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3구합20746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변경전 법인명: 사회복지법인 D)는 그 산하에 E시설(지체장애인생활시설, 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 등을 두고 장애인 복지사업을 수행하는 사회복지법인이다. 참가인은 1998. 7. 16. 원고 법인에 입사하여 이 사건 시설에서 근무하였고, 2019. 4. 1.부터는 이 사건 시설의 대표자인 시설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23. 3. 21. 참가인에게 2023. 3. 31.자로 시설장 임용기간이 만료됨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에 따른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6. 26. 참가인의 신청을 인용하였다(F,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0. 16.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해고사유나 해고시기에 대한 서면통지 없이 ’임용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참가인이 시설장으로서 대외적으로 이 사건 시설을 대표하고 최종결재권자로서 시설운영 전반을 총괄한 점, 참가인이 업무에 관하여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점, 시설장은 다른 일반 근로자와 달리 공개채용 절차를 통해 선발되었고, 근로계약서상 업무내용이 정해져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설령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이 2019. 4. 1.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근로계약기간이 2년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참가인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또,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5호에 따라 참가인에게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제한(2년)의 예외가 적용된다. 따라서 참가인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 2년이 경과하고, 한차례 묵시적 갱신을 거쳐 2023. 3. 31.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는바, 이에 따라 원고가 참가인에게 한 이 사건 통보는 적법하고 부당해고라고 할 수 없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그리고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과 같은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 및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50601 판결의 취지 등 참조)

2)

판단

앞서 든 증거와 갑 제5 내지 11, 14, 15, 19, 20, 21, 24호증, 을가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참가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이 같은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적법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고 법인의 산하기관 관리규정에 따르면, 참가인이 시설장으로 근무한 이 사건 시설은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이하 ‘원고 대표이사’라고 한다)가 설치한 하부기관으로서(제3조 제1항), 그에 관한 예산의 편성권이 참가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원고 대표이사에게 있고(원고 법인 회계관리규정 제9조, 제10조), 시설장인 참가인에 대한 징계는 법인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원고 대표이사가 행하도록(원고 법인 인사관리규정 제14조) 되어 있다. 또, 참가인은 주기적으로 원고 대표이사에게 이 사건 시설에 관한 업무보고를 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급자인 원고 대표이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지위에 있다.

한편, 참가인은 시설장으로서 이 사건 시설의 업무를 총괄하고 그 운영에 관하여 포괄적인 권한을 행사하였으나, 이는 원고 법인의 내부규정 및 원고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하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참가인이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거나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서 한 업무수행, 즉 독자적인 사용자로서의 업무수행을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

원고와 참가인이 2019. 4. 1. 작성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에 따르면, 참가인은 근로자로 명시되어 있고, 사용자는 원고 대표이사이다. 또, 참가인의 직종은 ‘원장’(시설장)으로, 근무장소는 이 사건 시설로 각 정한 것을 비롯하여, 참가인의 근로시간, 휴일·휴가, 임금 등의 근로조건을 구체적으로 정해놓고 있다.

게다가 원고 법인 인사관리규정(이하 ‘인사관리규정’이라 한다)에 따르면, 산하기관기관장은 특수경력직 직원(경력직 직원 외의 직원으로 그 임명에 있어 이사회 의결을 요하는 직원)으로서, 원고 법인의 보수 및 복무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제2조 제3항, 제3조). 이에 따라 참가인은 일반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출·퇴근 및 연가 사용 시 관리대장에 기록을 하였고, 매월 고정급여(기본급, 가족수당) 및 연장근로수당을 받았으며, 급여에서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 외에 다른 사업장에서 동시에 근무한 사실이 없고, 1998. 7. 16. 원고 법인에 입사한 이후 2023. 3. 31. 원고의 이 사건 통보 시까지 4대 사회보험에 계속 가입되어 있었다.

라)

한편, 원고는 참가인이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공개채용 절차를 통해 시설장이 된 점을 근거로 참가인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오히려 인사관리 규정에 따르면 기관장을 포함한 모든 산하기관 직원의 채용은 공개경쟁에 의할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점(제7조)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공개채용 절차를 통해 시설장이 된 사정만으로는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 없다.

또, 원고는, 참가인의 후임인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에 대한 4대 사회보험 신고가 반려된 점을 들어 참가인의 근로자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위 후임자의 근로관계 내용이 참가인의 근로관계 내용과 같다고 볼 근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이 사건 통보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두24361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서 이 사건 시설장의 지위를 맡아 근무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통보는 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이 같은 취지로 판단한 것은 옳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참가인은 다음 표 기재와 같이 1998년부터 이 사건 통보가 있기 전까지 24년 이상 원고 산하의 이 사건 시설에서 근로기간의 단절 없이 계속해서 근무해 왔다. 구체적으로 보면, 참가인은 2006. 7. 1.부터 2014. 8. 30.까지 약 8년간 시설장으로 근무한 뒤 퇴직하지 않고 이어서 2019. 3. 31.까지 하위 직급인 사무국장으로 근무를 하다가, 2019. 4. 1. 원고 법인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다시 이 사건 시설장에 임명되었다. 참가인이 2019. 4. 1. 시설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고, 별도로 참가인의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적도 없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1998. 7. 16.부터 2019. 3. 31.까지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근무하였음이 분명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시설장으로 근무하기 시작한 2019. 4. 1.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근무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

그런데 원고가 2019. 4. 1. 참가인을 이 사건 시설장으로 임명하면서, 참가인과 사이에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그동안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새롭게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즉 ①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종전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취지의 사직서 등을 제출 받은 적이 없고, 참가인에게 퇴직금을 정산해 준 사실도 없는 점, ② 참가인이 최초 입사한 1998년 취득한 4대 사회보험 피보험자격이 이 사건 계약서 작성 후에도 그대로 유지된 점, ③ 이 사건 계약서에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될 경우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 자체가 종료된다는 취지의 기재도 없는 점, ④ 더욱이 참가인이 종전 시설장 근무와 달리 이번에 새로 시설장으로 선임되면 2년 뒤 연임되지 않을 경우 근로관계 종료로 퇴사할 수도 있다는 것은 참가인에게 매우 불리한 지위의 변동인데, 참가인이 이를 받아들일 만한 특별한 동기나 이유를 찾아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서가 종전의 근로관계 종료를 전제로 작성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한편, 원고가 2019. 4. 1. 참가인과 작성한 이 사건 계약서에 근로계약기간이 2년(2019. 4. 1. ~ 2021. 3. 31.)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런데 원고의 인사관리 규정 제11조는 ‘산하기관 기관장의 임용기간은 2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계약서에 참가인의 직종이 “원장”(시설장)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과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계약서상의 근로계약기간은 참가인의 시설장으로서의 근무기간을 정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다.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1)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23조). 그런데 원고는 2023. 3. 21. 이사회 결의로 참가인의 시설장 직위에 관한 연임 미승인 및 임용기간 만료를 결정하였으나, 이외에 참가인과의 근로관계 자체를 종료하는 사유에 관하여는 별다른 근거를 제시한 바가 없고, 이 사건 통보에도 그 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나아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살펴보아도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할 아무런 사정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로서 위법·부당하다.

2)

또,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그런데 이 사건 통보에는 참가인을 해고하는 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바, 절차적으로도 이 사건 해고는 위법·부당하다.

5.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김성하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