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3. 2. 14. 선고 2021나105253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07. 3. 1. 택시여객 자동차 운송업 등을 하는 회사인 원고에 입사하여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20. 11. 3. 정년퇴직한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16. 8. 23. 원고와 사이에 일 소정근로시간 3시간 40분, 책임운송수입금 일 102,000원, 임금(1년 이상 근속자, 월 26일 만근 기준) 월 898,000원, 계약기간 2016. 8. 19.부터 2017. 8. 28.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19. 8. 20.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대전지역본부 D 분회, 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2019년도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임금협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라.

피고는 2019. 10.부터 2020. 6.까지의 기간 동안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임금협정에 정하여진 임금인 월 1,870,93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12, 1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협정에 따라 원고에게 운송수입금 전액을 납부할 의무가 있는바, 갑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2019. 10.부터 2020. 6.까지 승객으로부터 받은 운송수입금 합계액은 30,268,820원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30,268,820원에서 원고가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는 운송수입금 24,732,100원 및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함을 자인하는 성과급 826,650원을 공제한 나머지 운송수입금 4,710,070원<1>(= 30,268,820원 - 24,732,100원- 826,65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협정이 유효한지 여부

1)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임금협정은 단순히 최저임금에 맞추기 위해 근로시간과 월 임금을 규정하였을 뿐 책임운송수입금을 증액시켜 실제로는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므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이다.

2)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3)

판단

갑 제3, 5, 13, 16, 1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최저임금법을 비롯한 노동관계법령을 잠탈할 의도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형식적으로 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임금협정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피고를 비롯한 원고의 근로자들은 택시를 운행하면서 얻은 운송수입금을 모두 원고에게 지급하고, 원고로부터 정액으로 정하여진 월 급여를 받으면서 책임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부분은 60%를 성과급으로 받는 방식으로 근무하였다. 사용자인 원고로서는 근로자가 근무시간 중 성실히 근무하도록 지휘·감독할 필요가 있지만, 택시운송의 특성상 근로자가 택시를 운행하면서 실제로 근무하는지 여부와 실제 근무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근로자의 운행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기도 어렵다.

나)

운송기록상으로는 피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운송기록에는 근로자가 원고 회사에서 택시를 출고하여 입고한 시각, 영업시간(승객을 태우고 운행한 시간), 빈차시간(승객 없이 운행한 시간), 정지시간(시동을 정지한 시간), 근무시간(택시를 출고하여 입고할 때까지의 시간에서 정지시간을 제외한 시간), 주행거리(택시로 총 주행한 거리), 영업거리(승객을 태우고 운행한 거리), 빈차거리(승객 없이 운행한 거리)가 나타난다. 운송기록상으로는 택시의 시동을 정지하지 않으면서도 승객을 태우기 위해서 주행하지도 않은 시간, 즉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시간도 근무시간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원고가 운송기록만으로 근로자가 성실히 근무하는지 여부를 파악하거나 이를 기초로 근로자의 운행행태를 지휘·감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이러한 점에서 피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단순히 피고의 1일 수입을 피고의 근무시간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시간당 수익을 산정하거나 운송기록상 근무시간을 실제근무시간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

따라서 근로자가 원고에게 운송수입금을 모두 지급하고 원고로부터 월 급여와 성과급을 받는 구조에서는 원고가 최소한의 일정한 근로시간 및 최소한 지급하여야 할 운송수입금을 정하여 근로자로 하여금 성실히 근무하도록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이 사건 노동조합 역시 원고가 근로자들에게 최소한의 근무시간과 1일 내야 할 운송수입금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동의하여 이 사건 임금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임금협정 제4조는 근로자가 최소한 6시간 50분은 성실히 근무하여야 한다는 의미에서 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50분으로 정하되, 배차시간은 식사시간과 휴게시간을 포함하여 10시간으로 정함으로써 근로자가 식사 및 휴게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근로자가 나머지 3시간 10분의 범위에서는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할 것인지 또는 성과급을 받기 위하여 근무할 것인지를 근로자의 자유에 맡겨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은 택시운송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사용자인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합의로 정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라)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정에서 정한 일 소정근로시간과 일 책임운송수입금 및 월 급여(1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가 26일 근무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기본급을 포함한 모든 수당 중 성과급을 제외한 금액)의 변화에 비추어 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일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 20분 또는 3시간 40분으로 비교적 짧게 정한 반면 책임운송수입금도 10만 원을 전후하는 금액으로 정하였고, 그에 따라 월 급여는 898,000원 또는 976,000원으로 정하여졌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협정은 월 급여를 1,870,930원으로 증액하면서 일 소정근로시간 역시 3시간 40분에서 6시간 50분으로 늘리고 일 책임운송수입금을 115,000원에서 167,000원으로 증액하였다.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월 급여, 일 소정근로시간, 일 책임운송수입금이 대폭 변경된 것은 당초 2018년까지는 월 급여를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눈 금액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실제 근무시간에 비하여 현저히 적은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가 2019년부터는 실질적으로 최저임금법을 준수할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과 책임운송수입금, 월 급여를 현실에 부합하게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마)

운송수입이 고정적이지 않고 날마다 다른 택시운송의 특성상 때로는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무하더라도 일 책임운송수입금만큼의 수입을 얻을 수 없는 날이 있는 반면, 소정근로시간 동안 책임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수입을 얻는 날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근로자들은 책임운송수입금에 상응하는 수입을 얻은 경우에도 성과급을 받을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할 수 있는데,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에는 이처럼성과급을 받기 위하여 추가로 근무하는 시간도 포함되어 있다. 날마다 책임운송수입금을 얻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근무시간이 다르고, 근로자가 성과급을 받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 이상으로 근무할 만한 유인이 있기 때문에 일응의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여 둔 후 그 이상 근무할 것인지 여부를 근로자가 임의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이 사건 임금협정은 택시운송업계의 특유한 사정으로 인하여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바)

6시간 50분의 소정근로시간만 근무하여서는 167,000원의 운송수입을 달성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과 달리, 원고의 근로자들은 대체로 이 사건 임금협정에 따른 책임운송수입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도 2019. 10.부터 12.까지 월 책임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수입을 얻었으며, 스스로도 수개월간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임금협정에 따른 월 1,870,930원의 급여를 받아 온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협정이 원고의 근로자에게 이행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였다거나 사실상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기 어렵다.

사)

결국 원고는 근로자가 성실하게 근무하도록 지휘·감독하기 어렵고,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최소한의 소정근로시간과 책임운송수입금을 정하여 둘 수밖에 없는 택시운송업계의 특유한 사정과 이 사건 임금협정이 종전의 임금협정과 달리 소정근로시간, 책임운송수입금 및 월 급여를 늘리게 된 경위, 원고의 근로자들이 실제로 이 사건 임금협정에 따라 근무하면서 월 급여를 받는 현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합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지 형식적으로 정하였다거나 최저임금법을 비롯한 노동관계법령을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임금협정이 피고에게 적용되는지 여부

1)

피고의 주장

원고의 2019. 3. 22. 당시 총 근로자 수는 44명인데, 임시총회 참석 조합원 명단에 기재되어 있는 조합원 수에서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채 조합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E, F, G, H, I, J'를 제외하면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 수는 총 원고의 근로자 수의 과반수 미만이고, 1일 2교대로 일하는 기사는 피고를 포함하여 K, L, M, N, O, P으로 총 7명이므로 이 사건 임금협정의 적용대상은 위 7명이며, 그중 N, M 2명만이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따라서 2019. 9.부터 2019. 12.까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5조의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협정은 피고에게 적용될 수 없다.

2)

판단

노동조합법 제35조에서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반수 이상이라는 비율을 계산하기 위한 기준이 되는 근로자의 총수로서 근로자의 지위나 종류, 고용기간의 정함의 유무 또는 근로계약상의 명칭에 구애됨이 없이 사업장에서 사실상 계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동종의 근로자 전부를 의미하므로, 단기의 계약기간을 정하여 고용된 근로자라도 기간만료시마다 반복갱신되어 사실상 계속 고용되어 왔다면 여기에 포함되고, 또한 사업장 단위로 체결되는 단체협약의 적용범위가 특정되지 않았거나 협약 조항이 모든 직종에 걸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경우에는 직종의 구분 없이 사업장 내의 모든 근로자가 동종의 근로자에 해당되는바(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누13189 판결 참조), 갑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임금협정 제3조는 근무형태에 대하여 1일 2교대를 원칙으로 하되 노사간 협의에 의하여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의 주장과 같이 1일 2교대 근로자만을 동종의 근로자로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갑 제11, 13,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19. 9.부터 2019. 12.까지의 기간 동안 원고의 근로자 중 피고와 동종의 근로자는 41명[2019. 11. 5. 기준 4대 보험 가입자 명부(갑 제13호증)에 기재된 46명 중 이 사건 임금협정의 적용대상이 아닌 비운전직 근로자 Q, R, S, T, U을 제외한 인원]이고, 그중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된 근로자는 21명[이 사건 노동조합의 2019. 8. 27.자 임시총회 참석자 명단(갑 제11호증)에 기재된 24명 중 위 4대 보험 가입자 명부에 없는 E, H, J 제외]이었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2019. 9.부터 2019. 12.까지의 기간 동안 노동조합법 제35조 소정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협정은 피고에게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하루 9시간 이상(그중 2시간은 야간근무) 차량운행을 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최저임금법에 따라 9시간 근로와 야간수당을 고려하여 2019년에는 2,181,437원, 2020년에는 2,244,137원의 급여를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위 급여액과 피고가 지급받은 급여액의 차액인 3,170,763원[=(310,507원×3)+(373,207원×6)]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청구금액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2)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택시운송의 특성상 근로자가 택시를 운행하면서 실제로 근무하는지 여부와 실제 근무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운송기록상 운행시간을 실제 근무시간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점, 이 사건 임금협정상 임금산정표에 의하면 피고의 급여에는 이미 야간근로수당이 포함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위 급여채권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운송수입금 4,710,07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2021. 1. 6.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 송달 다음날인 2021. 1. 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1. 2.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안영화(재판장) 신순영 윤이진

각주1) 원고의 2021. 12. 1.자 준비서면 및 피고의 2021.10.15.자 준비서면 제4항(성과급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운송수입금채권과 상계한다는 취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