에 따라 이하에서는 원고 A에 대한 인력풀 제외통보일을 '2020. 9. 16.'로 정리한다.
각주2) 26개월 = 2013. 1.경부터 2014. 1.경까지의 공백기간 13개월 + 2015. 12.경부터 2016. 6.경까지의 공백기간 7개월 + 2018. 5.경부터 2018. 10.경까지의 공백기간 6개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