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의 주장은 법률의 부지에 해당할 뿐이고, 초과 지급 연차휴가수당을 이유로 이 사건 초과근무수당을 미지급한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당시 톨게이트 운영 관련 다른 업체의 경우 주 6일 근무로 인한 주 40시간 초과 연장근로시간에 대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여 왔던 점 등을 고려하면 역시 피고인들에게 임금 등 미지급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판결은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1>
피고인 A은 대전 대덕구 D에 있는 ㈜E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36명을 고용하여 통행료수납업무대행업을 경영한 사용자이고, 피고인 B, C은 동 법인을 피고인 A과 공동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동으로 위 사업장에서 2014. 2. 1.부터 2016. 4. 30.까지 근무하고 다음날 퇴직한 F의 2015. 6월분 임금 26,472원, 2015. 7월분 임금 26,472원, 2015. 10월분 임금 26,472원, 2016. 3월분 임금 27,264원, 2016. 4월분 임금 27,264원 합계 133,944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36명의임금 합계 23,682,73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위 "가"항의 근로자 F의 퇴직금 11,162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36명의 퇴직금 합계 1,973,561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의 판단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은 2009년경부터 한국도로공사로부터 I 및 J영업소의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업무를 위탁받아 2016. 4.경까지 위 업무를 처리하였다. 피해 근로자들 중 대전영업소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은 2016. 4. 30.까지, I영업소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은 2016. 3. 31.까지 E에 근무하였으며, E은 2017. 4. 30. 폐업하였다.
피해 근로자들이 근무한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소(톨게이트)는 그 업무 특성상 24시간 3교대제로 운영될 필요가 있었고, 1주간 5일 근무를 고집하면 근로자들이 불규칙적으로 근무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러한 근로자들의 필요를 고려하여 1주간 6일 근무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근무자들의 연속 휴무를 보장하기 위하여 3개월 단위로 1주평균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근무편성을 조정하였고, 그 결과 초과근무수당이 발생하였다.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3개월 단위의 근무편성’에 관하여 근무기간 동안과 퇴직할 당시는 물론이고, 퇴직한지 2년여가 지나고 E이 2017. 4. 30. 폐업할 때까지 별다른 이의가 없었다. 그런데 E이 폐업한 때로부터 1년여가 지난 2018. 4. 4.경 피고인들을 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진정하였다. 근로자들이 E에서 퇴사한 이후 K에서 고용을 승계하였는데, K의 기존 근로자들이 미지급 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한 임금 지급 소송을 제기 하여 승소하자(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7. 11. 29. 선고 2014가단32252 판결), 근로자들은 이를 근거로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등의 지급을 요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피해 근로자들 대표인 H 역시 위와 같은 미지급 연장근로수당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고 동종 업계의 다른 회사들은 모두 적당한 돈을 지급하는 것으로 원만하게 합의하였는데, 피고인들은 합의를 하지 않아 진정을 제기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더하여 피고인들이 노무사에게 연장수당이 발생되는 부분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냐며 항의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였다.
피고인들은 근로자들이 재직하는 동안 추가로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하였고, E은 재무제표상 2015년 순이익이 254,574,020원이었던바, 근로자들에게 충분히 미지급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반면 피고인들이 3개월 단위 근무편성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 크지 않았다고 보이는바,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보인다. 나아가 피고인들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노사간 서면으로 합의하여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이용하거나 주 5일, 주 40시간 근무하는 방식으로 근무를 편성하여 초과근무수당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결국, 피고인들이 민사상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기는 하나, 당시 법을 위반하여 근로자들에게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을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원심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나경선(재판장) 김덕완 허인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