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7. 24. 선고 2023구합20368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96. 10. 설립되어 신용사업, 금융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B(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한다)은 원고에 2021. 7. 1.부터 2022. 6. 30.까지 계약기간 1년의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자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계약기간이 종료되자 다시 2022. 7. 1.부터 2022. 9. 30.까지 3개월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한 사람이다. C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1999. 4. 사무직 종사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산하에 F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 한다)가 2022. 3. 9. 설립되었고, 이 사건 근로자는 이때부터 이 사건 지부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

근로계약관계 종료 경위

1)

원고는 2022. 5. 26. 이 사건 근로자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고용계약 기한 만료 통보서’를 보냈다.

2)

원고는 2022. 6. 30. 이 사건 근로자와 사이에 3개월을 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기간 : 2022. 7. 1. ~ 2022. 9. 30.)을 체결하였고, 2022. 8. 30. 이 사건 근로자에게 다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고용계약 기한 만료 통보서’를 보냈다.

3)

원고는 2022. 9. 28. 이 사건 근로자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고용계약 종료통보서’를 보내면서 그 근로계약을 종료하였다.

다.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

1)

이 사건 근로자와 노동조합은 위와 같이 원고가 2022. 9. 30.자로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한 해고이자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2022. 10. 14.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2. 12. 이 사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원고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그 갱신을 거절하였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에게 한 2022. 9. 30.자 근로계약 만료 통보는 부당해고이자 이 사건 근로자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취급 및 노동조합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근로자와 노동조합의 구제신청을 모두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O/P 병합).

2)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3. 1.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5. 10.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E 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4, 8 내지 10,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므로 위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는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종료된 것으로 해고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근로자에게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2)

이 사건 근로자는 2022. 9. 23. 실명확인 등의 조치 없이 예금주가 아닌 자에게 예금을 지급하는 금융사고를 일으켰는바 고용관계를 유지하기에는 업무능력과 자질이 부족하였고, 더욱이 원고는 2022년경 급격한 여신 감소로 인해 수백억 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경영난에 처하였고, 이와 같은 경영악화 및 실적 저조로 인해 운영 중이던 충남대지점을 폐쇄하기까지 한 상황이었는바,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3)

노동조합과 관련한 원고 측 일부 직원의 발언 등은 원고의 의사와 무관한 사적인 일탈에 불과하고,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종료는 이 사건 노동조합 활동과 관계없이 기간만료에 따른 것으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5 내지 7,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원고 소속 근로자들은 2022. 1. 4. G 전무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감독을 청원하였고, 2022. 2. 14. 원고에게 G 전무가 같은 해 1. 26. 직장 내 성희롱을 하였다며 직장 내 성희롱 신고를 하였다. 이 사건 지부는 2022. 3. 17. 피해자 보호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후, G 전무의 대기발령을 요구하였고, 2022. 3. 23. H중앙회(이하 ‘H중앙회’라 한다) 앞에서 G 전무에 대한 대기발령과 관련 조사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하였다. H중앙회는 2022. 3. 23.부터 29.까지 3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G 전무에 대한 직권정지 조치를 요구하였고, 원고는 2022. 3. 30. G 전무에 대해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나)

이 사건 지부는 2022. 4. 5. 원고, G 전무, I 상무(감사실장)가 근로기준법 및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였다며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과 진정을 하였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022. 4. 7. 원고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하여 2022. 9. 27. 원고 사업장의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체불임금 등 법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과태료 등의 행정처분을 하였다.

다)

I 상무는 2022. 4. 12. 노동조합원인 다른 근로자 J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대화를 하였다.

라)

원고의 본점 여신팀장인 K 차장은 2022. 5. 11. 이 사건 근로자와 면담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화를 하였다.

2)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원고의 채용공고에는 ‘정규직 전환 검토’라고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근로자의 각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계약은 자동 해지된다(단, 양당사자의 합의로 갱신계약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는 원고의 정규직 전환 약속이나 의무를 의미하지는 않겠지만, 이 사건 근로자에게 계약이 갱신될 수 있고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를 제공하고 있는 사정이 된다.

(2)

원고는 초심에서 스스로 지난 5년간 계약직 근로자 62명 중 자발적 퇴사자를 제외하고 기간제 근로계약이 만료된 근로자는 이 사건 노동조합에 소속된 이 사건 근로자와 J이 유일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고, 경력직으로 입사한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관행이 존재한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또한 K 차장은 이 사건 근로자에게 “경력이 끝나면 정규직으로 올라가는 건 원래 수순이었고”, “정규직 전환 무조건시킨다고 했잖아. 너한테 하자만 없으면 돼. 횡령이나 배임 그거겠지. 다른 거 뭐 하나 있다면 뭔 큰일이 터졌다거나” 등으로 발언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기간제근로자에게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근로계약을 갱신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하였던 것으로 인정되고, 이에 따라 기간제근로자들도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인정된다.

(3)

원고는 2022. 1. 4. 직원들에게 ‘승진소요기간과 취득자격증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서기보’ 직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승진 소요기간을 ‘계약직 최저 6개월’이라고 안내하였고, 2022. 2. 3.자로 개정되기 전의 인사규정의 ‘[별표2] 경력환산율표’에서 ‘계약직’을 직급 중의 하나로 보고 ‘승진 최저소요연수 6개월 이상’으로 정하고 있었는바, 위와 같은 안내와 규정은 당사자 사이에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음을 전제한 것이다.

(4)

이 사건 근로자가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예탁금 등 수신업무는 상시·계속적인 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단기간 근로가 필요한 업무로 보이지 않고,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근로자가 대출심사, 금융사무, 채권관리에 관한 보조적인 업무만을 수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업무 역시 근로계약의 갱신을 통하여 그 업무수행의 연속성을 확보하여야 할 업무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5)

원고는 초심 심문회의에서 스스로 이 사건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있다는 점에 대해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것이 단지 이 사건 소송에서의 원고 주장처럼 ‘대법원 판례상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이라는 개념이 인정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는 의미의 진술이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I 상무와 다른 근로자 J의 대화 내용, K 차장과 이 사건 근로자의 대화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측은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과 활동을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원고는 기간제근로자들과 사이에 이미 형성되어 있던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신뢰관계를 이용하여 기간제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가 재심이유서에서 ‘원고의 흑자경영이 전제조건으로서 적자가 누적된 긴박한 경영상 이유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그 관행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던 것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는 스스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 관행을 인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1)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2)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하고,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내지 7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한 이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그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의 경우 근로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N지점 폐쇄와 경영손실 등 경영상의 이유로 감원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 갱신을 거절하였는바, 위와 같은 이유 이외에는 다른 갱신거절의 사유를 밝힌 바 없다.

(2)

이 사건 근로자에게 Q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제33조에 따른 징계면직의 사유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위법·부당행위를 행하여 조합 또는 금융거래자에게 중대한 손실을 초래하거나 신용질서를 크게 문란시킨 경우’, ‘조합의 건전한 운영을 크게 저해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당해 조합의 경영을 심히 위태롭게 하거나 당해 조합 또는 조합원 등에게 중대한 재산상의 손실을 초래한 경우’ 또는 ‘횡령, 배임, 절도, 업무와 관련한 금품수수 등 범죄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가 2022. 9. 23. 고객에게 예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민원과 관련하여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는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위 사안이 발생한 이후인 2022. 9. 28.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에게 보낸 ‘고용계약 종료 통보서’에는 ‘N지점 폐쇄와 경영손실 등 경영상의 이유로 감원이 필요하다’는 이유만 기재되어 있을 뿐 위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또한 원고는 재심 심문회의에서 위 사안에서의 이 사건 근로자의 행위가 위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는바, 원고가 위 사안을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사유로 삼지 아니하였음은 명백하다.

(3)

원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2022. 4.경 N지점 폐쇄와 여신 감소로 인한 적자경영을 주장하는 것 외에 긴박한 경영상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입증한 바 없다. 또한 원고가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해고의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앞서 본 법리에 따른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등으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원고는 N지점 폐쇄가 결정된 이후에도 폐쇄 결정 전 채용이 내정되었다는 이유로 경력직원을 채용하기도 하였는바,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정도로 긴박한 경영상 이유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에게 제시한 ‘N지점 폐쇄와 경영손실 등 경영상의 이유로 감원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4)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1)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자의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해고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측이 내세우는 해고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해고를 한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 여부, 종래 관행에의 부합 여부, 사용자의 조합원에 대한 언동이나 태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 등을 비교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2)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를 가지고 있음은 당연하나, 그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의 침해라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4,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종료는 이 사건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과 활동, 노동조합에서 탈퇴하지 않은 것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어 노동조합 활동을 억압하려는 원고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종료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이자 같은 항 제4호에서 정한 노동조합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원고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그 갱신을 거절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한 해고에 해당한다.

(2)

원고의 관리자 직책인 G 전무와 I 상무는 2022. 3. 15.경 R 등과 대화하면서 “민노총은 자기네 이익 보자고 하는 거지”, “S이 탈퇴할 계획이 있어” “‘계약이 만료됐습니다.’라고 이렇게 통지를 하는 거야”, “그렇게 해서 우리가 조절하는 건데” 등의 발언을 하여 노동조합 가입과 관련하여 계약직 직원들에게 계약 만료를 통지하는 방법으로 압박하고 그 활동 등을 조절하려는 의사를 내비쳤다(을 제14호증).

이후 K 차장과 R의 2022. 4. 11.자 대화(을 제17호증), I 상무와 J의 2022. 4. 22.자 대화(을 제15호증), K 차장과 이 사건 근로자의 2022. 5. 11.자 대화(을 제7호증)를 살펴보면, 원고는 근로계약기간 만료일이 도래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근로계약갱신의 조건으로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였던 것으로 인정된다.

한편 G 전무와 I 상무는 원고의 입장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K 차장 역시 G 전무의 직위해제 이후 인사와 관련한 업무지시를 일시적으로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의 여신업무를 총괄하는 직위에 있었던 점, 이 사건 근로자뿐만 아니라 근로계약의 만료를 앞둔 여러 명의 조합원들을 근무시간에 직접 면담한 점, K 차장 스스로 ‘실무책임자 대행’이라고 밝힌 점, K 차장이 원고의 지시 등이 없었다면 위와 같은 행동을 하였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K 차장 역시 원고의 의사에 따라 원고를 위하여 위와 같은 행동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실제로도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한 이 사건 근로자와 J은 위와 같이 원고 측으로부터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받았으나 탈퇴하지 않았고, 이후 그 근로계약의 갱신이 거절되었다. 특히 이 사건 근로자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J와 같은 날 입사하여 근로계약기간도 같은 다른 근로자의 경우 J와 같은 날 근로계약만료 통지서를 받았으나 2022. 5. 10. I 상무, K 차장과 면담 후 이 사건 노동조합을 탈퇴하였고 이후 그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점에 있어서도 원고는 실질적으로 기간제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4)

원고는 위와 같이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과 노동조합 탈퇴를 결부시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려 의도하였고, 실제로 이 사건 지부는 2022. 3. 9. 설립 후 조합원이 20명이었지만, 원고가 근로자들에 대한 노동조합 탈퇴를 회유하면서 2022. 5. 10.까지 8명이 이 사건 노동조합에서 탈퇴하였음이 확인된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양규(재판장) 권종현 송현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