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2. 18. 선고 2023가단206760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 B조합, C은 2023. 4. 17.부터, 피고 D은 2022. 12. 14.부터 각 2025. 2. 1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 E은 2012. 11.경부터 피고 B조합(이하 ‘피고 B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장인 사람이고, 피고 D은 1994. 10.경부터 피고 B조합에서 근무하여 2021년경부터 피고 B조합의 전무로 재직하는 사람이며, 원고는 2019. 9. 피고 B조합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2014. 12.경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예금계장으로 재직하다 2021. 8. 말경 퇴사한 사람이다.

나.

피고 C, D은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21고단1223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으로 기소되어 2022. 12. 14. 위 법원으로부터 피고 C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200시간 등을, 피고 D은 벌금 300만원 및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1>받았다. 이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다.

다.

위 1심 형사판결에 대하여 피고 C, D 및 검사가 모두 항소하였는데, 항소심(대전지방법원 2022노3640)은 2025. 2. 7. 피고 C, N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라.

한편 피고 B조합은 2021. 1. 1. O상품권(이하 ‘상품권’이라 한다)을 보관·판매·환전 업무를 대행하였는데, 원고가 2021. 5. 31. 환전예정 상품권을 환전된 상품권과 함께 폐기(이하 ‘이 사건 상품권 사고’라 한다)하게 하는 실수를 범하여 피고 B조합에게 3억 4,000만원의 손해를 입혔다. 원고는 2021. 8. 10. 사직서를 제출한 후 2021. 8. 26. 퇴직하였는데, 피고 D은 2021. 7. 20. 이 사건 상품권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야 임마 너는 뭐 어떻게 했길래 임마 어?“, ”똥을 싸고 자빠졌네, 이놈의 새끼, 너 임마“, ”다른 놈 같았으면 죽었어“ 등의 말을 하였다.

마.

원고는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22가단34770호로 피고 B조합에 대하여 이 사건 상품권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였고, 피고 B조합은 같은 법원 2023가단33316호로 반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상품권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 대하여 1억 7,000만원의 지급을 구하였는데, 위 법원은 2024. 3. 29. ‘원고가 피고 B조합에 대하여 이 사건 상품권 사고로 인한 8,500만원의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한다며 원고가 피고 B조합에게 이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바.

원고는 퇴사 후인 2021. 11. 16.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에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하여 진정하고, 2022. 7. 26. 피고 C, D을 포함한 5인의 임직원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하였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은 2022. 2. 8. 피고 B조합에 대하여 ‘직장내 성희롱 사실조사 미실시’에 따른 과태료 500만원 처분을 내렸고, 2023. 1. 10. 피고 B조합에게 피고 D의 근로기준법 제76조의2<2>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었으니 같은 법 제76조의3 제5항에 따라 피고 D에게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시정지시하였다. 그럼에도 피고 B조합이 피고 D에 대하여 징계 조치를 하지 않자 2023. 4. 17. 피고 B조합에게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하였다.

사.

피고 B조합은 징계조치 미실시에 의한 200만원의 과태료 부과에 대하여 이의제기 하였으나,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2023과13)은 2024. 2. 15. ’피고 D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봄이 타당하고, 피고 B조합이 지체 없이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과태료 200만원을 부가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위 결정에 대하여는 피고 B조합이 즉시 항고장을 제출하여 항고심에 계속 중에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8, 25, 27, 28호증, 을 제3, 7, 2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

가.

아래와 같은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원고가 난청, 불면증 및 공황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유방에 상세불명의 혹이 생기는 피해를 입었고 결국 2021. 8.경 퇴사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1)

강제추행 및 2차 가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피고 C과 D은 각 강제추행으로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고, 피고 C, D의 사용자인 피고 B조합 역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며, 이로 인한 손해배상 채권의 소멸시효는 피고 C, D에 대하여 유죄의 1심 판결이 선고된 2022. 12. 14.부터 기산되고, 피고들이 성범죄 피해자인 원고에게 2차 가해를 가하였으므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

2)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피고 C의 강제추행 당시 계약직에 불과한 원고는 피고 B조합에서 계속 근무하기 위하여 피고 C의 강제추행을 신고할 수 없었고, 피고 C은 이러한 원고의 상태를 이용하여 2014. 12. 13.과 2017. 12. 15.에도 원고를 강제추행한 바 있고, 피고 B조합이나 그 직원들이 피고 B조합의 관리 소홀로 발생한 이 사건 상품권 사고를 원고의 책임으로 몰아갔으며, 피고 B조합의 직원들은 원고를 회유하다가 원고를 따돌리는 등 집단 가해를 가하였다.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하여 관리 및 주의의무가 있는 피고 B조합 및 이를 방조하거나 조장한 임원인 피고 C, D 및 피고 B조합은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

나.

이와 같은 피고들의 성범죄 및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불법행위를 이유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① 원고가 변호사 상담비용, 데이터 복구비용, 녹취록 작성비용으로 지출한 합계 878만원과 ② 위자료 3,000만원을 합한 3,878만원 및 이에 대하여는 피고 C, D에 대하여 형사 1심 판결이 선고된 2022. 12. 14.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③ 피고들의 성범죄 및 직장 내 괴롭힘으로 원고가 퇴사하게 되어 2021. 9.경부터 2026. 6. 30.까지의 일실 수입 70,153,229원과 ④ 2차 가해행위로 인한 위자료 2,000만원을 합한 90,153,229원 및 이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로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들 주장의 요지

피고 C, D은 원고를 추행한 바 없고, 가사 이들이 원고를 추행하였다 하더라도 사무집행과 무관한 것이어서 피고 B조합은 사용자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며, 성추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또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다.

4.

판단

가.

성범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판단

1)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C은 2014. 5. 16.경, 피고 D은 2018. 4. 20.경 각 원고를 강제로 추행한 사실은 인정된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고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ㆍ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 피해자가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ㆍ구체적으로 인식하였는지는 개별 사건에서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다54686 판결, 대법원 2008. 04. 24. 선고 2006다30440 판결 등 참조). 단기소멸시효는 형사상의 소추와는 무관하게 설정한 민사관계에 고유한 제도이므로 그 시효의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관련 형사사건의 소추 여부 및 그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대법원 2010. 05. 27. 선고 2010다7577 판결).

3)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본 사실과 그로부터 추단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C, D에 대한 유죄판결이 2022. 12. 14.에 선고되었다 할지라도 원고는 피고 C의 강제추행이 있었던 2014. 5. 16.과 피고 D의 강제추행이 있었던 2018. 4. 20.에는 피고 C, D의 각 강제추행 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었고, 이러한 위반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사실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 충분하다.

①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피고 C, D의 각 강제 추행 즉시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②

피고 C의 강제추행 당시 원고가 피고 C이 조합장으로 있는 피고 B조합의 계약직 직원이었고, 피고 C이 피고 B조합의 인사권자이더라도 원고가 피고 C, D에 대해 유죄판결이 선고 전까지 민사 청구가 불가능한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갑 제3, 2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1년 무렵부터 중중의 우울 에피소드, 적응장애, 유방의 섬유선증, 공황발작 등을 진단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진단은 피고 C의 강제추행일로부터 약 7년, 피고 D의 강제추행일로부터 약 3년이 경과하여 진단받은 것이고, 원고가 피고 B조합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위 각 강제추행과 인과관계 있는 손해라 보기도 어려워 위 강제추행 당시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 또는 확대된 손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늦어도 강제추행이 있었던 2014. 5. 16., 피고 D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늦어도 강제추행이 있었던 2018. 4. 20.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아야 하고, 각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3. 2. 17.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원고의 피고 C, D 및 이들의 사용자인 피고 B조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 사건 소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하였다 할 것이어서 피고들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나.

피고들의 2차 가해행위 여부

원고는 피고 B조합이 이 사건 상품권 사고로 원고에게 변상금 상환을 청구하고, 피고 C, D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범죄사실에 부합하지 아니한 사실확인서 등을 제출하였다는 것을 들어 피고들이 원고에게 2차 가해를 가하였다고 주장하나, 대체적으로 피고들의 이러한 행위는 이 사건 상품권 사고와 관련된 소송과 피고 C, D의 형사소송 등에서 자신들이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하여 허용되는 소송행위에 불과하다 할 것이어서, 이를 가지고 피고들이 원고에게 성범죄와 관련된 2차 가해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판단

1)

원고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더라도 아래에서 인정되는 직장 내 괴롭힘을 제외하고는 다른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상품권 사고로 인하여 피고 B조합이 3억 4,000만원의 손해를 입게 되었고, 이에 피고 D이 2021. 7. 20. 원고로 하여금 위 손해 중 일부를 배상하려고 말 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야 임마 너는 뭐 어떻게 했길래 임마 어?“, ”똥을 싸고 자빠졌네, 이놈의 새끼, 너 임마“, ”다른 놈 같았으면 죽었어“란 말 등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76조2에서 금지하는 직장에서 지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라 할 것이고, 피고 B조합의 대표인 피고 C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5항에도 불구하고 피고 D에 대한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하도로 시정지시를 받았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으로부터 2023. 4. 17. 과태료 2백만원을 부과받았다. 이러한 피고 C, D의 불법행위로 원고는 정신적 고통을 입게 되었음이 경험칙상 분명하므로 피고 C, D 및 이들의 사용자인 피고 B조합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다만,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원고가 적극적 손해로 구하는 변호사 상담 및 선임 비용, 데이터 복구비용 및 녹취록 작성 비용 878만원은 피고들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지출한 것인지 불분명 하고, 오히려 앞서 본 판단한 바와 같이 소멸시효가 완성된 강제추행으로 인하여 지출한 비용으로 보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손해라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 갑 제3, 2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원고가 진단받은 질병 등은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던 2021. 7. 20.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여 진단받았고, 오히려 원고의 과실로 이 사건 상품권 사고가 발생하여 원고가 그로 인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원고가 퇴사하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일실소득 70,153,229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소결론

피고들의 직장 내 괴롭힘이 어느 정도 원고가 진단받은 질병과 원고의 퇴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들이 지급하여야 하는 위자료 액수를 5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 B조합, C은 과태료를 부과받은 2023. 4. 17.부터, 피고 D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말을 한 이후로 원고가 구하는 2022. 12. 14.부터 각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5. 2. 1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헌

각주1) 피고 C에 대한 공사사실 중 2014. 12. 13.자 강제추행의 점 및 2017. 12. 15.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가 선고되었다.

각주2)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