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운전학원업, 그린시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충북 옥천군 C에서 ‘D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9. 5. 16.경부터 2020. 4. 22.경까지 이 사건 학원에서 피고 소유의 통원차량을 운행한 사람이다.
원고는 이 사건 학원에서 통원차량 운행 업무를 시작한 지 4일 정도 후인 2019. 5. 20. 피고와 사이에 프리랜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의 실질적 대표자 E은 2019. 5. 16.부터 2020. 4. 22.까지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합계 6,516,10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 등으로 기소되어, 2022. 1. 13. 벌금 1,000,000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21고정19호), 위 판결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8,691,153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5. 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7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이 사건 계약은 그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은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이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근로자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매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고정급액인 1,800,000원에서 세금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만을 지급하였을 뿐, 근로기준법에 따른 각종 수당은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9. 5. 16.부터 2020. 4. 22.까지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합계액인 8,691,15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못하였고,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보수와 관련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근무시간, 근무장소가 자유로워 피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4, 5,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이 사건 학원의 통원차량 운전기사로 고용되어 피고의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에 따라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는 2019. 5. 20.자로 프리랜서계약서가 작성되었다. 그러나 이는 피고가 요구한 형식 및 내용대로 작성된 것이지 원고와 피고가 서로 대등한 지위에서 협의하여 작성된 것이 아니다. 만일 원고가 피고와 대등한 지위에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었다면 원고는 계약 체결 당시 피고와 통원차량 운행 횟수, 보수 등에 대하여 구체적인 협의를 하였을 것이나, 원고는 피고와 이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한 바가 없다.
원고가 근무방식에 대하여 피고의 엄격한 제한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더라도 이는 근무장소가 주로 이 사건 학원의 외부일 수밖에 없는 통원차량 운행 업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오히려 피고가 원고에게 다음날 통원차량에 탑승할 수강생의 이름, 연락처, 수업 시작 시각, 탑승 장소가 기재된 셔틀 배차 현황표를 전달함으로써 통원차량 운행을 지시하고 원고로 하여금 매일 운행일지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였던 점, 피고가 이 사건 학원의 마지막 수업(16:10 시작)을 위해 탑승시켜야 할 수강생이 없는 경우에도 이 사건 학원의 홍보를 위하여 원고로 하여금 빈 차로 통원차량을 운행하여 18:00까지 이 사건 학원에 도착한 후 셔틀 배차 현황표를 받아서 퇴근하도록 지시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업무 수행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피고와의 이 사건 계약관계가 유지되는 동안 다른 곳에서 급여나 사업소득을 얻었다고 볼 사정이 없다. 또한 피고는 첫 수업 시작 시각인 07:50과 마지막 수업 종료 시각인 18:10에 맞추어 통원차량을 운행하면서 대전-충북 옥천군 구간(약 12km)을 많게는 하루 12회 정도 오갔기 때문에 원고에게 통원차량 운행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하면서 자유롭게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에게 통원차량 운행 횟수나 거리, 시간 등 운행실적에 따라 수수료나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매달 20일 고정급으로 1,800,000원(사업소득세 원천징수 전 금액)의 보수만을 지급하였다. 그 금액도 피고가 제시한 것이지 원고와 피고가 서로 대등한 지위에서 협의하여 정한 것이 아니고, 이는 피고가 명시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 대부분에게 지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최저임금에 근접한 임금(매달 1,800,000원 가량)과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원고는 피고가 소유한 차량을 사용하여 통원차량 운행 업무를 수행하였고, 엔진오일 교환 등 통원차량의 관리도 원고가 아닌 피고가 하였다. 한편, 원고는 평일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충북 옥천군에서 대전으로 통원차량을 운행한 후 차량을 피고에게 반납하지 아니한 채 자신의 집까지 운전하여 가는 방식으로 퇴근을 하였고 토요일에도 차량을 반납하지 아니하였는데, 이는 첫 수업 시작 시각인 07:50에 맞추어 이른 아침부터 통원차량을 운행하여야 할 필요에 의하여 피고도 요구하였던 바이다. 피고가 원고에게 학원차량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원고가 이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볼 사정도 없다.
피고는 원고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시적으로 차량이 없으나 1 ~ 2개월 후에는 자신의 차량이 생긴다면서 그 기간 동안 피고 소유 차량을 임차하여 수강생을 운송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여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F의 사실확인서(을 제4호증)와 관련 형사사건에서의 F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을 제11호증)는,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F의 위 각 진술은 대부분 피고의 원장 등으로부터 들어서 알게 된 내용이라는 점, F는 위 각 진술 당시 피고의 관리부장 직위에 있던 사람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피고의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여객 유상운송이 가능한 차량을 취득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원고와 피고가 임대료 등 차량 임대차계약의 조건에 관하여 협의를 한 바가 없는 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차량 임대차계약서가 별도로 작성된 바도 없는 점, 이 사건 계약서에 차량 임대차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것도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가 피고로부터 차량을 임차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통원차량을 운행했던 지역인 대전 동구 및 대덕구 지역은 원고가 근무하기 전에는 피고의 관리부장인 F 등이 피고 소유 차량을 사용하여 통원차량을 운행하기도 하였던 곳이다. 또한 피고는 2019. 5. 2.부터 2019. 8. 23.까지 검정원으로 근무한 G으로 하여금 검정업무가 없는 때에 통원차량을 운행하게 하는 등 지입 운전기사가 아닌 피고의 직원들(피고와 사이에 명시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에게도 통원차량 운행 업무를 수행하게 한 적도 있었다.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못하였고,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보수와 관련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다른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것들로, 이를 들어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미지급 임금 액수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임금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2, 6, 7호증, 을 제1, 5, 9,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9. 5. 16.부터 2020. 4. 22.까지 이 사건 학원에서 통원차량 운전기사로 근무한 대가로 받아야 하는 임금 중 지급받지 못한 임금은 ① 2019년 6월분(2019. 6. 1. ~ 2019. 6. 30.) 448,808원, ② 2019년 7월분(2019. 7. 1. ~ 2019. 7. 31.) 870,487원, ③ 2019년 8월분(2019. 8. 1. ~ 2019. 8. 31.) 1,045,837원, ④ 2019년 9월분(2019. 9. 1. ~ 2019. 9. 30.) 256,762원, ⑤ 2019년 11월분(2019. 11. 1. ~ 2019. 11. 30.) 68,887원, ⑥ 2019년 12월분(2019. 12. 1. ~ 2019. 12. 31.) 724,358원, ⑦ 2020년 1월분(2020. 1. 1. ~ 2020. 1. 31.) 594,848원, ⑧ 2020년 2월분(2020. 2. 1. ~ 2020. 2. 29.) 951,338원, ⑨ 2020년 3월분(2020. 3. 1. ~ 2020. 3. 31.) 949,186원, ⑩ 2020년 4월분(2020. 4. 1. ~ 2020. 4. 22.) 605,595원 합계 6,516,106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6,516,10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6,516,10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20. 5. 7.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수정(재판장) 최상수 윤현정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나104981
판결선고
2023. 5. 16.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