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통신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E은 원고의 대표이사이다. 참가인 C과 B는 각 2020. 11. 11.과 2020. 11. 12. 원고에 입사하여 배달앱 운영에 따른 가맹점 정보 입력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참가인들은 2021. 8. 2.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당초 체결한 근로계약의 조건과는 다르게 참가인들에게 주말 및 평일 야간 근무 등 부당한 근무지시를 하였다. 참가인들이 이를 거부하자, 원고는 2021. 5. 28. 참가인 C을, 2021. 6. 12. 참가인 B를 각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였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0. 5.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는 해고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참가인들을 해고할 경영상 긴박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인정하고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2021. 11.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 3. 위 초심 지방노동위원회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20,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 대표이사 E은 혼자서 평일 저녁시간 및 주말에 배달앱 관련 민원업무처리를 도맡아 하는 것이 힘들어 참가인들에게 주 40시간의 범위 내에서 평일 하루 대신 토요일에 근무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묻고 협조를 요청했으나, 참가인들은 이를 거부하였다. 이에 원고는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해 참가인들에게 사직을 권고했고, 참가인들이 이에 동의하여 근로관계가 합의해지된 것이므로 원고가 참가인들을 해고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원고는 2020. 11. 20. 거제시장 및 사단법인 F 경남지회 거제시지부와 'G 협약'을 체결하여 H 개발 및 운영 서비스사업을 시작하였다.
원고는 2020. 11. 11. 및 2020. 11. 12. 각 참가인 C과 B를 위 사업 수행을 위해 가맹점 정보입력 및 수정 등의 업무를 담당할 직원으로 고용하면서 이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근로계약서상 참가인 C의 근로시간은 '9:00부터 18:00까지', 참가인 B의 근로시간은 '8:30부터 17:30까지'로 기재되어 있다(참가인 C의 경우, 2020. 11. 11. 이후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면서 근로계약서상 근로시간이 '8:30부터 17:30까지'로 변경되었고, 참가인들은 실제로 8:30부터 17:30까지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21. 3.경부터 거제 청년 디지털뉴딜 일자리사업에 참여하여 거제시로부터 인건비를 지원받는 방법으로 I 등 추가 직원을 고용하였는데, '단순 전화상담 업무'는 위 사업을 통해 고용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직무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E은 2021. 4. 28. 참가인들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대화를 나누었다.
E은 2021. 4. 28. 참가인들에게 해고일자를 2021. 5. 27.로, 해고사유를 '회사 경영상 해고(해고 사유에 관하여 본인과 협의된 내용임)'으로 기재한 해고예고 통보서를 교부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 C은 E에게 "해당 해고 통보서는 해고시 협의에 대한 명확한 내용이 없어 해고 통보서를 받아들일 수 없으니 해고 통보서 내 해고에 대해 협의한 내용을 명확히 명시해 재통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고, E은 2021. 5. 13. 해고 날짜를 2021. 5. 28.로 변경하고, '기타(협의된 내용) *주말(토요일/고객센터) 근무 가능자 채용시까지 근무함 *월차소진 관련은 근로기준법을 적용한다 *월차는 근로하는 날까지 발생하는 남은 총일수 연속 사용 가능함', '근로자 C은 위의 기타에 명시된 협의된 내용이 이행될 시 사표낼 것을 약속합니다'라는 내용이 추가된 해고예고통고서를 다시 작성하였고, 참가인 C은 변경된 해고예고통고서에 서명하였다. 한편 참가인 B 역시 E에게 "협의된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통보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고, 이에 E은 해고일을 2021. 6. 12.로 변경하고, 협의내용으로 "근로자 B는 주식회사 A에서 6월 12일까지 근무시 6월 13일자로 사직할 것을 약속합니다"는 내용이 추가된 해고예고 통보서를 다시 작성하였고, 참가인 B는 변경된 해고예고통고서에 서명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6, 7호증, 제10호증의 2, 제11호증의 1, 2, 제18호증의 1, 제20,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해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은 사용자인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인 근로기준법상 해고조치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개별 근로자와 사이에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동의를 받거나,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하고,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허용되지 않는다.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참가인들의 근로시간이 8:30부터 17:30으로 명시되어 있는바, 참가인들의 근로시간을 평일 저녁이나 주말로 변경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근로조건의 내용이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E은 근로조건을 변경하려면 자신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참가인들의 말은 무시한 채 '주 40시간의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가 근로시간을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다'는 취지로 계속 주장했고, 가족들을 돌봐야 하는 이유로 해당 시간에는 근무가 불가능하다는 참가인들의 말에 '회사의 경제적인 이유로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근무할 인력을 새로 고용할 수는 없다.'고 하고, 자택근무가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도 '사무실에 나와서 근무해야만 한다'고 하여 근로시간과 조건에 관하여 참가인들과 협의를 하기 보다는 자신의 뜻대로 근로조건을 변경할 의사를 밝혔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E이 참가인들에게 사직을 권고한 것은 사실상 참가인들의 사직을 종용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참가인들이 사직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E의 질문에 동의한다고 대답하고, '권고 사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거나 사직에 동의 또는 사표를 낼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해고예고통보서에 서명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 앞서 본 것와 같이 E은 평일 저녁이나 주말 근무가 불가능하다는 참가인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참가인들의 근무시간을 변경할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바, 평일 저녁이나 주말 근무가 불가능한 참가인들로서는 위와 같은 E의 사실상 사직 종용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참가인 C이 사직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E의 질문에 "어쩔 수 없죠."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수정된 해고예고통보서에 사직이나 사표라는 표현이 들어있기는 하나 동시에 위 문서명이 '해고예고통보서'이고 내용상으로 회사 경영상 해고된다는 표현도 들어 있으며, 2021. 4. 28. 대화 과정에서도 '권고사직'과 '해고'라는 단어가 둘 다 사용된 점, ㉰ 참가인 C의 경우 해고예고통보서 협의사항에 '주말 근무 가능자 채용시까지 근무함'이라는 조건을 넣어달라고 요청한 것을 보면 계속 근로의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참가인들이 사직의 의사를 표시했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들은 E에게 해고예고통보서상의 내용을 수정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는 했으나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은 없다. 또한 원고는 고용보험 상실사유를 '경영상 인원감축으로 인한 해고통보'로 기재하여 참가인들에 대한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기도 했다.
원고는 참가인 C의 경우 2021. 5. 28. 스스로 근로복지공단에 찾아가 고용보험 상실신고 요청을 함으로써 스스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는 주장도 한다. 그러나 고용보험법상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는 사업주가 그 사업에 고용된 근로자의 피보험자격의 취득 및 상실 등에 관한 사항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는 것으로서, 참가인 C이 근로복지공단에 고용보험 상실신고 요청을 한 것은 고용보험법상의 피보험자자격을 명확히 하기 위한 행위에 불과하지 이를 두고 원고에 대하여 사직의 의사를 표시했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참가인 C은 근로복지공단에 자신이 회사 경영상 해고당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는바, 자신이 자진 사직했다기보다는 원고로부터 해고당했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해고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제23조 제1항).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들이 불리하게 변경된 근로조건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을 해고하였는바, 원고가 참가인들을 해고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여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는 2022. 1. 3. 중앙노동위원회 심문기일에서 해고예고통보서에 '경영상 해고'라고 쓴 이유는 고용보험 상실신고서에 그와 같이 적기 위해서였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달리 원고가 참가인들을 해고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서 적법하다고 볼 수도 없다.
소결론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해고로 종료되었으나 원고의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는 부당하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덕(재판장) 이민정 김한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