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급여 월 280만 원, 근로시간 11시부터 23시까지(휴게시간 1시간)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2020. 6. 29.부터 2020. 8. 5.까지 피고가 운영하던 음식점인 ‘C’, ‘D’(이하 위 각 음식점을 합하여 ‘피고의 사업장’이라고 한다)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0고약6552호로 2021. 4. 16. 피고에 대하여 ‘피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2020. 6. 29.부터 2020. 8. 5.까지 근로한 원고의 2020. 7.분 임금 2,852,248원과 2020. 8.분 임금 766,120원 합계 3,618,368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근로기준법위반 범죄사실로 벌금 1,000,000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이 발령되었고, 피고가 이에 대하여 정식재판청구를 하였다가(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고정149호) 취하하여 위 약식명령은 2021. 7. 1. 확정되었다(이하 위 약식명령을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확정된 약식명령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1990. 12. 7. 선고 90다카21886 판결 취지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합계 3,618,36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0. 8.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공적 보험료, 조퇴시간에 상응하는 임금, 원고의 실수로 반품된 음식대금을 각 공제한 후 잔존 임금을 3,062,990원으로 정하는 합의가 있었다.
설령 위와 같은 합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금원이 임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2>
원고가 납부하여야 할 국민건강보험료 230,520원, 국민연금보험료 252,000원, 고용보험료 28,400원, 총 합계 510,920원<3>을 피고가 대신 납부하였으므로, 미지급임금에서 위 금액을 공제하여야 한다.
원고가 근무시간 중 13시간 40분을 개인사정으로 조기 퇴근하는 등 실제로 근무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에 해당하는 임금 104,222원을 공제하여야 한다.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 체결 시에 2020. 6. 29.부터 2020. 7. 8.까지를 수습기간으로 하고 위 기간 동안 약정 임금의 90%를 지급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위 기간 동안 약정 임금의 10%에 해당하는 93,333원을 공제하여야 한다.
원고의 실수로 반품된 음식대금 50,700원을 공제하여야 한다.
판단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을 제2호증은 그 진정성립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증거로 삼을 수 없고, 피고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주장 공제금을 제외한 나머지 임금을 지급받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공적 보험료 공제 주장에 관한 판단
국세기본법 제21조 제2항 제1호에 의하여 원천징수하는 소득세 등에 대한 징수의무자의 납부의무는 원칙적으로 그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때에 성립하고, 이에 대응하는 수급자의 수인의무의 성립시기도 이와 같으므로, 지급자가 소득금액의 지급시기 전에 미리 원천세액을 징수·공제할 수는 없고, 이러한 법리는 국민연금법 제88조의2 제1항, 국민건강보험법 제79조 제1항,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의2 제1항에 의한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의 징수․공제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2다85472, 85489, 85496, 8550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소득의 지급이 의제되는 등으로 원천징수의무자의 납부의무가 성립한 후 소득금액 지급 전에 원천징수해야 할 소득세 등을 지급자가 실제 납부하였다면, 그와 같이 실제로 납부한 정당한 세액은 지급할 소득금액에서 미리 공제할 수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36347 판결 참조).
한편 소득세법은 조세징수절차의 편의를 도모하고 조세채권확보의 지연을 방지하 고자 이자소득, 배당소득, 근로소득, 퇴직소득 등의 소득금액이 현실적으로 지급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그 지급이 된 것으로 의제하는 지급의제규정을 둠으로써 그 지급의무자에게 당해 소득세의 원천징수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나, 원래 원천징수의무자인 소득금액의 지급자가 징수납부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수급자의 원천납세의무 부담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므로 수급자의 원천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 있어서는 이를 전제로 한 지급자의 원천징수의무도 성립될 수 없다. 수급자의 원천납세의무가 성립하기 위한 전제요건인 소득세의 과세대상인 소득이 발생하였다고 하기 위하여는 소득이 현실적으로 실현될 것까지는 필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소득이 발생할 권리가 그 실현의 가능성에 있어 상당히 높은 정도로 성숙 확정되어야 한다. 소득의 지급자와 수급자 사이에 채권의 존부 또는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어 소송으로 나아간 경우에 그와 같은 분쟁이 사안의 성질상 명백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는 경우라면 수익이 확정되었다고 할 수 없고, 판결이 확정된 때 권리가 확정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두5657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위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미지급된 임금채권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발생하여 이 사건 소송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이러한 분쟁이 사안의 성질상 명백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는 원고에게 과세대상인 근로소득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한 원고의 원천납세의무 및 피고의 원천징수의무는 아직 성립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되어 그에 따라 원고에게 실제로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는 단계에서 공적 보험료를 원천징수하여 지급하거나, 원고가 원천징수세액 등을 공제한 임금의 수령을 거절하면 이를 변제공탁하여 그 채무를 면할 수 있음(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다38075 판결 참조)은 별론으로 하고, 설령 피고가 이러한 공적 보험료를 이미 납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임금채권의 존재 여부 및 범위를 확정하는 소송 단계에서 이를 미리 공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미근무시간 임금 상당액 공제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2호증의 10, 12, 갑 제3호증의 1의 각 기재에 의하면,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서 이루어진 피고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사건 조사 당시 조퇴시간 11시간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주장이 일치한 사실, 근로감독관은 이를 근거로 위 조퇴시간 11시간에 해당하는 급여상당액을 공제한 후 미지급임금을 산정한 사실, 피고가 이와 같이 산정된 임금을 미지급한 범죄사실로 위와 같이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약식명령을 받아 그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을 제3, 9, 1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근무기간 중 위 조퇴시간(11시간)을 초과하여 추가로 조퇴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수습기간 임금 공제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서 조사받으면서 제출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에는 수습기간과 관련하여 ‘수습기간은 6/29 ~7/8까지’라고만 기재되어 있는 반면, 을 제1호증(다음과 같이 추가 기재된 부분 외에는 위 근로계약서와 동일하다)에는 위 문구 옆에 ‘90%’가 추가로 기재되어 있는바, 을 제1호증 중 위 추가 기재 부분은 위와 같이 조사가 이루어진 후 사후에 기재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조사 당시 피고는 원고에 대해서 수습기간 동안의 급여에 대하여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바 없었고 피고가 인정한 미지급급여도 월 급여 280만 원을 기준으로 산정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수습기간동안 월 급여의 90%만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 실수로 반품된 음식대금 공제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가 제출한 각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실수로 피고 주장과 같은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나아가 임금은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고,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한 자동채권으로 임금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희정(재판장) 김윤종 윤현정
각주1) 피고는 제1심판결에서 지급을 명한 금원에서 655,734원이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항소장을 제출하였고 그 후 공제 주장 금액을 계속 변경하다가 2022. 10. 6.자 준비서면에서 총 공제할 금액이 687,055원이라고 최종적으로 주장하였으나 그에 따라 항소취지를 변경하지는 아니하였다.
각주2) 공제를 주장하는 금액이 일관되지 아니하므로 최종적인 주장(2022. 10. 26.자 준비서면)을 기준으로 기재한다. 한편 아래 나), 다)항에 대한 주장은 항변이 아니라 미지급급여액 자체를 다투는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으나 피고가 주장하는바에 따라 공제 주장에서 함께 판단한다.
각주3) 피고는 2022. 10. 6.자 준비서면에서 공적 보험료 대납 합계액이 489,500원이라 주장하였으나 이는 계산상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