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3구합14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22. 7. 25.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전남 광양 D지구 임대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현장 작업자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2022. 7. 29.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2022. 8. 3.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E).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9. 30.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22. 11. 6. 중앙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신청을 하였다(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 6. ‘이 사건 회사는 2022. 7. 25. 원고와 1개월의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22. 7. 29.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여 원고를 해고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상 하자로 인해 부당하다.’는 이유로 아래와 같은 주문의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통해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받았고, 그와 동시에 이 사건 재심판정에 따라 이 사건 회사에게 원고에 대한 구제명령이 발령된 이상 처분의 근거법률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법률상 이익이 모두 실현되었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원고와 이 사건 회사 간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종료일을 2022. 8. 24.로 본 것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계속적 근로관계를 인정받고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이나, 그와 같은 이익은 사실상·경제적 이익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부당해고 구제명령 제도는 부당한 해고를 당한 근로자에 대한 원상회복, 즉 근로자가 부당해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향유할 법적 지위와 이익의 회복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서, 근로자 지위의 회복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설령 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부당해고라는 사실을 확인하여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도록 하는 것도 부당해고 구제명령 제도의 목적에 포함된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30조에 따르면,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구제명령을 하여야 하는데(제1항) 다만,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고(제3항),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정년의 도래 등으로 근로자가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에 해당하는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도록(제4항)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부당해고임을 주장하면서 원직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구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계약기간의 만료, 정년의 도래 등으로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원직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지급을 명하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하여야 하고, 만일 노동위원회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4항을 적용하여 계약기간의 만료 시까지의 임금 지급만을 명하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한다면, 이는 근로자의 구제명령 신청 내용 중 일부만 받아들이고, 일부에 대해서는 거부처분을 한 것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하여 근로자는 위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나)

원고는 이 사건 구제절차에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그 구제명령으로서 근로계약이 종료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한 원직복직 및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구제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는 원고의 구제신청을 일부 받아들였으나, 구제명령의 구체적 내용에 있어서는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이 2022. 8. 24. 종료된 이상 원직복직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해고일인 2022. 7. 29.부터 계약기간 만료일인 2022. 8. 24.까지의 임금 상당액만을 지급하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함으로써 원고의 구제명령 신청 내용 중 원직복직 부분과 2022. 8. 25. 이후부터 원직복직일까지의 임금 상당액에 해당하는 금품 지급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는 일부 거부처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원고는 이에 대하여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이 사건 회사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기간을 1개월로 정하고 있기는 하나, 한편 위 계약서에는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점, 대다수 노동현장에서 1개월로 된 근로계약을 계속하여 갱신하거나 새롭게 반복적으로 체결하면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이 사건 회사는 공사현장에 1개월로 된 근로계약서밖에 없어 이를 사용하였다고 진술한 점, 원고는 직영근로자로서 해당 공사현장에서 근무하였고,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직영근로자는 해당 공사현장이 마무리될 때까지 근로계약기간이 지속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로서는 근로계약 체결 시부터 해당 공사현장이 마무리될 때까지 근로계약이 지속될 것이라는 신뢰를 갖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은 부당해고일인 2022. 7. 29.부터 해당 공사현장의 공사가 마쳐진 2024. 5. 13.까지의 임금 상당액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주문 제3항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이와 같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근로계약의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와 갑 제5 내지 8, 1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기는 하나, 더 나아가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실제로 계약기간의 만료에 따른 갱신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위 근로계약이 공사종료 시까지 자동 갱신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점에서 중앙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2. 8. 24.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회사에게 해고일부터 위 계약기간 만료일까지의 임금 상당액을 원고에게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을 한 것은 적법하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고는 2022. 7. 25.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에 따르면 근로계약기간은 1개월이다.

나)

한편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현장공정상 인력수급 현황, 요구되는 기능 수준, 태업 등 근태, 작업성과, 건강 및 안전수칙 준수 등을 감안하여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체결할 수 있다. 다만, 계약의 최대기간은 원고가 담당 공종의 종료 또는 업무가 종료된 때를 계약만료일로 한다.’고 정하여 계약갱신의 근거를 마련하고 있는 점, ② 게다가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시간에 관하여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 시에는 3개월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로 근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연차휴가에 관하여는 ‘원고가 1년간 8할 이상 출근 시 연차휴가 15일, 계속 근로연수가 1년 미만인 경우 1월간의 만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준다.’고 정하고 있는 등 계약기간이 1개월 이상 계속됨을 전제로 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점, ③ 원고는 건설 현장에서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아 근무한 이른바 직영근로자인데, 인력업체에서 파견되는 일용 근로자와 달리 직영근로자에 대하여는 해당현장의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의 갱신을 예정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에게는 이 사건 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

다만 원고에게 위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이 당연히 공사 종료 시까지 자동적이고 계속적으로 갱신·연장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은 그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원칙적으로 종료되는 것이고, 다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의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종래 근로계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의 갱신이 인정된다. 이러한 점에서 근로자는 갱신에 의한 근로관계의 지속에 관하여 ‘예외적이고 추가적인’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서울고등법원 2021. 6. 17. 선고 2020누5932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근로자가 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계약이 갱신되는지 여부는 해당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법률관계가 종료된 시점에서 사용자에게 계약갱신 거절의 의사가 있는지, 만약 있다면 그러한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등을 살펴야만 알 수 있다.

(2)

또, 원고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나아가 직영근로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해당 현장의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반복적으로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에서 근로계약기간을 1개월로 정하고 있는 것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원고가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근로계약의 갱신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적어도 입사일인 2022. 7. 25.로부터 1개월이 지난 2022. 8. 24.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퇴직되어 더 이상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 지위에 있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42489 판결 등 참조)

(3)

이와 달리 원고에게 인정되는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에 공사종료 시까지 위 계약이 매월 자동으로 갱신된다는 점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 오히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따르면, 사용자는 공사 진행상황 등에 따라 매월 근로계약의 갱신 여부를 결정하고, 갱신거절 시에는 그 의사를 해당 근로자에게 통보하도록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갑 제8, 13호증), 이 사건 근로계약도 근로기간의 만료 시마다 자동 갱신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갱신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예정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 원고가 가진 갱신기대권도 이러한 범위 내에서만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김성하 박지원

각주1) 소장의 청구취지에 기재된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이를 직권으로 정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